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 질환, 아이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조회 4433 | 2014-03-31 1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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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뇨기 질환, 아이라고 비껴가지 않는다
어른들의 병이라고만 인식돼왔던 비뇨기 질환. 그러나 적지 않은 아이들이 비뇨기의 선천적 기형으로 고통을 받고 있다. 문제는 이 질환이 어른들이 잘 몰라서 혹은 잘못된 상식으로 인해 악화되거나 더 큰 병을 초래하고 있다는 사실. 소아비뇨기 질환은 아이들의 정서 발달 그리고 정상적인 신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불임이나 신부전, 고환암과 신장암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에 더 적극적인 주의와 관심이 필요하다.

을지병원 소아비뇨기과 전문의 강정윤 교수는 “소아비뇨기 질환은 아이가 한창 성장하고 정서가 발달하는 과정에서 몸과 마음에 상처가 될 수 있는 질환이기 때문에 반드시 어른과는 다른 차별화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또 부모가 잘 몰라 이를 방치할 경우 어른이 된 후로 불임이나 신장암 등 무서운 합병증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 소아비뇨기과란 전문 분야가 생긴 역사는 얼마 되지 않습니다. 이에 부모들이 먼저 소아비뇨기 질환을 바르게 인식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또 예방보다는 빠른 발견과 조기 치료가 현재로선 최선의 방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라고 말한다.
소아에서 흔히 보는 비뇨기 질환은 귀두포피염 같은 감염성 질환을 제외하면, 엄마 배 속에서부터 생기는 선천성 질환이 대부분이다. 음낭수종과 탈장, 잠복고환, 요도하열 등이 남아의 외성기의 이상으로 소아비뇨기과를 찾아오는 흔한 질환이다. 특히 음낭수종, 잠복고환 등은 태어나자마자 또는 산전 초음파에서 발견되기도 한다. 이러한 소아비뇨기 질환의 원인은 아직까지 정확히 밝혀지진 않았지만 대부분 환경오염으로 인한 환경호르몬 증가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귀두포피염
귀두포피염이란 음경의 끝 부분인 귀두와 그것을 덮고 있는 피부인 음경 꺼풀에 염증이 생긴 것을 말한다. 흔히 어린 남자아이에서 음경 꺼풀이 뒤로 잘 젖혀지지 않는 경우에 발생한다. 증상은 대부분 성기 끝이 심한 종창과 염증으로 포피가 빨갛게 붓거나 소변을 볼 때 불편함을 호소한다. 간혹 요도 입구에 탁한 분비물이 고여 있는 경우도 있고, 염증이 심해서 음경 피부 전체가 붉게 되기도 한다.
치료는 우선 귀두 포피를 따뜻한 물로 부드럽게 깨끗이 씻어주고, 항생제 연고를 귀두 포피와 요도 입구에 바르거나 먹는 항생제를 복용하면 대개 좋아진다. 귀두포피염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급성 염증이 가라앉은 후 포경수술을 하는 것이 좋다. 포경이란 음경 끝의 포피가 귀두 뒤로 젖혀지지 않는 상태를 말하는데, 대부분은 출생 시 귀두와 음경 포피가 붙어 있다. 정상적으로 붙어 있다가 성장함에 따라 점차적으로 포피와 귀두가 분리되고, 사춘기 이후에는 대부분 포피가 귀두 뒤로 젖혀질 수 있게 된다. 따라서 귀두포피염을 예방하기 위해 일률적으로 포경수술을 받을 필요는 없으나, 귀두포피염이 자주 재발하는 경우에는 요도 입구 협착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포경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귀두포피염은 염증성 질환이므로 요도구를 깨끗하게 하고, 습관적으로 음경 포피를 만지작거리는 행동을 피해야 한다. 또 흙장난 등 더러워진 손으로 외성기나 음경 포피를 만지지 않게 하는 등 위생에 주의해야 한다.

