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엄마입니다..

조회 1462 | 2012-07-27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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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엄마입니다
감기로 내 몸뚱이 하나 추스리지 못할만큼 많이 아프지만
아침에 눈뜨면 바닥에 가라앉는 몸뚱이 일으켜 제일먼저
예슬이 밥 부터 챙기는 나는 엄마입니다
내 입에 밥한숟가락 넣고 씹어 삼켜보지만 도저히 안넘어가
밥 한숟가락으로 한끼 때우고 쓴약 털어 삼키면서도 예슬이 입에는
밥 한숟가락이라도 더 넣으려 기다시피 쫒아다니며
다섯숟가락 먹이고야 만 나는 엄마입니다
콧물 때문에 빨갛게 변한 얼굴보며 안쓰러워 세수시키고 로션
듬뿍 발라주고 머리도 예쁘게 빗겨주며 "아플수록 깨끗하게 해야해"
얘기하지만 거울로 본 나는 빗질 안한 부시시한 머리에
터서 갈라진 입술 세수안한 꾀죄죄한 얼굴... 나는 아파서 이래도
예슬이는 깨끗하게 해주고픈 나는 엄마입니다
그렇게 아파 정신이 없는데도 간식으로 뭘줘야 먹어줄까
고민하고 있는 나는 엄마입니다
누워만있고 싶은데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포대기 끌고와
졸립다며 업어달라고 하면 그냥 조용히 등을 내밀어주는...
지금은 예슬이에게 그것밖에 해줄수 없는 나는 엄마입니다
나는 엄마입니다... 그래서 아파도 울수 없습니다
목이 잠겨 목소리도 안나오지만
자장가 불러달라는 성화에 쉰목소리로 조용조용 불러주면
그소리에도 쌔근쌔근 잠든 예슬이를보며 행복해하는 나는 엄마입니다...
뭐든 줄수있다는것에 감사하며 감사하는 그래서 행복한
예슬이를 만나고나서는 가끔 제 이름도 잊어먹고 사는
나는...
예슬이 엄마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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