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와 아이의 참 좋은 동고동락

조회 2815 | 2014-02-08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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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견 인구 1000만 시대. 아이가 개를 간절히 원하거나 개를 키우다가 임신을 하면 갓난아기와 함께 키워도 될까 고민이 된다. 인간의 가장 가까운 동물 친구인 개는 은근히 키우기 까다롭지만 아이에게 정말 많은 것을 주는 존재다.

이웃집이나 공원에서 인형같이 앙증맞은 강아지를 본 아이들은 '나도 키우고 싶다'며 조르기 일쑤다. 하지만 아이에게 장난감 사주듯 강아지를 넙죽 안겨줄 수는 없는 노릇. 신혼 때부터 개를 키운 경우에도 임신을 확인하면 조심스러워지는 게 사실이다. 혹시라도 갓난아기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까 싶어 걱정되기도 하고, 같은 염려를 하는 주위 어른들의 시선도 곱지 않다. 요즘은 개를 반려견이라 부르며 가족으로 인정하는 추세라 아이가 생겼다고 혹은 돌보기 힘들다고, 병치레를 한다고 키우던 강아지를 함부로 버리거나 다른 집으로 보낼 수는 없는 일이다. 개를 키우면 아이에게 생명의 소중함을 알려주고 정서적 안정감을 주는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돌보는 일이 만만치 않은데다 위생적인 문제 또한 간과할 수 없다. 개와 아이의 동고동락, 어떻게 결정해야 할까?

장단점을 잘 따져본다

요즘은 아이를 하나 둘만 낳다 보니 자기중심적이고 외로움을 많이 타는 아이로 자라기 쉽다. 강아지와 함께 생활하면 정서적 안정이나 책임감 등을 자연스럽게 익힐 수 있다. 이런 정서적·심리적 안정은 최고의 긍정적 효과. 지난해 핀란드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어려서부터 강아지와 함께 생활한 아이들이 잔병치레가 적고 면역력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털이나 먼지에 예민한 아이가 아니라면 개와 생활하는 것이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 아이가 어리다고 무조건 반대하기보다 긍정적 효과도 함께 살펴보도록 하자.

강아지 돌보기는 부모의 몫이다

개는 에너지 넘치는 살아있는 생명체다. 그런 만큼 개를 키우려면 커다란 책임감이 필요한데 단순히 아이가 원한다고 사주다가는 제대로 돌보지 못해 천덕꾸러기가 될 수도 있다. 나아가 스트레스를 받은 개가 아이를 공격할 수도 있고 위생적인 문제도 안심할 수 없다. 대소변을 가린다고 해도 개의 특성상 철저히 위생관리를 하지 않으면 벼룩이나 진드기가 생길 수 있다. 흔히 강아지 한 마리 키우는 것이 아이 하나 키우는 것과 비슷하다고들 한다. 그러니 강아지를 들이기 전에 끝까지 책임질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고 결정하자. 아이보다 부모가 개를 좋아하고 잘 키우겠다는 각오가 있어야 한다. 경제적인 부분도 전혀 무시할 수 없다. 아이와 같은 공간에서 생활하는 만큼 더욱 철저한 관리가 필요한데, 각종 예방접종 및 아플 때 드는 치료비는 물론 미용 관리에도 제법 비용이 든다. 아이 키우는 것보다 돈이 더 많이 든다는 게 우스갯소리만은 아니다.

