과일찹살떡 청년의 억울함호소

조회 2447 | 2013-06-29 1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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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회장이 유망 청년의 가게를 빼앗아 대형 프랜차이즈로 사업을 확장하려는 변종 ‘갑의 횡포’를 부린다는 주장이 나왔다.

27일 서울 명동에서 ‘이찌고야’라는 가게를 운영했던 김민수씨와 관계자들은 “동업자인 안모씨와 한 인터넷 포털을 운영하는 지주회사의 박모 회장에게 자신이 연구한 ‘과일 찹쌀떡’과 가게를 모두 빼앗겼다”며 본보에 제보해왔다.

이들에 따르면 김씨는 일본에서 배워 온 기술 등을 토대로 오랜 시간 과일 찹쌀떡을 만드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이를 인정받아 6월19일에는 SBS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에 ‘청년 달인’으로 출연하기도 했다.

그는 명동에서 ‘별별스낵’이라는 분식집을 운영하고 있던 안씨를 만나면서 일이 꼬였다고 설명했다. 올해 5월3일 공증계약서를 작성하고 동업을 시작한 김씨와 안씨는 ‘이찌고야’라는 이름의 점포를 6월3일 공동으로 열었다.

▲ 김민수씨와 안씨가 체결했던 동업계약서.(제공=김민수씨)


김씨는 “이 매장을 오픈하고 10일도 지나지 않아 SBS 방송이 나간 다음 날부터 매출이 4~5배가량 늘었다”며 “대기업에서도 단체주문이 밀려들어 40m~50m줄을 서야 겨우 상품을 살 수 있을 정도였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안씨는 김씨 모르게 함께 고안했던 ‘이찌고야’라는 상호를 5월3일 특허청에 ‘간판상호출원’을 신청했다.

김민수씨는 계약서를 쓰기 전부터 안씨가 대기업과 공동으로 체인사업을 준비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안씨와 박모 회장은 친구사이라는 것이 김씨의 주장이다.  

김씨는 ‘생활의 달인’에 출연할 당시에도 촬영 현장에 박 회장 등 건장한 체격의 7명이 찾아와 진을 치고 촬영을 방해했다고 말했다.

결국 방송촬영은 4~5시간 지연된 끝에 “나도 출연을 시켜주면 방송촬영을 허락하겠다”는 안씨의 요청을 들어주고 서야 겨우 촬영을 마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인기를 얻으며 매출이 급상승했지만 김씨에게 돌아온 것은 믿고 의지했던 동업자로부터의 배신뿐이었다.

지난 18일부터는 안씨가 ‘이찌고야’의 떡과 과일 납품을 가로막은데다 가게 열쇠까지 바꾸고 자신이 독자적으로 ‘달인’ 타이틀을 내걸고 직접 장사를 하고 있다고 김씨는 밝혔다.

이 뿐만 아니라 김씨는 이찌고야 매장앞 커피숍에서 박모 회장을 직접 만나 협박까지 당했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김씨는 박 회장이 “소송해. 재판 걸어봐. 너는 변호사를 큰 돈을 들여서 선임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나는 변호사들에게 월급을 주는 입장이다. 우리 형님이 어디 지검 부장판사다. 너와 내가 싸움이 될 것 같냐? 나는 이 싸움을 3년까지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의 사람이다”며 “3년 동안 너는 아무것도 못하고 법원에 끌려다니면서 망가질 수밖에 없다. 돈도 버리고 마음도 다친다”고 말했다며 녹취록을 별도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신변의 안전마저 보장받지 못한 상황이라고 밝힌 김씨는 “전 재산을 쏟아부어 소송준비까지 했었지만 박 회장의 협박과 함께 촬영현장에 조직원까지 동원한 것을 보고 가족들에게 피해가 갈까봐 법적대응을 망설였다”며 “내가 처음 투자한 4500만원을 돌려받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배상청구를 하라고 요구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대해 박 회장은 “이모 대표랑 같이 클라우드 펀딩을 운영하고 있으며, 친구인 안모 이찌고야 대표에게는 조력자 역할을 했을 뿐이다”며 “이찌고야 지분도 김민수씨가 49%, 안 대표가 51%인데 무슨 말이 필요하겠느냐”고 말했다.

결국 지분관계에서 안씨가 유리하며 별다른 의도없이 조언을 했을 뿐이다는 것이 박 회장의 설명이다.

하지만 박 회장은 “SBS 달인 프로그램이 김민수씨가 안모 대표에게 비법을 배우러 온다는 처음 콘티와 달리 거짓된 촬영을 나가게 했다”며 “담당 PD와 CP에 대해서도 법적 대응을 검토하고 있다”는 말을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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