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릴 듯 말듯 언제나 그랬다.
다가오는가 싶으면 어느새 멀어져 있고,
멀어져 있나 포기하려고 하면,
내 귓가에 맴돌고 있었다.
그냥 곁에서 잘 지내고 싶었다.
그게 그렇게 어려운 소망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그대가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었다는 걸 몰랐을 뿐.
문을 열면, 그 환한 빛이 내게 들어올 텐데.
열릴 듯 말듯 머뭇거리는 너는,
내가 차마 어쩔 수 없는 존재였다.
배성아 <사랑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것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