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년전쟁(1337~1453) 당시 영국군에게 점령당할 위기에 처한
프랑스의 도시 '칼레'는 거센 공격을 막아내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항복을 하고 맙니다.
그리고 영국 왕 에드워드 3세에게 자비를 구하는
칼레시의 항복사절단.
그러자 에드워드 3세는 항복을 수용하는 한 가지 조건을 말합니다.
"좋다. 모든 칼레 시민의 생명을 보장한다.
그러나 누군가가 그동안의 반항에 대한 책임을 져야만 한다!"
칼레 시민 전체를 대신해 처형당할 대표자
6명을 선정하라는 것이었습니다.
소식을 전해 들은 칼레의 시민 중에 어느 사람도
선뜻 나서지 못하고 있던 순간 한 사람이 일어섰습니다.
칼레 시의 가장 부유했던 '유스타슈 생 피에르'였습니다.
그의 희생정신에 감격한 고위 관료와 부유층 인사들이
함께했는데 모두 일곱 명이 되었습니다.
그러자 피에르는 이튿날 가장 나중에 오는 사람이 남기로 하고
여섯 명이 영국군 진영으로 가자는 제안을 하게 됩니다.
이튿날, 오직 피에르만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의아하게 여긴 여섯 명의 사람들은 피에르의 집을 찾아갔지만
그는 이미 스스로 목숨을 끊은 후였습니다.
살기를 바랄 마음이 모두의 마음속에 꿈틀거릴 것을 우려한
피에르가 목숨을 끊은 것입니다.
이에 남은 여섯 명은 담담한 태도로 교수대로 향했습니다.
그 순간 영국의 왕비 필라파 드 에노가 처형을 만류하고 나섰습니다.
당시 임신 중이었던 왕비는 자신의 뱃속 아기에게
사랑을 베푼다는 마음으로 그들에게 관용을 베풀 것을
왕에게 간청해 결국 풀어주게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500여 년 후 칼레시는 용감했던
6인의 시민의 모습을 오귀스트 로댕에게 청동상을 의뢰해
완성하게 되었습니다.
사회 고위층이 져야 할 도덕적 의무를 뜻하는 말.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의
진정한 정신을 말해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특정 계층에 대한 높은 책임의식만 요구하지 않고
나부터 작은 일에 책임을 다하고 의무를 다한다면,
우리가 원하는 세상도 가까워질 것입니다.
# 오늘의 명언
도덕은 선의나 양심이 아닌 일종의 명령, 인간의 의무이다.
– 임마누엘 칸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