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고 마시자, 막걸리의 비밀

조회 1962 | 2010-10-07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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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마시자, 막걸리의 비밀

주전자에 담아 마시면 균이 섞일 수도 깨끗한 그릇에 마셔야 안전

막걸리 열풍이 계속되면서 막걸리의 안전성 문제가 가끔 도마에 오르기도 한다. 사실상 '균 덩어리'라고 볼 수도 있는 누룩을 원료로 사용하는 데다 전국에 산재한 막걸리 제조창이 사용하는 물도 안전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또 막걸리를 어느 시점에서 마시는 게 가장 맛있게 마실 수 있는지에 대한 의견도 분분하다. 막걸리의 '비밀'을 들여다보자.

누룩은 안전성 검증된 식품

주류업계 전문가들의 의견은 '막걸리는 안전하다'는 것이다. 누룩은 우리 전통 발효 소재로 삼국시대부터 사용돼 안전성이 검증됐으며, 설혹 잡균이 섞여 들어간다 해도 발효된 알코올이 잡균을 모두 죽여버리기 때문에 안전하다는 것. 물 문제 역시 막걸리 제조창들이 현대화돼 지하수를 사용하더라도 철저한 정수공정을 거치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막걸리에 대한 '위해요소'는 오히려 다른 데에 있다. 제조공정보다는 판매하는 곳, 특히 음식점의 '용기' 문제가 가장 우려된다는 것. 막걸리 제조업체가 밀폐용기에 담아 공급한 막걸리를 음식점에서 손님들에게 낼 때, 잘 씻지도, 소독하지도 않은 대나무통이나 항아리, 주전자 같은 데 담으면 용기에 붙어 있던 대장균 등이 섞여들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알코올이 잡균을 죽이기 전에 손님이 마시게 돼 식중독 위험이 크다.

전문가들은 맛이 변하지 않은 막걸리를 깨끗한 용기에 담아 마시면 문제가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유효기간이 지나 맛이 변하기 시작한 막걸리를 마시면 알코올이 식초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름알데히드 같은 유해성분이 생겨 두통으로 고생할 수 있다.

오히려 막걸리가 건강에 아주 좋다는 견해도 있다. 유산균이 풍부한 막걸리가 장(腸)에 좋다는 건 상식이지만 위(胃)에도 좋다는 주장이 나온다. 국순당 배중호 대표는 "막걸리에 들어 있는 누룩 성분이 위벽을 보호하는 역할을 해 위에도 좋다며"며 "알코올 자체는 위에 좋을 게 없어 효과는 상쇄되지만 술 중에는 막걸리가 위에 가장 덜 해를 끼친다"고 설명했다.

탄산압이 청량감 좌우

수많은 막걸리 중 어느 브랜드 막걸리가 맛있는지는 기호에 따라 다르다. 그러나 언제 마시는 게 가장 맛이 좋은지는 측정 가능하다. 국순당 최영환 생산부장은 "생막걸리의 경우 탄산압이 2.3~2.5 vol.(1vol은 1L의 액체에 탄산가스가 1.96g 녹아 있음)일 때 최적의 청량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발효가 진행돼 이 정도 탄산을 함유할 때 맛이 가장 좋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막걸리는 출시 후에도 발효를 계속하기 때문에 뚜껑 틈새로 공기가 통하는 '불완전 밀폐캡'을 사용한다. 완전히 밀폐할 경우, 발효가 지나쳐 용기가 변형되고 막걸리가 터져나올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제품은 '후발효'에 대비해 탄산압을 2.0 vol. 이하에서 출고한다. 유효기간도 1주일 이내로 짧다. 후발효가 계속되는 제품은 신선한 맛을 유지하는 장점도 있지만, 언제 마시느냐에 따라 맛이 달라진다. 주류 전문가들은 "이런 제품은 출시 직후 마시면 탄산이 모자라고, 너무 지나면 탄산이 지나치기 때문에 1~2일 지난 제품이 가장 맛이 좋다"고 말했다.

완전히 밀폐된 막걸리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들은 탄산압을 2.3~2.5 vol 수준에 맞춰 출고한다. 산소가 공급되지 않으면 발효가 아주 더디게 진행되기 때문에 이런 제품들은 유효기간이 한 달이 넘는다. 이런 막걸리는 언제 마시든 맛에 큰 변화가 없다.

 

출처: 조선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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