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자주 접하는 조미료에 관한 궁금증을 모았다. 가정의 식탁을 책임지는 주부가 알아 두면 좋은 조미료 이야기.
Q 천연조미료와 자연재료 조미료는 무엇이 다른가?
천연조미료와 자연재료 조미료는 법적 규정에 의해 달리 쓰이는 것일 뿐, 거의 같은 말이다. 천연조미료는 천연상태에서 얻는 재료를 사용해 만든 조미료다. 대표적인 것은 바다에서 얻는 소금이다. 그 밖에 향신채와 향신료가 천연조미료며, 각종 채소・해초・어류・버섯 등 천연재료를 사용해 만든다.
자연재료 조미료는 MSG와 합성첨가물 등 인공원료를 배제하고 자연재료를 사용한 조미료다. 단순히 MSG를 넣지 않았다고 해서 자연재료 조미료는 아니다. 화학합성 향이나 산분해 간장 등 인공성분을 완전히 없애고, 쇠고기나 해물 맛을 내기 위해 합성 향이나 핵산을 넣지 않은 조미료다.
Q 조미료 성분 중 아이가 먹지 말아야 할 1호가 ‘단백질 가수분해물’이라고 한다. 그것이 무엇인가?
단백질 가수분해물은 고기・콩 등 단백질을 효소적 또는 화학적으로 가수분해해서 얻은 아미노산을 말한다. 식물성 단백질원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것은 대두와 소맥이고, 동물성 원료는 젤라틴과 어분(魚粉)이다. 여기에 효소나 염산을 부어 반응시키면 단백질이 분해되는데 이를 ‘가수분해’라 한다.
가수분해 물질을 적절히 농축한 것이 단백질 가수분해물이다. 효소를 이용한 분해과정은 전통간장, 전통된장 등 발효제품과 천연효모 등의 제품에 사용된다. 염산을 이용한 산분해를 통한 제조과정 중 생성되는 3MCPD는 대표 유해물질이다. 3MCPD는 1990년대 산분해 간장에서 검출되면서 국제적으로 이슈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1996년 3MCPD 및 DCP 함유 간장에 대한 생식독성・유전독성・발암성 등의 안전성 논란이 일었다. WHO의 식품첨가물분과위원회는 ‘3MCPD는 바람직하지 않은 오염물질로서 되도록 농도를 낮춰야 하는 물질’로 평가한다.
Q MSG(L글루탐산나트륨)가 안전하다는 기사를 봤다. 좀더 자세히 알려 달라.
MSG는 글루탐산에 나트륨이 1개 붙은 구조인데, 글루탐산 88%, 나트륨 12%다. 글루탐산은 모유・우유・치즈 등 유제품과 육류, 감자, 완두콩, 토마토, 옥수수 등 우리가 즐겨 먹는 음식에 많이 들어 있다. 아직도 ‘MSG는 안전하지 않다’고 여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지 않다. 1980년대에는 소비자들이 ‘화학’이라는 말을 선호했기 때문에 MSG에 ‘화학조미료’라는 이름을 붙였다. 그 때문에 MSG가 석유에서 추출한 화학합성 제품인 것으로 오해를 받게 됐다.
국제 글루타메이트 기술위원회가 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식품성분별 상대적 독성실험 결과, MSG는 소금보다 치사량이 훨씬 낮게 나타났고, 비타민 B12・C보다 독성이 훨씬 낮은 것으로 밝혀졌다. MSG의 나트륨 함량은 12% 정도다. MSG 자체가 느끼해서 많이 사용할 수 없으니 MSG로 인한 나트륨 과다섭취는 우려할 필요 없다.
글루탐산은 단백질의 일종이기 때문에 달걀, 우유, 콩처럼 알레르기를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달걀, 우유, 콩이 알레르기를 유발한다고 해서 유해식품이 아니듯, MSG 역시 유해조미료가 아니다. MSG는 설탕・식초처럼 안전한 물질이며, 전 세계적으로 사용에 제한을 두지 않은 보편적인 조미 소재다.
Q 라면을 먹은 후 두통이 생기면 MSG 때문이라고 들었다. 사실인가?
라면을 먹은 후 두통이 생기는 것은 자장면을 먹은 뒤 나타나는 현상과 비슷한데, 이는 거짓임이 과학적으로 증명됐다. 중국음식증후군은 1995년 미국실험생물학회연합 조사결과, 실제 MSG에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사람은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EU식품과학위원회 역시 ‘MSG 섭취 후 사람에게 나타난다는 몇 가지 급성반응인 중국음식증후군은 MSG가 들어 있지 않은 다른 음식 섭취 후에도 발생했다’고 발표했다.
Q 식초는 천연식초, 과일식초, 양조식초, 빙초산 등 다양하다. 무엇이 다른가?
식초는 크게 합성식초와 발효식초로 나눈다. 합성식초는 흔히 ‘빙초산’으로 부르는데, 발효과정 없이 화학적 합성을 통해 인공적으로 식초와 비슷하게 만든 것을 말한다. 발효식초는 곡물・과일 등을 발효시켜 만든다. 발효식초는 다시 속성발효시켜 만든 것과 그렇지 않은 것으로 나눈다. 사과식초, 현미식초, 양조식초 등은 대량생산하기 쉽게 인위적인 발효환경에서 속성발효시켜 만든다. 반대로 자연발효되게 해 만든 것은 정통 사과식초, 정통 쌀식초 등이다. 자연발효시킨 제품이 좀더 부드럽고 자연스러운 신맛을 내며, 별도의 첨가물이 들어 있지 않다.
조선일보 2010.11.14. 김민정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