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 들으며 교실 문앞에서 같이 울다 왔네요 ㅠㅠ

조회 2179 | 2012-03-27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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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개월 딸래미 지난주부터 어린이집 생활 시작했습니다.

워낙 활동적이고 친구들 좋아하는 아이라 잘 적응하겠거니 했는데... 생각보다 힘드네요 ㅠㅠ

 

첫날은 잘 놀고 잘 와서 역시 우리딸~ 이랬더랬죠.

그런데 둘째날 체육수업이 많았다너니 엄청 피곤했는지.. 우리딸 어린이집에서 낮잠을 자고 말았습니다.

딱 하루 갔던 곳인데 자고 일어나니 엄마는 없고 낯선 선생님과 낮선 친구들..

많이 놀랐는지 데릴러 갔는데 얼굴이 시뻘겋게 변해서 울고 있더라구요.

 

딸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은 1층에서 호출하면 선생님이 아이 데리고 내려오는 시스템인데

호출을 해도 아무도 대답이 없어서 그냥 2층 아이 교실로 올라갔었어요.

그런데 간식도 안먹고 혼자 서럽게 울고 있다가 저랑 눈이 딱 마주쳤었더랬죠.

그날 왕구슬 머리끈 하고 갔었는데 잘때 머리끈도 안풀고 그 상태 그대로 자서 머리는 산발이 되고

얼굴은 눈물범벅 콧물범벅 침범벅.

선생님은 조금 떨어진 곳에서 다른 아이 돌보고 계시고 우리 아니는 혼자 덩그러니 앉아 울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그 기분은 정말이지 ㅠㅠ

 

아무튼.. 우는 애 진정시키고 한참을 앉아 있다가 같이 책도 읽어주고 놀아도 주고..

그렇게 기분 풀고 집에 데려왔는데요..

문제는.. 그 날 이후로 우리 아이가 가장 많이 하는 말이 "유치원 안갈래요" "내가 엄마를 불렀는데 엄마가 없었어" 입니다 ㅠㅠ

자다가도 끙끙 앓으며 잠꼬대를 하기 시작했고,

분리불안 증세가 좀 나타나는 것 같기도 하고..

집에서도 엄마가 없으면 바로 엄마를 찾네요. 원래 이렇게 엄마 껌딱지가 아니었거든요 ㅠㅠ

 

그런데 오늘은.. ㅠㅠ

전에없이 심하게 더 웁니다.

같은반에 쌍둥이 친구들이 있는데 그 친구들이 엄마랑 떨어질 때 꼭 울거든요.

근데 그거 보면서 내 손을 꼭 잡더니 "엄마 가지마~" 하더라구요.

다른 엄마들도 다 가시고 더 있을수가 없고 해서 나오는데..

자지러지게 우는 그 얼굴이 자꾸만 가슴에 남네요.

문 닫고 혹 아이에게 보일까 싶어 그 앞에 쪼그리고 앉아 20분도 더 넘게 아이 울음 그치기를 기다렸는데

울음 소리는 점점 커져가고.. 울다 쓰러지겠다 싶은 생각가지 들 정도로 그렇게 처절하게 울더라구요.

마음같아서는 다시 집에 데려오고 싶었는데 그러면 더 적응하기 힘들다는 선생님 말씀에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원래 다 이렇게 심하게 울면서 적응하는 건가요?

오늘 제가 본 우리 아이 모습은.. 아마 평생 제 가슴속에 남아 지워지지 않을 듯 합니다.

어린이집 다닌 이후에 감기도 걸리고 (이건 다들 그렇다니 저도 포기해야 하는 부분이긴 하지요)

아토피도 전에 없이 심해져서 주말에 함소아 가서 다시 한약처방 받고 왔네요.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갑자기 아토피도 확 심해진게 아닌가 싶기도 하고..

지금 육아휴직중인데 5월에 복직예정이라 어린이집에 보낸건데..

지금 마음 같아서는 직장을 접을까.. 하는 생각까지 드네요.

 

제가 유별난걸까요?

어린이집 이러면서 계속 보내야 하는 건가요?

다들 이런 과정 겪고나서 어린이집 적응했을까요?

이래저래 심란한 마음에 어떻게 해야 할 줄을 몰라 주저리 주저리 적어봤어요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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