음낭수종과 탈장
음낭수종이란 음낭 안에 과도하게 물이 차서 커지는 것을 말한다. 고환은 고환초막이라는 막에 둘러싸여 있는데 정상적인 경우에는 소량의 물이 있어 윤활 작용을 한다. 반면 여기에 물이 과도하게 고여 비정상적으로 커지는 경우를 음낭수종이라고 하며, 소아에서 흔히 발견되는 질환이다.
엄마 배 속에 있는 태생기에 고환은 태아의 복강 안에 있다가 임신 후반기에 음낭 쪽으로 이동하는데, 이때 초상돌기라고 불리는 복막의 일부와 함께 내려온다. 이때 고환이 음낭 내에 자리를 잡은 후 초상돌기가 막혀 복강 내와 고환의 연결 통로가 막힌다. 이것이 막히지 않으면 복강 안에 정상적으로 있는 물이 음낭 내의 고환초막 안으로 자유로이 출입을 하는 교통성 음낭수종이 된다. 이 교통로가 매우 커서 복강 안에 있는 장이 이곳을 통해 음낭까지 내려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탈장이라고 한다. 이른둥이, 저체중아, 잠복고환 등에서 선천적으로 초상돌기가 열려 있는 경우가 많아 음낭수종이나 탈장이 동시에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음낭수종은 대개 특별한 증상은 없고, 부모가 외견상으로 음낭이 너무 커 보여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일차적으로 외성기와 음낭을 만져보고, 음낭에 작은 손전등으로 빛을 비추어보는 투과조명검사를 한다. 음낭 안의 내용물을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검사를 하는 경우도 있다.
교통성 음낭수종은 음낭과 복강이 연결되어 있는 통로인 초상돌기를 막아주는 것이 근본적인 치료다. 초상돌기는 대개 1세 이전에 자연적으로 막히고 음낭수종이 흡수되기에 아기가 첫돌이 될 때까지는 기다려보는 것이 좋고, 만약 그 이후에도 음낭수종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을 한다. 수술은 초상돌기 막을 다른 구조물과 분리해 묶어주는 고위결찰술을 하는데, 수술 다음 날 바로 퇴원할 수 있을 정도로 비교적 간단한 수술이지만 입원과 마취가 필요하고, 매우 드물게는 출혈로 인한 혈종이 발생하거나 고환위축이 오기도 한다. 따라서 수술 후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일정 기간 추적 관찰을 해야 한다.

잠복고환
잠복고환은 ‘숨겨진 고환’의 의미를 가지고 있다. 의학적으로는 ‘미하강고환’ 또는 ‘정류고환’이 좀 더 정확한 표현이지만, 잠복고환이란 말이 이전부터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환은 태생기에는 열 번째 등뼈 높이 정도에서 생겨서 점차 하강하여 임신 7~9개월에 음낭 내로 내려오는데, 이렇게 내려오다가 중간에 멈춰 있는 경우가 잠복고환이다. 정상 신생아에서도 발견되고, 조산이나 저체중 신생아의 20~30%에서 관찰될 정도로 소아비뇨기과 분야에서는 흔한 질환이다.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지만, 고환과 음낭을 이어주는 구조물인 고환길잡이의 이상이나 복강 내 압력의 저하, 고환의 선천적 이상이나 호르몬의 이상 등 여러 가지 가설이 있다.
외견상 음낭이 반대쪽에 비해 작아 보이고, 손으로 만졌을 때 음낭의 피부 껍질만 만져지고 고환은 만져지지 않으면 잠복고환으로 진단한다. 만약 고환이 전혀 만져지지 않으면 초음파검사를 하고, 경우에 따라 CT, MRI 등을 시행한다. 고환의 위치와 존재 여부를 확인하는 가장 믿을 만한 검사 방법은 복강경검사다. 만약 복강 내에 고환이 발견되면 진단과 동시에 고환 고정 수술을 바로 시행한다. 복강 내 고환이 있는데 모르고 지나치면 나중에 그 고환은 성장하지 않고 점차 위축되어 없어지거나 고환암이 될 수 있기 때문에 고환을 발견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양측성 잠복고환에서는 호르몬 피검사를 시행하기도 한다.
잠복고환은 치료하지 않으면 합병증으로 불임, 고환암 발생, 탈장이나 고환염전의 위험이 있으므로 고환을 음낭 내로 내려주는 치료가 중요하다.

요도하열
요도하열은 남아에서 소변이 나오는 곳인 요도 입구가 음경 끝 부분에 위치하지 않고 아래쪽에 있는 것을 말한다. 요도를 감싸고 있는 조직이 제대로 발달되지 않았기 때문에 생기는데 이로 인해 음경이 발기되면 아래로 구부러지는 현상이 생긴다. 또 정상적으로 음경의 귀두를 덮는 포피가 음경의 아래쪽 요도와 마찬가지로 피부 발달이 안 되어 뒤쪽으로만 자라 마치 음경이 두건을 쓴 듯 이상한 형태가 된다.
요도하열은 외관상 이상하므로 대개 태어나자마자 진단이 되는 경우가 많다. 요도하열을 치료하지 않으면 어른이 됐을 때 소변 줄기가 흩어지거나 발기가 되면 음경이 아래쪽으로 구부러져 성행위가 힘들어질 수 있다.
아이의 음경은 엄마 배 속에서 태생 5주째 발생하기 시작하며, 14주째에 요도관의 형성이 완성되는데 요도하열은 이러한 요도 형성 과정의 이상에 의하여 발생하는 기형으로 안드로겐이라는 남성호르몬의 작용이 감소하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잠복고환이나 서혜부 탈장이 요도하열과 동반되어 나타날 수 있다.
요도하열은 생명에 위협이 되는 질환이 아니라서 미용상이나 기능적으로 문제가 되지 않으면 그대로 두는 경우가 있지만, 요도 입구가 귀두보다 아래쪽에 위치하는 경우는 수술이 필요하다. 수술은 구부러진 음경을 똑바르게 펴고, 결손 부위만큼 새로 요도를 만들어 요도 입구 위치를 귀두 쪽에 만들어주는 것이다.
수술은 아이들이 성에 대한 인식을 하는 시기인 생후 18개월 이전에 하는 것이 좋다. 따라서 돌 전후, 빠르면 생후 6개월부터 교정을 한다. 이후 1년에 1~2번 병원을 다니면서 외형뿐 아니라 정상적인 기능을 하는지 관찰하는 것이 필요하다.

