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는 평소와 똑같았다. 비밀 무기로 슬라이더를 꺼냈다
승리 보다 무실점 기뻐" 류현진, "슬라이더 비밀무기 주효"
류현진(LA 다저스)이 '쿠어스필드 악몽'을 멋지게 극복했다. 류현진은 1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덴버 쿠어스필드에서 열린 콜로라도 로키스와 원정 경기에 선발 투수로 등판, '투수들의 무덤'에서 6이닝 동안 3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0-0에서 교체, 승리는 기록하지 못했으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쿠어스필드에서 통산 5경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9.15의 악몽을 벗어났기에. 쿠어스필드를 거치며 평균자책점을 1.74에서 1.66으로 오히려 낮췄다. 류현진은 경기 후 "올해 정말 좋은 경기였다.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기쁘다"며 "잘 안 던지던 슬라이더를 던진 것이 오늘 주효했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쿠어스필드에서 너무 잘 던졌다. 따로 준비를 많이 한 것인가. ▲준비는 항상 똑같다. 분석도 준비도 똑같이 했다. 달리 생각한 것은 여기서는 1이닝 1이닝이 중요하다. 다른 때는 6~7이닝을 던져야 한다는 생각을 하지만, 오늘은 1이닝 1이닝씩 실점하지 않겠다는 생각으로 마운드에 올랐다. 전력 투구를 했다. -'천적' 아레나도 상대로 3타수 무안타로 잘 막아냈다. ▲첫 타석에서 땅볼이 운 좋게 호수비로, 안타가 안 되면서 나한테 운이 따랐다. 항상 빠른 카운트에서 공격한다는 것을 알고, 그에 대응해 던졌다. 운이 많이 따랐다. -오늘 커터를 많이 던졌는데, 다른 볼 배합을 보인 건가. ▲사실 커터가 아니라 옛날처럼 느린 슬라이더를 던졌다. 왼손 타자들에게 잘 먹혔다. 커터가 87마일 정도 나오는데, 오늘 82~83마일대로 찍힌 것이 슬라이더였다. 스피드가 커터보다 조금 느리면서 각이 큰 것을 던지고 싶었는데 오늘 좋은 방향으로 갔다. -80구 던지고 6회 교체 아쉽지 않나. ▲6회 던지고 이미 결정됐다. 7회 공격 때는 우리 팀이 점수를 내는가 보느라 계속 더그아웃에 있었다. 궁금해서. 교체는 하나도 아쉽지 않다. 여기서 무실점으로 막은 것이 (승리보다) 더 크다. (웃음) 오늘 경기 정말 좋은 경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