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죽음

조회 1084 | 2013-07-05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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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30도를 오르내리락거리는 기온은 몸무게 반절의 짐을 짊어지고 유랑중인 둥글이의

몸에서 진을 빼냈고, 타는 아스팔트 바닥은 그 진마저 증발시켰다. 등산화로 전해지는

바닥의 열기는 금새 고기 굽는 냄새를 코 끝에 전할 것만 같았다. 거칠 것 없이 쭉 뻗은

도로는 속도와 효율, 경제와 발전의 상징이지만, 대중사회에 저항하여 걷는 유랑자에게는

사하라사막과 같은 황량함으로 다가온다.

길에는 곳곳에 죽음이 나뒹군다. ‘도로’라는 이름의 죽음의 덫에 들어왔다가, 경계석을 넘지

못하고 그 앞에서 최후의 순간을 맞은 두꺼비, 개구리, 치어죽은 새, 족재비, 고라니 ...

인간의 문명의 잔인함은 이들을 '죽였다.'는데 있지 않다. 그보다는 이러한 죽음들이 인간들

에게는 별다른 고민거리가 되지 않고 아무렇지 않게 '버려짐'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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