돌 이전 아이와 강아지를 함께 키운다면

돌 이전 아기와 개를 함께 키우려면 여러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이 많다. 이런 경우 대개 임신 전부터 개가 집안의 막내로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지냈을 가능성이 크다. 그래서 아기가 태어나면 개가 질투를 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기도 하며, 인지 능력이 낮은 아기가 개를 괴롭혀 화를 북돋을 수도 있다.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랄 때까지 키우던 강아지를 친인척 집에 맡기는 것이 손쉬운 해결책이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을 수도 있고 굳이 그런 선택을 할 필요도 없다. 대신 돌 이전 아이와 개를 함께 키우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우선 부부 침대에서 강아지와 함께 잠을 자던 상황이라면 따로 개집을 마련해 독립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훈련시키자. 대소변을 완벽하게 가리는 것은 물론 위치 또한 최종적으로 확인하고, 털이 많이 빠지는 견종이라면 짧게 잘라준다. 아이의 잠자리는 바닥이 아닌 강아지가 쉽게 올라오지 못하는 아기침대를 이용할 것. 손에 잡히는 대로 입에 가져가는 아기의 특성상 철저한 실내 청결은 물론 사료와 애견용품 등이 아이 손에 닿지 않도록 신경써야 한다. 개집 주위에 철제 가드를 세우는 것도 방법이다. 강아지의 성격 또한 중요한데, 특히 질투심이 강하고 평소 아이와 어울리지 못하는 강아지라면 초반에 확실하게 서열을 잡아야 한다. 이때 부모의 1순위는 아이이며 강아지가 함부로 해서는 안 되는 존재임을 인식시킬 것. 이런 생활에 익숙해지면 아이와 강아지는 친구처럼 지내게 되고, 혹시 아이가 괴롭히더라도 강아지가 알아서 피하게 된다.

만 3세 이후에 개 입양이 적당

기존에 키우던 개가 아니라 새로 강아지를 들이기로 했다면 아이의 인지 능력이 어느 정도 발달하는 만 3세 이후가 적당하다. 시회성이 발달하지 못한 3세 이전 아이에게 개를 사주면 하나의 생명체라기보다 장난감쯤으로 여기기 쉽기 때문이다. 또한 아이가 진짜로 개를 받아들일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한 번 본 강아지의 귀여움에 빠져 간절히 원한다면 개를 들이기 전에 애견카페를 찾아 아이가 강아지와 잘 어울리는지 확인해보는 것도 방법이다. 애견카페에 주인과 함께 온 강아지들은 대부분 성격이 온순하고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어린아이들과도 잘 어울린다. 만약 아이가 강아지에 두려움을 느낀다면 강아지 입양에 대해 다시 한 번 심사숙고해볼 것.

 

◆ 아이와 개가 사이좋은 친구 되는 법

 

1 강아지를 동생 같은 존재로 인식시킨다

개는 사람을 특히 잘 따르는 동물로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꼬리를 흔들며 반갑게 맞아주는 등 애교가 많다. 하지만 개가 매번 이런 귀여운 행동만 하는 건 아니다. 간혹 아이의 물건을 망가뜨리거나 대소변을 가리지 못하는 등 사고를 치기 때문에 아이에게 개는 소유물이 아닌 돌봐줘야 할 동생으로 인식시켜야 한다. 아이가 꼬리를 끌어당기거나 힘껏 때리면 개도 화가 나 아이를 공격할 수 있다. 평소 개가 마음에 들지 않은 행동을 했을 때는 가볍게 야단치고 예쁜 행동을 했을 때는 칭찬할 수 있도록 돌보는 요령을 가르쳐주자.

2 성견보다 만 1세 미만 개를 입양한다

강아지는 만 1세 이후부터 성견으로 보는데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릴수록 호기심이 강하고 활동적이라 아이에게는 성견보다는 생후 12개월 미만 강아지를 입양하는 것이 좋다. 특히 나이가 많은 성견은 서열상 자기를 어른으로 느껴 자칫 아이를 무시할 수 있다. 하지만 생후 1~2개월 된 강아지는 입양하지 않도록 주의할 것. 만 3개월까지는 강아지도 어미의 젖을 먹고 형제견들과 함께 생활하며 사회성을 익혀야 건강한 강아지로 자랄 수 있다. 지나치게 어린 새끼 강아지를 들이면 면역력이 약해서 쉽게 병들어 죽을 수도 있는데, 이는 새로운 식구를 맞이한 아이에게 정신적으로 큰 충격일 수밖에 없다. 그러니 성격이 온순하면서도 활발하며 건강한 만 1세 이전 강아지가 새 식구로 적당하다.

