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와 폭발
모든 세월은
인내하고 용서하는 사람이 있어서
다행히 폭발하지 않고 흘러가는 것이라고 그녀는 생각해본다.
그러나 그것은 인내하는 그 당사자만 알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오히려
아무렇게나 살아도 세월은 잘 흘러가는군, 하고 생각하다가,
심지어 나중엔 그래도 자기가 잘했기 때문에
이만큼 우리 가정이, 우리 회사가, 우리 모임이
잘 흘러왔지 않느냐고 자부한다.
그 염치없는 자부심을 반박하기 위해선
인내하지 않고 용서하지 않고 폭발해 버리는 길밖에,
다른 길이 없다.
그러나 그렇게 했을 때 득을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기에, 결국 이승에서는 더 사랑하는 쪽이
인내하고 용서하며
그걸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쓸쓸함까지 맛보며 살아가야 한다.
- 그녀, 범지점프하러 가다 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