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가 굶고 있어요

조회 1859 | 2012-04-21 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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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안타까운 모녀의 사정은
인천의 홍경희 사회복지사께서 새벽편지에 알려주셨으며, 
엄마께서 편지을 써서 저희에게 보내주셨습니다. 

23세의 엄마와 생후 60일 된 아기가
굶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길지만 읽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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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생후 60일이 된 딸아이가 있는
23살 차연지(가명)입니다.

제가 두 살 때 아버지께서 돌아가셨습니다.
저와 오빠는 시골의 외할머니에게 맡겨지게 되었죠.
2년후 쯤 엄마가 찾아와 오빠를 먼저 데려갔고
저는 할머니와 지내게 되었습니다.

제가 다섯 살 때였습니다.
할머니가 낮에 밭일을 나가셨기 때문에
저는 집에 혼자 있을 때가 많았습니다.

어느 날 부터 낯선 할아버지가 집에 오게 되었고
어김없이 반복되는 폭행과 성추행,
반항하지도, 소리 내어 울지도 못했습니다.

그렇게 멍하게 1년을 살았습니다.
그 후 할머니와 함께 엄마가 있는 인천에
올라오게 되었습니다.
10평도 되지 않고 쥐와 벌레가
득실대는 단칸방이었죠. 
그래도 그 할아버지가 없으니까 무섭지 않았습니다.

중학교에 입학할 즈음 제겐 하나뿐인
부모님 같았던 할머니가 돌아가셨습니다.
엄마는 일 때문에 집에 들어오지 못하는 날이 많았는데
오빠친구에게 또 성폭행을 당했습니다.
학교에서 사격부 코치선생님에게도...
정말 너무 수치스럽고 무서워 
아무한테도 말하지 못어요.

전... 정신적 충격이 너무 커서
정신병원에 6개월이나 다녔습니다.
병원치료 때문에 조퇴, 결석이 잦아지자
아이들은 절 따돌리기 시작하더군요.
그 이후 저는 결국 학교마저 그만두었습니다.

엄마께서 새 아버지가 집에 계시게 되어
저는 18살이 되던 해에 집에서 나왔습니다.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혼자
방세와 생활비를 벌면서 힘겹게 살았습니다.

그렇게 4년이 지나자 
저는 몸과 마음이 너무 지쳐 살아야 될 이유도 
의욕도 없을 때 지금의 남편을 만났습니다.
남편과 저는 비슷한 환경에서 자라
서로 측은한 마음이 있었고, 
서로를 의지하며 살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중 작년 5월 말에 임신 3개월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죠.
남편에게 임신사실을 알렸지만 무책임하게
남편은 지우자고만 했습니다.

중졸인 제가 제대로 된 직장을 찾는 것은 어려웠습니다.
제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는 약품 냄새가 나는 
공장뿐이었지만 당장 생활비가 급했습니다.

임신한 몸으로 일하자니 몸이 점점 약해졌고
결근하는 날도 많아져 월급도 70만원으로, 
터무니없이 줄어들었습니다.
그나마도 정직원도 아닌데 결근이 많다는
이유로 잘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기막히게도 남편은 일을 못하고
게임중독에만 빠져 있습니다.
월세도 밀리고 당장 먹을 것도 없었는데도
남편은 일하지 못합니다.

정말 안타까운 것은 남편은 마음이 나쁘거나 
폭행을 하지는 않는데 이 게임을 멈추지를 못합니다.
저는 어쩔 수 없이 대출을 받았습니다.
남편은 자기도 일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출을 받자 또 다시 게임을 하더군요..
임신 8개월에 접어들자 이대로 일을 계속하면
조산을 할 수 도 있다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그래서 전.. 지금 내가 몸이 좋지 않으니
아이 낳기 전 까지 만이라도
일을 하면 안 되겠냐고 사정했지만
게임중독은 멀쩡한 사람 완전히 있으나 마나 
만들어 버렸습니다.

대출이자는 점점 늘어나는데 생활비가 없었습니다.
먹을 것도 없었죠.
밥을 해서 냄비에 밥과 물만 넣어 끓여서
쌀죽을 만들어 먹었습니다.
너무 막막했습니다.

그러던 중 일수라는 것을 알게 되었죠..
일수가 무섭고 나쁘다는 것을 알았지만
당장 너무 급했기 때문에
200만원을 빌리게 되었습니다.
대출이자, 밀린 세금, 생활비, 
하루하루 갚아야 되는 일수를 내니
돈은 순식간에 바닥이 났습니다.

일수가 계속 밀리자 협박 전화가 오기 시작했습니다.
빚은 눈덩이처럼 대출금은 900만원이 되었고 
일수는 자꾸 이자가 붙어 정말 절박한 상황에 
아이가 태어났습니다.

전 아이를 낳은 지 한 달도 되지 않아
다시 일자리를 구해야 했습니다.
일수에서 하루가 멀다 하고 협박전화가 오고
대출이자 날은 공포의 날입니다.

가스가 끊겨 보일러가 되지 않아
집안은 냉기로 가득하고 하루에 컵라면
하나만 먹고 있습니다.

기저귀살돈이 없어 자주 갈아주지 못한 탓에
아기 엉덩이는 까지고 짓물렀습니다.
며칠째 제대로 씻기지도 못한
아기의 얼굴은 얼음장처럼 차갑습니다.

게임중독의 남편과 헤어지고 싶지만
아이를 데리고 당장 생활 할 곳조차 없습니다.
이제 천만 원이 넘는 빚까지...

너무 힘듭니다.
춥고 배고프고 
얼음장처럼 차가운 아이의 얼굴
한없이 눈물만 납니다.

도와주세요. 
제발 아이와 함께 평범하게 살고 싶습니다. 
정말 더 이상 갈 곳이 없습니다.

- 아기 엄마가 -


사랑밭 새벽편지 가족님 어떻게 해야 합니까?

약하고 너무나 기구한 
23살의 엄마와 아기에게 힘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보내신 후원금은
아기와 엄마를 위해 사용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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