3 강아지 훈련은 부모가 맡는다

성견이 되기 전 '앉아', '손', '엎드려' 등 간단한 복종 훈련을 시키는 것이 좋다. 복종 훈련은 목소리의 강약과 높낮이로 구별하기 때문에 아이가 아닌 부모가 시켜야 한다. 좋은 짓과 나쁜 짓을 명확하게 가르쳐야 하는데 칭찬할 때는 부드럽고 상냥한 목소리로 머리와 몸을 쓰다듬어주고, 야단칠 때는 엄격한 목소리로 짧게 말할 것. 훈련이 잘된 개는 아이의 명령도 쉽게 따른다. 간혹 아이에게 책임감을 키워주고 싶어서 강아지의 대소변 처리, 사료 주기 등을 맡기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초등학교 입학 후에 시켜보는 게 적당하다. 자칫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부담스러워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고, 이는 개 자체를 좋아하지 않게 만들 수 있으므로 지나친 책임감은 부여하지 말 것. 아이가 어리다면 엄마 아빠와 함께 강아지를 돌보는 것만으로도 책임감을 키우기 충분하다.

4 개집을 따로 마련해준다

아이의 장난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개가 의외로 많다. 사람 손을 많이 탄 개도 자기만의 시간과 공간이 필요한 법. 편안하게 휴식을 취하고 잠들 수 있도록 거실이나 주방 등 독립된 공간에 개집을 마련해주자. 개는 포근한 것을 좋아하므로 개집에 방석을 깔아주고 좋아하는 인형도 몇 개 놓아준다.

5 일주일에 2~3번, 아이와 함께 산책한다

개는 먹는 것만큼 뛰어노는 것을 좋아한다. 그런데 요즘은 실내에서 주로 생활하다 보니 산책을 소홀히 하는 경우가 흔한데 이는 좋지 않다. 특히 아이와 함께 키우는 강아지라면 산책이 더 중요해진다. 밖에서 신나게 뛰면서 에너지를 발산해야 집 안에서는 얌전하고 온순하기 때문. 개가 밖에서 뛰어놀면서 운동을 하면 두뇌 활동을 자극하여 치매 예방에도 효과적이다. 일주일에 2~3번 공원이나 공터로 나가 아이와 함께 맘껏 뛰놀면 아이와 강아지와의 유대감이 깊어질 뿐 아니라 사회성도 높아지는 등 일석이조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간혹 밖에서만 똥을 누도록 배변 습관을 들인 개도 있는데, 이 경우 매일 개를 산책시킬 상황이 안 되는 어린아이가 있는 집에서는 의외로 장애가 되기도 하니 유의한다.

6 위생에 특히 신경쓴다

개가 아이의 면역력을 키워준다는 연구결과가 있기는 하지만 털에는 각종 병균과 해충이 숨어 있기 쉽다. 그러니 일주일에 1번 목욕시키고, 배설물은 바로바로 처리한다. 털이 잘 안 빠지는 견종이라도 개를 키우는 집에는 어느 정도 털이 날릴 수밖에 없다. 더구나 개는 어둡고 비좁은 책상이나 소파 밑에 웅크려 숨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집 안 곳곳을 늘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 털이 많이 빠지는 경우 제대로 청소를 안 하면 개털 뭉치가 집 안 구석구석을 돌아다니는 건 순간이다. 또 개의 나이에 따라 예방접종을 철저히 하는 것은 물론 벼룩·진드기 방지제를 이용해 청결을 유지하도록 하자.

