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춘수

조회 2230 | 2017-02-22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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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우

                 - 김춘수

조금 전까지는 거기 있었는데
어디로 갔나
밥상은 차려놓고 어디로 갔나.

넙치지지미 맵싸한 냄새가
코를 맵싸하게 하는데
어디로 갔나,

이 사람이 갑자기 왜 말이 없나,
내 목소리는 메아리가 되어
돌아온다.
내 목소리만 내 귀에 들린다.

이 사람이 어디가서 잠시 누웠나,
옆구리 담괴가 다시 도졌나, 아니 아니
이번에는 그게 아닌가 보다.

한뼘 두뼘 어둠을 적시며 비가 온다.
혹시나 하고 나는 밖을 기웃거린다.
나는 풀이 죽었다.

빗발은 한치 앞을 못보게 한다.
왠지 느닷없이 그렇게 퍼붓는다.
지금은 어쩔수가 없다고,

# 김춘수시인이 아내를 먼저 보내고 쓴 시라고 합니다. 아내만이 아닙니다. 내주위에 가까운 사람을 떠나 보낸다는 것.. 가슴 시린 일이지요. 옆에 있을 때 충분히 잘 해줍시다. 먼저 사랑하고 안아주고 칭찬해 주고... 그런데 별로 힘든 일도 아닌데 참 안되네요..

오승근 - 있을 때 잘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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