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에 젖은 낙엽

조회 1664 | 2014-12-11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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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에 젖은 낙엽

 

 

젖은 낙엽을 일컬어 일본에서는 ‘누레오치바’라고 부릅니다.

젖은 낙엽은 길바닥에 눌러 붙어 빗자루로 잘 쓸어지지 않습니다.

이처럼 ‘누레오치바’는 치워버리고 싶지만

쉽게 치워지지 않는 존재를 의미합니다.

일본에서는 최근 은퇴 후 집에서 머무는 노년의 남성을

‘누레오치바’ 라고 부르며 젖은 낙엽과 같은 존재로 여깁니다.

더 이상 경제 활동을 하지 못하는 남성이 사회에서

어떤 대접을 받고 있는지를 현실적으로 표현한 단어입니다.

물질이 신분의 가치를 평가하는 시대에서

어쩌면 당연한 표현일지도 모릅니다.

모두가 비에 젖은 존재는 아니겠지만 그런 신조어가

만들어지는 사회를 보면 인간의 가치는 갈수록

쓰레기처럼 처량한 모습으로 전락하는 것 같아 보입니다.

그러나 돈이 사람을 만들고 길들이는 시대에서

늙어 생산력을 잃어버린 젖은 낙엽과 같은 사람들,

회사를 위해, 가족을 위해 젊음을 다 바친 그들은 우리의 아버지입니다.

그들이 이제 기대고 쉬어야 할 곳은 가정입니다.

사람이 사람답게 사는 사회, 더불어 사는 사회는

신분을 떠나 사람을 소중한 가치로 바라보는 시선이 필요합니다.

 

 

류중현 / 발행인

*** 지하철 사랑의 편지에서 퍼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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