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대교육(隔代敎育)
조선 전기의 학자 ‘이문건’은 정쟁에 휘말려 유배 생활을 하게 되었습니다.
고된 유배 생활이었지만 그에게는 너무나 귀한 손자가 하나 있었습니다.
그는 병으로 일찍 세상을 떠난 아들을 대신해 손자를 길렀습니다.
매일매일 육아일기를 기록하면서 정성을 다해 키웠습니다.
‘양아록’이라 불린 그 일기의 절반은 손자의 질병에 대한 기록이었고,
음주에 빠진 손자를 걱정하는 마음과 할아버지의 체벌로 상처 받은 손자에 대한
미안한 심정도 상세히 기록되어 있었습니다.
훗날 이문건의 손자는 임진왜란 때 의병장으로 활약했으며,
조정에서 상을 내리려 하자, 당연히 해야 할 일을 한 것이라며 사양했습니다.
이처럼 할아버지가 손자를 키우는 것을 ‘격대교육’이라 부릅니다.
조선 초기 사대부들은 ‘격대교육’이 부모의 과도한 욕심을 피하고,
지혜와 경륜을 갖춘 할아버지의 가르침으로 세상을 보는 시야를 넓혀준다고 믿었습니다.
실제로 손자들은 할아버지 곁에서 손님들의 세상이야기를 함께 들으며
견문을 넓혔으며 할아버지의 사랑으로 마음의 여유를 찾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외국의 사례를 들어 ‘격대교육’이 새롭게 관심 받고 있습니다.
미국의 오바마 대통령이나 빌 게이츠가
‘격대교육’을 통해 훌륭한 인격을 갖추었다는 것입니다.
빠르게 발전하는 현대사회에서 지식과 정보를 배울 수 있는 곳은 많습니다.
그러나 오랜 세월을 통해 체험한 삶의 지혜를 사랑을 담아 가르치는
할아버지, 할머니의 자리를 대신할 사람은 없습니다.
아이의 인생에서 그 분들과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은 매우 짧습니다.
함께하는 시간을 소중히 여기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