 

◆ 아이와 함께 키우기 좋은 개

 

푸들

성격이 온순하고 사교성이 강하며 배려심과 충성심이 뛰어난 푸들은 지능이 높은 견종. 짜증을 잘 내지 않으며 친절하고 인내심이 강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특히 잘 어울린다. 털이 잘 빠지지 않는 편이지만 정기적인 미용 관리로 털이 날리지 않도록 신경쓰자.

시추

생김새가 귀엽고 냄새가 적으며 영리하고 다정하다. 시추는 혼자서도 잘 놀기 때문에 손이 많이 가지 않는 견종으로 어린아이와 장난도 잘 친다. 다만 식탐이 강해서 쉽게 비만해질 수 있으니 자주 산책시키는 게 좋다.

비글

성격이 지나치게 활달해 잠시도 가만있지 못하고 사고를 잘 치는 탓에 '3대 지랄견'으로 꼽히는 견종이다. 하지만 영리하고 성격이 명랑하며 잘 지치지 않기 때문에 아이가 활동적이라면 비글을 선택하는 것도 좋다. 단모종이라 털빠짐이 적을 것 같지만 의외로 털이 많이 빠지는 견종. 아이가 천식이나 비염이 있다면 피하는 게 좋을 듯.

불독

친절하고 충성심이 강한 불독은 지치지 않는 체력을 지녀 활동적인 아이와 특히 잘 어울린다. 다른 견종이나 동물들과 잘 어울릴 정도로 사회성이 높지만 화가 날 때는 주의해야 하므로 기본적인 복종 훈련을 해두는 것이 좋다. 성견의 경우 25kg 내외로 육중하지만 성격이 의젓하여 아파트에서도 잘 지낼 수 있다.

골든 리트리버

마당이 있어 대형견을 키울 수 있는 여건이라면 충성심이 강하고 똑똑한 골든리트리버도 좋은 선택이다. 인내심이 강해 아이의 짓궂은 장난도 기꺼이 받아줄 뿐 아니라 운동량이 많아 아이와 함께 뛰놀며 생활하기 좋다.

 

다른 애완동물은 어떨까?

고양이 | 강아지처럼 사람을 따르는 일명 '개양이' 성격을 가진 고양이가 늘고 있어 고양이를 키우는 집도 늘고 있다. 하지만 원래 고양이는 성격이 예민하고 경계심이 강한 동물이라 아이와 함께 키우기 쉽지 않다. 특히 아이가 장난을 칠 경우 반사적으로 공격할 수 있어 아기침대에 가까이 접근하지 못하도록 훈련시킬 것. 하지만 강아지처럼 아이를 질투하지 않아서 키우기 수월한 점은 있다.

거북이 | 수조에서 생활하는 거북이는 물고기와 달리 가끔 물 밖으로 나와 일광욕을 즐기기 때문에 의외로 키우는 매력이 있다. 청결하지 못한 환경에서 키우면 살모넬라균이 증식하기 때문에 깨끗이 관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아이가 거북이를 만질 때는 부모가 옆에서 지켜봐주고 만진 후에는 꼭 손을 씻게끔 한다.

햄스터 | 종류에 따라 다르지만 햄스터는 성격이 비교적 온순하고 몸집이 앙증맞아 아이들이 흥미를 보이기 쉽다. 하지만 발톱이나 이빨이 의외로 날카롭기 때문에 사육장에 넣어 키워야 한다. 또 몸집에 비해 배설물이 많아 기생충이나 병균의 온상이 되기 쉬우므로 배설물을 수시로 처리하고 사육장도 청결하게 관리한다. 번식력이 매우 강하므로 암수 따로 분리해 키우는 게 좋다.

털 관리를 잘해주더라도 강아지의 털빠짐은 피할 수 없다. 아토피나 천식이 있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약해서 강아지의 털 날림에 민감한 반응을 보인다. 그래서 아이의 정서를 고려해 입양했다가 이러한 문제로 곤란에 처하는 경우가 의외로 많으므로 강아지 입양은 처음부터 신중을 기해 결정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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