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추가 떨어져 나간 뒤에야
처음으로 단추구멍을 봤다
매일 거울 앞에 서서 옷을 입으면서도
단추 뒤에 감추어지는
단추구멍을 본 적이 없는데
단추가 떨어져 나간 옷을 입고
돌아온 때에야
늘 단추뒤에 가리어만 살아
부끄럼을 잘 타는 단추구멍
그빈 단추구멍 하나가
아무일 없이 다니던 이 길을
이토록 부끄럽게 할 줄이야
- 권녕상님의 단추구멍- 동시집 (밥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