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말하세요

조회 947 | 2013-09-30 0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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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립 초등학교에서 장애아 및 발달장애 어머니를 위한 심리극이 열렸다. 내면의 상처를 이야기하기 쉽지 않을 터,
마음 문을 여는 준비 단계를 마치고 어머니들에게 이야기했다.

“주인공으로 참여하고 싶은 분은 무대 위 빈 의자에 앉으세요.”

피아노 음악이 조용히 흐르고 얼마 뒤 40대로 보이는 어머니가 용기 내 무대로 올랐다.
그녀는 의자에 앉자마자 눈물을 흘렸다.

“왜 이렇게 날마다 전쟁터 같을까요? 내가 뭘 잘못했기에 자폐아를 주셨는지 모르겠어요. 온종일 아픈 아이만 신경
쓰다 보니 남편과 싸움도 잦고, 너무 힘드네요. 아이가 독립하는 모습을 봐야 눈감을 텐데. 벌써 지치면 안 되는데…….”

정성스럽게 키웠지만 두 돌이 지나도 말하지 못하고 고집스럽게 이불을 물어뜯는 아이에게 자폐증 진단이 내려졌다.

그녀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았다.

시댁의 날카로운 눈초리, 어디론가 숨고 싶은 마음, 아이에게만 매달리는 현실이 비참하고, 마음 한구석에 원망과
죄책감이 생겼다.

무엇보다 누구에게도 터놓지 못해 힘들었다고.

심리극을 마무리하면서 빈 의자에 아이가 앉아 있다 생각하며 전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했다.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리며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아. 네가 내 이야기를 알아들으면 좋겠는데……. 엄마 곁으로 와서 힘든 일도 많지만 엄마는 이
세상에서 네가 가장 사랑스럽고 예쁘단다.

엄마는 희망이 있어. 언젠간 너와 즐거운 시간을 보낼 거라는……. 신이 건강한 아이를 원하느냐고 묻는다면
엄마는 너를 원한다고 이야기할거야. 욕심일지도 모르지만 너에게 희망이라는 끈을 쥐어주고 싶어. 그래도 되겠지?”

그녀는 마음을 털어놓으니 후련하다며 더욱 용기내서 살아야겠다고 했다.

이를 지켜보던 어머니 모두 자기 마음 같다며 눈물을 터뜨렸고, 교실은 이내 울음바다가 되었다.

-누군가의 삶의 고통과 상처를 공유하며 위로해줄 수 있는 내가 되보기를 감히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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