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토요일 오후, 오랜만에 아빠의 정원 손질을 돕고 있는 아들
잔디를 깎고 잡초를 뽑고, 정원수들도 다듬고 화단의 꽃에다 물도 주고,
때마침 신선하게 바람도 불어와 아빠를 돕기에 딱 좋은 날씨였다.
아들과 함께 잔디밭 여기저기 자란 잡초를 뽑고 있던 아빠는
잔디밭 한가운데에 돌이 놓여있는 것을 보고
아들에게 잔디밭 밖으로 굴려버리라고 말했다.
아빠 말씀대로 힘껏 돌을 굴리려고 했지만, 돌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한참 동안 낑낑대던 아들은 결국 두 손을 들고 말았다.
"아빠, 못하겠어요. 제 힘으로는 이 돌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아들아, 네가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한다면
너도 얼마든지 그 돌을 치울 수 있단다."
아들은 다시 기운을 내서 돌을 움직여 보려고 안간힘을 썼지만
여전히 아무 소용이 없었다.
결국, 아들은 눈물을 글썽이며 울먹이게 되고
아빠는 아들의 등을 토닥이며 이렇게 말했다.
"나는 네가 돌을 움직여보려고 애쓰는 모습을 가만히 지켜보았단다.
그런데 한 가지 사실을 잊고 있더구나."
아빠의 말씀에 아들은 두 눈이 호기심으로 동그래졌다.
아빠는 미소를 지으며 덧붙였다.
"너는 네 옆에 아빠가 이렇게 서 있다는 것을 잊고 있더구나.
나는 언제든지 너를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나에게 도움을 구할 생각조차 하지 않더구나."
아들은 금방 눈을 반짝이며 아빠에게 도와달라고 부탁했다.
아빠와 힘을 합쳐 큰 돌을 잔디밭 밖으로 밀쳐낸
아들은 기뻐하며 외쳤다.
"아빠, 우리가 해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