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조회 1393 | 2014-02-17 2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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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찬밥 한 덩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한겨울 냇물에서 맨손으로 빨래를 방망이질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배부르다,생각 없다,식구들 다 먹이고 굶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발 뒤꿈치 다 헤져 이불이 소리를 내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손톱이 깎을 수조차 없이 닳고 문드러져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아버지가 화내고 자식이 속썩여도 끄덕없는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
외할머니가 보고 싶다,그것이 그냥 넋두리인 줄만


한밤중 자다 깨어 방한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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