야뇨증
야뇨증은 밤에 자는 동안에 자기 의지와 상관없이 소변을 지리는 것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만 5세 이후에 한 달에 1회 이상 밤에 자다가 오줌을 싸는 경우 문제가 있는 것으로 간주된다. 만 5세 아이들의 15%에서 야뇨증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7세경에는 10% 정도의 아이들이 야뇨증을 갖고 있다. 대부분 나이가 들면서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아 15세경의 청소년에서는 약 1%에서만 야뇨증이 있다.
야뇨증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으며, 발달지연의 한 현상이기도 하다. 그동안 유전적 요인, 방광 기능 문제, 수면과 관련된 요인, 정신적 문제, 야간다뇨증 (수면 중 소변 생성이 많은 경우) 등이 야뇨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어느 한 가지만으로 야뇨증을 설명할 수는 없으며, 야뇨증 환자 각각에서 주된 요인이 다르다. 간혹 야뇨증 환자 중에 정신적·정서적 문제를 보이는 경우가 있는데 이 또한 야뇨증 치료와 함께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야뇨증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야뇨증으로 인한 이차적인 문제라 할 수 있다.
야뇨증 환자 대부분은 몸의 다른 이상을 갖고 있지 않지만, 신경계통의 질환이나 비뇨기계통의 기형 등이 있는 경우 야뇨증이 발생할 수도 있다. 물론 이 경우가 아니라면 대부분 성장과 함께 자연적 호전이 가능하다. 그러나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시기에 있는 아이들은 야뇨증을 치료하지 않으면 자신감이 결여되고 심리적 발달 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며 사회적 적응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야뇨증의 치료는 크게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 치료는 단기간에 치료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약을 복용하는 것을 중단하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행동 치료는 단순히 카페인이 들어 있는 음료를 먹지 않거나 낮에 소변을 참는 훈련을 하는 것, 또는 밤에 소변을 지리지 않았을 경우 칭찬해주는 것처럼 단순한 것부터 야뇨 경보기를 이용하는 다소 복잡한 훈련도 있다. 행동 치료는 치료 기간이 오래 걸리지만 재발 확률이 적은 장점이 있다. 약물 치료와 행동 치료의 장점을 모두 살리기 위해 두 가지 치료를 병행하는 경우도 있다.

Tip 여아들이 쉽게 걸리는 생식기 질환
여자아이의 경우, 심각하지 않더라도 생식기 구조상 감염이 자주 발생할 수 있으므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여아들은 주로 외음부에 문제가 생기는데, 박테리아성 질염은 만 2~4세에 흔히 발생한다. 외음부의 피부에 있는 박테리아가 질 안으로 들어가서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다. 이는 깨끗이 씻는 것이 최상의 예방이다.
강북삼성병원 산부인과 김계현 교수는 “여자아이가 외음부 질염에 걸리면 그 부위를 자주 긁고 소변을 볼 때 아프다고 호소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어린아이의 외음부 피부는 매우 예민해 여러 가지 물건이 자극제로 작용하기도 하는데, 특히 목욕 후 잘 헹궈주지 않으면 비누가 자극제가 될 수 있습니다. 또 배변 후 뒤처리를 제대로 해주지 않으면 문제가 되기도 하고, 반대로 소변 후 과도하게 닦는 것도 염증과 가려움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여아의 외음부 가려움증은 진균성 질 감염에 의해서 생길 수도 있다. 외음부에서 자라는 효모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질 점막의 세균총인데, 지나치게 증식하면 감염을 일으킬 수 있고, 그 결과 흰색의 점도가 높은 냉이 생기기도 한다.
요로감염 또한 여자아이들이 자주 걸리는 질환이다. 이는 여아의 요도가 더 짧아 박테리아가 쉽게 요도를 타고 방광으로 들어가기 때문이다. 기저귀를 차는 아이라면 변을 보자마자 갈아줘야 예방이 가능하다. 여아들은 방광역류, 즉 소변이 다시 방광을 타고 요관으로 올라가는 현상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이 질환은 요로감염을 앓은 아이들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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