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31일, 청주 충청대학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TFC 드림 5 한일전'에서 한국의 장정혁 선수는
일본의 신예 천재 권투선수 니시카와 야마토에게
펀치 세례를 받고 피투성이가 되고 있었습니다.
누가 봐도 장정혁 선수의 패배가 확실시되고 있을 때
장정혁 선수는 상대에게 다시 돌진했습니다.
그리고 모두의 예상을 뒤집고 상대방 선수에게
연속펀치를 성공시켜 프로 데뷔전에서
역전 KO승을 거두고 말았습니다.
"난 한 번 목숨을 걸어 봤기 때문에,
이 정도는 이를 악물고 참았습니다."
도저히 다시 일어설 수 없는 좌절된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초인적인 힘을 낼 수 있었냐는 질문에
장정혁 선수의 대답이었습니다.
북한에서 굶주림과 죽음을 피해 엄마와 함께
차가운 두만강을 헤엄치던 당시 장정혁 선수는
고작 12살 소년이었습니다.
더욱이 죽음을 무릅쓰고 도착한 낯선 중국에서
다른 또래 아이들보다 몸이 마르고 키가 작아 당했던
괴롭힘은 너무도 가혹했습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강해져야겠다는 생각으로
엄마와 그리고 자신을 지키기 위해 헌 옷과 물이 든 페트병을
큰 포대에 넣어 만든 샌드백을 매일 두드리며
누구에게도 지지 않고자 했습니다.
중국에서 국적도 신분증도 없는 싸움 잘하는 남자는
폭력과 범죄의 유혹이 그림자처럼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는 엇나가지 않았습니다.
권투선수가 되고 싶다는 희망을 언제나 가슴에 품고,
2012년 한국에 정착한 후에도 수산시장에서
새벽같이 일하며 몸을 단련했습니다.
그리고 단 한 번도 바른길에서 벗어나지 않고
노력에 노력을 더하여 프로 권투선수로서
승리를 거두었습니다.
힘들고 괴로운 일이 있을 때 주저앉아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자리에서 다시 일어서지 못하는 사람들은
보통 다른 탓을 하기 마련입니다.
장정혁 선수의 주변에는 굶주림, 폭력, 가난, 범죄,
그리고 죽음이라는 어두운 그림자까지
항상 도사리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는 한 번도 그것들에 지지 않았습니다.
장정혁 선수의 노력이 특별했기 때문입니다.
# 오늘의 명언
끊임없이 떨어지는 물방울이 바위에 구멍을 낸다.
- 루크레티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