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체온 건강 클래스 후기

조회 2292 | 2010-10-29 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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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0월 27일 수요일 저녁 7시 신사동 QED에서 하정훈박사님 강의가 있었다.

[어린이용 타이레놀과 함께하는 행복체온 36.5도 건강한 클래스]

참, 제목 길다. 첫번째 불만.

어떤 경로로 알게 되었는지, 언제 신청했는지 격도 나지 않는데 일단 삐뽀삐뽀119 저자로 유명하신 박사님이 하시는 강의라서 당첨사실 알았을때 주저없이 참석하기로 맘먹는다. 그런데 주최측에서 문자랑 전화로 참석여부를 엄청 확인한다. 나중에 알고보니 30명 참석하는 소규모 강의였다. 그럴만도 하다 싶지만 그래도 좀 귀찮더라. 두번째 불만.

신사동 QED라니, 너무 생소하다. 약도 보니 압구정역에서 도보 7분거리란다. 당연 구라겠지. 15분은 걸어야겠군 생각한다. 오랜만에 정말 무지하게 오랜만에 압구정에 간다. 수도없이 번쩍거리는 성형외과 간판들이 인상적인 곳. 15분은 아니지만 10분정도 걸어 도착한 곳은 정말 작고 아담하다. 2층 강의실에 들어가니 나의 쩍벌어진 골반이 걸치기에는 너무 날씬한 의자들이 원망스럽다. 세번째 불만.

저녁 시간이라고 특별히 준비된 샌드위치는 박스 안에 내가 좋아라 하는 단호박 샐러드를 포함해 촉촉한 머핀까지 함께하고 있어 나를 행복하게 했다. 그래서 소소한 세가지 불만들이 모두 사라진다. ㅋㅋ.

드디어 기다리던 강의가 시작되는데 난 무슨 기자회견 하는 줄 알았다. 여기저기서 플래시 터뜨리며 사진 찍어대는 통에 살짝 짜증이... 알고보니 후기 이벤트를 하더라. 후기에 꼭 사진을 올리고 싶어하는 부지런하고 꼼꼼한 엄마들과 함께 강의 듣느라 게으른 귀차니스트인 나는 정말 괴로웠다.

 

이제부터 강의 내용중에서 좋지 않은 내 머리에 아직 남아있는 몇가지를 끄적여본다.

1. 열은 왜 나는거지?

우리 몸은 외부에서 침입자가 들어오면 이를 방어하기 위해 열을 낸다. 정상체온으로는 방어하기 힘들기 때문에 체온을 높이는거니까 사실 열이 난다는건 결코 나쁜일이 아닌거다. 하지만 열이 너무 높으면 문제가 된다.

2. 몇도가 되면 열이 높다고 하는거지?

우리가 아는 정상체온은 36.5도. 하지만 아이들은 어른보다 1도 정도 더 높다고 본다. 집에서 흔히 사용하는 귀체온계로 대개 38도가 넘어가면 열이 있다고 판단하고 해열제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3.타이레놀 먹으면 열이 확 떨어지나? 

외부 침입자를 막기 위해 뇌에서 몸에 열을 내라고 명령을 내릴때 열을 몇도까지 올릴건지 정한다고 한다. 그게 38도 일수도 39도일수도 40도 일수도 있는데 해열제는 뇌에서 정한 그 기준 온도를 1~1.5도 낮춰주는 역할을 한다. 때문에 해열제를 먹는다고 바로 정상체온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1~1.5도 낮추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보는거다. 한번에 열을 뚝 떨어뜨리는 약도 있다지만 그런 약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때문에 안전하게 체온을 떨어뜨리는 약을 쓰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해열제는 통증을 완화시켜주는 효과도 있다. 우리가 흔히 먹는 타이레놀... 두통, 치통, 생리통에 먹고 있는 진통해열제다. 난 몰랐다. 타이레놀이 해열제라는거. 그냥 진통제라고 생각했다. 어린이 해열제라면 부루펜시럽뿐인줄 알았다. 그런데 어린이용 타이레놀이 있단다. 설마 나만 모르는건가?

4.해열제 믿고 써도 되는건가?

모든 약에는 용법에 관한 설명서가 있고, 거기에 보면 각종 부작용을 경고하고 있다. 그거 보면 세상에 먹을 약 하나 없다. 다 먹으면 죽을것 같은 약들 뿐이다. 하지만 해열제는 제대로 먹으면 거의 부작용이 없는 약이다. 제.대.로. 먹어야 한다. 정해진 용량을 초과하지 말라는 것. 그리고 두가지 이상의 해열제를 같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같이 사용할 경우 용량을 초과하기 쉽기 때문.

5. 독감 예방접종 꼭 해야하나?

흔히 독감 예방접종 하고나면 감기 걸린다는 사람이 많다. 그런데 이건 한마디로 넌센스. A형 간염주사 맞고 B형 간염걸렸다는 경우랑 같은거다. 독감과 감기는 바이러스 종이 완전 다른 정말 전혀 다른 질병이다. 다만 독감이 증세가 감기와 비슷해서 독감이라 명명되어 사람들이 오해를 하는거라고. 또한 독감예방주사는 생백신이 아니라서 주사 맞고 독감에 걸리 수가 없다. 그런데 왜 사람들은 독감 예방접종 하고 나면 꼭 감기에 걸리는걸까. 그건 감기가 흔하게 걸리는 시기에 독감예방접종을 하기 때문이다. 독감주사 맞아도 감기는 걸릴 수 있는거란 얘기.

 

뭐 이정도만 일단 정리하자. 사실 사진은 한 장도 안찍었지만 강의 녹취를 했다. 시간날때 다시 한 번 들으려고.ㅋㅋ. 영구보관할 생각이다. 강의 너무 유익했고, 너무 재미있었다. 남양주에서 압구정까지 정말 빡센 이동거리였지만 돌아오는 길이 결코 지루하지 않았을만큼 충분히 행복한 시간이었다. 아이 돌지나고 팔아버린 삐뽀삐뽀119. 없어서 아쉬웠는데 직접 싸인까지 해서 선물해 주시니 또한 너무 감사했고, 함께 주신 작은 구급함은 들고 왔더니 신랑이 더 좋아라 한다. 가방 너무 좋다고....^^*

 

아픈만큼 성숙한다는 말... 연애질하다 깨지면 듣는 말인줄 알았다. 그런데 아이를 키우다 보니 정말 그렇구나 싶다. 세휘가 한 번씩 아프고 나면 세휘도 나도 성숙해진다. 그래도 아프지 말았으면 하는게 엄마맘인데 엄마가 신이 아니라서 아프지 않게 해줄 수는 없고, 아프더라도 금방 이겨내고 다시 건강해 질 수 있게 열심히 운동시키고 열심히 밥먹이고 그래주는게 무지한 엄마가 딸에게 해줄 수 있는 최선이다. 그런데 딸아... 제발 좀 먹어라. 먹어. 오늘도 밥그릇 들고 전쟁치뤘다.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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