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디 좋은곳으로 가시고 시신도 수습되길 바래봅니다

조회 1571 | 2014-12-15 2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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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연합뉴스) 류수현 기자 = 지난달 26일 동거남 박춘봉(55·중국 국적)에 의해 처참하게 살해당한 피해여성 김모(48·중국 국적)씨는 여느 중국 동포들과 마찬가지로 '코리안 드림'을 품고 한국에 온 외국인 노동자였다.

약 3년 전 입국한 그녀는 어머니와 언니를 고향에 남겨두고 혈혈단신 수원지역에 새 보금자리를 틀었다.

박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을 생각하며 수원의 한 대형마트 등에서 일하며 착실히 돈을 저축해나갔다.

↑ <<연합뉴스 DB>> 수원 팔달산 토막살인 범행을 시인한 피의자 박춘봉이 지난 14일 오후 영장실질심사를 받기 위해 경기도 수원서부경찰서를 나서고 있다.

어느정도 돈을 모은 김씨는 지난해 중국에 있는 어머니와 언니를 한국으로 데려와 한 때 같이 살기도 했다.

김씨는 마트에 직접 고용된 것은 아니었다.

해당 마트 협력업체인 소규모 판촉업체 소속이어서 마트에서 음식을 팔았지만 다른 직원들과 가깝게 지내진 못했다.

이로 인해 마트 직원들은 김씨에 대해 잘 알지 못했다. 그저 "묵묵히 자기 할일을 하던 직원이었다"는 것만 전해진다.

열심히 일해 저축한 돈으로나마 가족을 행복하게 해주고 싶었던 김씨의 바람은 올해 4월 지인의 소개로 만난 박으로 인해 산산조각 나고 말았다.

외로움에 박과 동거를 시작한 그녀는 7개월 만에 악마를 보고 말았다.

지난달 26일 박은 말다툼 중 본색을 드러냈고, 김씨를 목졸라 살해했다.

김씨는 숨지고도 편히 잠들지 못했다.

시신은 악마의 손에 의해 훼손돼 수원 곳곳에 버려졌다.

그녀의 언니는 김씨가 살해된 지난달 26일부터 동생과 연락이 닿지 않는다며 이달 8일 밤 경찰에 신고했다.

수원에서 토막시신이 발견됐다는 뉴스가 전해졌을 때만해도 '설마'하던 언니는 이내 경찰의 DNA분석 결과에 털썩 주저앉고 말았다.

김씨가 곧 무사히 돌아올 거라 기대했던 가족은 무참히 훼손된 시신 앞에서 할말을 잃었다.

아직도 김씨의 한쪽 팔과 다리 등 몸 일부분은 아직 차디찬 야산에 버려져 있다.

김씨의 꿈은 자신이 한국에서 번 돈으로 가족들이 생계 걱정없이 행복하게 사는 것이었지만 끝내 물거품이 돼버렸다.

경찰 한 관계자는 "많은 사건을 다뤘지만 이렇게 안타깝게 숨진 피해자는 처음 봤다"며 "빨리 시신이 수습돼 지금이나마 고이 모셔졌으면 한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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