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토피피부염 자녀 돌보기

조회 1854 | 2014-01-10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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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과 정서


 태어난 직후부터 아기는 전 세계 공통의 정서인 슬픔, 행복, 분노, 놀람, 공포의 기본 정서를 표현합니다. 돌 무렵 이후 당황스러움, 부러움, 자부심, 부끄러움, 수치심, 및 죄책감과 같은 2차 정서를 지속적으로 발전시켜 나갑니다. 이것은 어디까지나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생겨납니다. 다른 사람들의 정서 표현 모습을 보고, 또 다른 사람이 아기의 정서 표현을 명명해주는 것을 듣고 익히는 것입니다.

 

 아기가 배고픈데 이유식을 빨리 안주어서 아기가 화가 난 상황을 예로 들어볼까요? 보통의 경우라면 아기가 수저를 식탁에 꽝꽝 두드리거나 울거나 짜증을 낼 때 엄마는 “아이고 우리 아가가 배고픈데 빨리 안준다고 화가 났구나. 미안하다 아가야, 빨리 식어라...” 하면서 이유식을 휘휘 젓겠지요. 아니면, “아이고 이 성질 머리하고는.. 알았어, 빨리 줄게.. 이 뜨거운 걸 어떻게 먹으려고 그래...”하던가 합니다.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경우 가려움을 느끼는 기준점은 낮아집니다. 배가 고팠던지 자신이 들고 있던 장난감을 빼앗기던지 스트레스는 실제로 가려움증을 유발하게 됩니다. 배가 고파서 화가 났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행동은 울고 짜증내며 긁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면 엄마는 “어휴, 또 긁어.. 아예 뜯어서 피를 보려고 그래? 내가 너 땜에 못 살겠다” 혹은 “안돼, 안돼.. 긁지마. 긁으면 우리 아가 더 아야 한다고 했지.. 긁으면 안돼요”라고 하겠죠. 이때 아기는 배가 고파서 화가 났다는 사실을 표현하고 있지 않습니다. 즉, 정서표현에 대한 것을 배우는 대신 계속 가려움, 아토피에 대한 말만 지속적으로 듣게 된다는 것입니다. 반대로 엄마는 아토피피부염이 심한 아기에게 얼마나 다양한 정서를 표현해 줄까요?

 


 지친 엄마는 웃거나 활기찬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무기력하거나 무표정하기 일쑤이고, 표현은 주로 짜증과 부정적인 언어(안돼, 하지마, 긁지마)를 사용하게 되기 쉽습니다.

 

 아기들은 좋은 것, 나쁜 것을 스스로 구분하지 못합니다. 부모의 표현으로 배우게 됩니다. 부모가 칭찬하고 웃음을 보여주면 좋은 행동을 했다고 생각하고, 부모가 화를 내거나 혼내고 인상을 찌푸리면 나쁜 행동이라고 배웁니다. 부모의 말을 잘 들어서 좋은 행동을 하고 싶지만, 알다시피 가려움은 긁지 말라고 해서 통제가 되는 게 아닙니다.


엄마는 계속 긁지 말라고 하는데 아기의 가려움을 참을 수 있는 것이 아니므로 계속 엄마의 말을 듣지 않은 것이 되고 나쁜 행동만 하는 것이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아기는 스스로를 좋은 사람이라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정서를 구분하여 이해하는 능력, 자신의 정서를 알고 다른 사람의 정서를 파악하는 능력과 아기가 스스로를 좋은 사람, 능력 있는 사람, 다른 사람을 기쁘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여기는 것은 이후 사회성 발달과 또래 관계를 잘 맺는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따라서, 제대로 염증 치료를 해주어 가려움증을 잡아주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아기가 가려워할 때 다른 정서적 이유가 있다면 그것을 표현해 주어야 합니다. “아유.. 우리 아기가 배고파서 화가 났구나.. 화가 나니 막 가려워졌어.. 엄마가 대신 만져줄게.. 긁지말고 맘마 먹자” 이렇게 해주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가능한 긍정적인 정서(신나는구나, 재밌어, 기분이 좋구나 등)를 표현할 기회를 만들어 주시고, 이를 말로 표현해주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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