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가요제', 2년 기다림 실망 없었다 '웃음·감동' [종합]

조회 3161 | 2013-11-0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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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표재민 기자] 무려 2년 만에 돌아온 ‘무한도전’ 가요제가 시청자들의 기다림을 실망시키지 않았다. 올해 가요제는 그 어느 때보다 다양한 음악과 화려한 무대 매너를 무장했다. 가요제는 시청자들에게 노래 선물을 안기며 성대한 막을 내렸다. 시종일관 신나는 무대를 만들었던 '무한도전'은 언제나처럼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마지막에 모두 함께 부른 단체곡은 지난 8년간의 고민과 진심이 꾹꾹 담겼다.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은 2일 방송에서 가요제인 ‘자유로 가요제’ 공연을 공개했다. 5주 동안 가요제 팀 결성과 연습 과정을 통해 예열의 시간을 가졌던 이 프로그램은 드디어 야심차게 준비한 공연을 안방극장에 선물했다.

역대 최고 무대 크기인 만큼 화려한 볼거리를 자랑했다. 첫 번째 무대는 정준하와 김C가 뭉친 ‘병살’ 팀이었다. 용이 감독이 영상을 맡았으며, 현대 무용가 안은미, 가수 이소라, 래퍼 빈지노 등이 지원했다. 용이 감독의 화려한 영상과 안은미의 현학적인 안무, 이소라의 몽환적인 코러스가 정준하와 김C의 노래에 힘을 보탰다. 특히 빈지노는 분위기 넘치는 랩으로 노래의 맛을 살렸다. 노래는 실험적이었고 색깔이 있었다. 심오한 의미의 가사도 인상적이었다.

두 번째에 무대에 오른 정형돈과 지드래곤은 ‘형용돈죵’이라는 이름으로 세련된 힙합 비트와 재기발랄한 가사가 돋보이는 ‘해볼라고’를 열창했다. 시작은 가스펠 느낌이었다. 이후 시작된 신나는 힙합 무대는 인상적이었다. ‘호호호’, ‘홍홍홍’ 등 반복되는 추임새는 흥이 넘쳤다. 이들의 귀여운 안무와 보는 사람들로 하여금 어깨를 들썩이게 하는 신나는 음악은 중독성이 넘쳤다. 여기에 데프콘이 깜짝 등장해 날개를 달고 추임새를 더해 시선을 끌었다.

‘알앤비 대디’ 김조한이 합류한 유재석, 유희열의 ‘하우두유둘’은 복고풍의 R&B 곡 ‘플리즈 돈트 고 마이 걸(Please don’t go My girl)’로 무대에 올랐다. 가창력 부재로 급하게 섭외한 김조한은 이 곡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이끌었다. 유재석과 유희열은 비교적 안정적인 창법과 아이돌 부럽지 않은 칼군무로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즐겁게 했다. 특히 유재석과 유희열은 노래 후반 랩까지 소화하며 풍성한 볼거리를 안겼다.

박명수와 프라이머리가 이룬 ‘거머리’는 박명수의 캐릭터를 살린 재미있는 가사와 스윙 리듬이 인상적인 레트로 힙합곡 ‘아이 갓 씨(I GOT C)’로 현장 관중의 어깨를 들썩이게 했다. 특히 박명수가 짜증 섞인 목소리로 ‘아가씨’, ‘싫음 말어’를 외치는 모습은 재미를 선사했다. 중독성 넘치는 음악과 세 사람의 뛰어난 조합, 여기에 박명수의 생활 밀착형 랩은 친근한 즐거움을 선사했다.

밴드 두 팀이 격돌했다. ‘장미하관’팀의 노홍철과 장미여관은 ‘오빠라고 불러다오’를 열창, 특유의 에너지를 분출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호응을 이끌어냈다. 노홍철은 대걸레를 연상하게 하는 가발을 쓰고 흥이 넘치는 무대매너를 보여줬다. 신나는 록으로 무장한 장미여관은 노홍철의 에너지를 발산할 음악을 쏟아냈다. 이들이 함께 말타기 댄스를 하고, 관객과 호응하는 모습은 열정이 넘쳤다. 밴드 음악의 장기를 십분 살린 ‘오빠라고 불러다오’는 중독성과 에너지가 넘쳤다.

하하, 장기하와 얼굴들이 의기투합한 ‘세븐티 핑거스’의 무대 역시 뜨거웠다. 하하의 자전적 이야기를 담은 ‘슈퍼 잡초맨’으로 밴드 특유의 열정적 연주와 혼신의 보컬을 보였다. 이들은 얼굴이 빨개질 때까지 소리를 지르며, 패기 넘치는 록 정신을 보여줬다. 세븐티핑거스의 흥겨운 무대에 관객은 힘찬 환호성으로 응답했고, 잡초 정신이 살아있는 가사와 조화를 이뤘다. 탈진할 것 같이 뛰어다니며 무대를 누빈 탓에 무대는 열정이 가득했다.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팀은 길과 보아의 ‘G.A.B’. 유일한 혼성팀인 이들은 일렉트로닉 댄스곡 ‘G.A.B’ 무대를 통해 보아의 솔로 퍼포먼스는 물론 한 번도 보지 못 한 길의 댄스 실력을 공개했다. 보아의 각이 딱딱 들어맞는 춤으로 시작된 ‘G.A.B’은 보아의 노래와 길의 랩이 조화를 이뤘다. 특히 데뷔 후 처음으로 댄스에 도전한 길은 2주간의 노력의 결실을 맛봤다. 길은 모자 퍼포먼스를 성공했다. 보아의 조련과 칭찬 아래 두 사람은 찰떡궁합 무대를 만들었다. 보아는 목소리가 쉴 정도로 관객과 호응하며 흥겨운 무대를 안겼다.

또한 가요제 참가자 전원이 참여한 단체곡 ‘그래 우리 함께’의 무대도 공개됐다. 이 곡을 부르는 과정에서 정형돈이 8년간의 방송 시간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가을에 어울리는 서정적 멜로디와 멤버들의 이야기를 다룬 가사는 감동적이었다. 이들이 하나 되어 부르는 단체곡은 왠지 모르게 울컥하게 만들었다. 장미여관 멤버 준우는 “우리 같은 밴드에게는 좋은 기회다.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눈물을 보여 ‘무한도전’ 가요제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기게 했다.

이날 화려한 무대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무대에 오른 멤버들과 가수들은 하나둘 입담을 펼쳤다. 유재석의 안정적인 진행과 함께 노래를 즐기는 관객의 환호성이 가요제를 더욱 즐겁게 만들었다. 뜨거웠던 가요제는 눈물로 마무리됐다. 그리고 2년 후의 '무한도전' 새로운 가요제를 기대하게 했다.

한편 ‘무한도전’은 2007년 강변북로 가요제를 시작으로 2년에 한번씩 가요제를 개최했다. 2009년 올림픽대로 가요제, 2011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그리고 올해 자유로 가요제까지 시청자들과 무대 위에서 만났다. 올해는 지난 달 17일 경기도 파주시 임진각에서 3만 5천여명의 관객이 모인 가운데 가요제를 열었다.

jmpyo@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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