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는 원래 잘 넘어진다지만 이유가 있다!

조회 13922 | 2014-03-31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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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은 원래 잘 넘어지고 다치면서 크는 거라고 쉽게 생각하지만 이유를 불문하고 잘못 넘어지면 크게 다쳐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오거나 심적으로 큰 충격을 받는 경우도 있어 위험하다. 피부에 생긴 상처가 흉터로 남으면 보기에도 안 좋고, 아이가 크는 내내 콤플렉스가 되기도 한다. 유난히 잘 넘어지고 삐는 아이, 원인부터 찾아보자.

넘어지는 데도 이유가 있다
CNS정형외과 최근선 원장은 만 7세가 되어야 보행이 안정화된다고 말한다. 그 전에 나타나는 잘못된 보행은 정상 과정일 수도 있다는 것. 대개 안짱걸음을 걸으면서 자기 발에 걸려 넘어지거나, 까치발을 딛는 등 불안정한 보행을 할 수 있지만 크게 문제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러나 만 5세경에도 보행이 불안정하다면 그땐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왜냐하면 만 7세 이후 잘못된 보행 패턴이 고착화되면 그 이후에는 교정이 더 힘들어지기 때문이다. 아이가 목과 어깨, 허리 등을 뻐근해하면서 쉽게 피곤함을 느끼거나 앉아 있을 때나 걸어 다닐 때 자세가 좋지 않다면 보행에 문제가 있다는 증거다.
“어린 나이라도 어깨 높이가 다르고, 팔과 다리의 길이가 달라 보이는 현상이 있을 땐 빨리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잘못된 보행으로 척추의 변형이 진행되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죠. 잘못된 보행은 결국 무릎과 발목 같은 관절의 문제를 일으키고, 골반을 비뚤어지게 만들어 척추측만증 같은 척추 변형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아이가 자주 넘어진다면 이런 잘못된 보행이 가장 큰 원인일 수 있어요.”

한의학에서는?
아이는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가는 팔다리와 큰 머리 때문에 무게중심이 높아 잘 넘어진다. 게다가 걷기보다 뛰어다니는 경우가 많고 주의 집중력이 낮아 넘어지기 일쑤. 한의학에서는 아래와 같이 간이 허약한 아이나 기운이 달리는 아이, 그리고 소화기가 약한 아이에게서 유독 자주 넘어지는 증상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다. 중랑 함소아한의원 황경선 대표원장은 “넘어져서 발목을 삐끗한 경우 부종이 생기거나 통증을 호소할 때는 테이핑 요법과 침 치료를 병행하면 효과적입니다. 침 치료는 어른들이 한의원에서 맞는 그런 침법 외에도 자석을 몸에 붙여주는 자석침, 스프링 요법으로 그 자리에서 몸에 살짝 톡톡 놓는 침법, 레이저 침법 등 아프지 않게 치료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으니 아이에게 맞는 치료를 받으면 됩니다”라고 조언한다.

간(肝)이 허약한 아이_ 한방에서는 ‘간주근(肝主筋)’이라고 해서 간이 건강해야 근육 힘이 좋다고 본다. 간이 허약한 아이는 조금만 활동해도 쉽게 지치고 자주 어지러워하며 잘 넘어지는 편. 간이 약하다는 것은 근육이 유약하고 오기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 Advice_ 아이가 편식하지 않게 하고, 신선한 채소를 먹여 간의 혈액을 보충해주어 기의 순환을 원활하게 해줘야 합니다. 사물탕, 보간탕이 대표적인 처방으로 철마다 간을 보해주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기운이 달리는 아이_ 겉으로 보기에는 기운이 있고 겁도 별로 없는데 활동력이 워낙 많아 잘 넘어지는 아이는 넘어져도 잘 울지 않는 게 특징. 이는 과도한 체력 소진으로 인해 다리가 약해진 경우로 아침에 짜증을 부리면서 일어나는 일이 많고, 저녁에는 다리가 쑤신다며 주물러달라는 일이 많다.
☞ Advice_ 특히 이런 증상은 여름에 잦기 때문에 삼계탕 등의 보양식으로 기운을 보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한방에서는 황기, 인삼, 진피 등으로 양기를 끌어올리는 보중익기탕을 대표적으로 처방합니다.

소화기가 약한 아이_ 식사량이 적거나 입맛이 예민하고, 밥 외에 다른 군것질거리를 찾는 경우가 많다. 소화기 관련 경락이 흐르는 입 주변에 피부 트러블이 잦으며, 배를 만져보면 근육이 굳어 딱딱하고 자잘한 복통이 수시로 일어난다. 아이가 예민해서 코피도 잦고 입안이 허는 구내염이 자주 생기기도 하며, 다리에 쥐도 자주 나는 게 특징.
☞ Advice_ 찹쌀엿이나 수수엿, 멥쌀엿을 간식으로 주면 좋아요. 엿은 곡물의 농축액으로 설탕과는 기운이 달라 복통을 완화해주고 소화기를 강화시킵니다. 한방에서는 백작약, 생강, 조청 등을 넣은 소건중탕이 대표적인 처방입니다.
※ 도움말_ 중랑 함소아한의원 황경선 대표원장․노원 함소아한의원 최승용 대표원장

 

"아이가 넘어졌어요!” 응급 상황 대처 요령
CNS정형외과 최근선 원장은 “아이들은 성인에 비해 몸이 가볍고 유연하기 때문에 교통사고 등이 나도 어른에 비해 증상이 가벼운 편입니다. 하지만 팔꿈치의 통증은 그리 가볍게 생각해선 안 됩니다. 소아 골절의 경우 팔꿈치의 손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고, 팔이 휘는 등 이에 대한 후유증도 심각하기 때문이에요. 따라서 아이가 인라인 스케이트 등 야외 활동을 할 때는 꼭 보호 장구를 착용시켜야 합니다”라고 강조한다. 그나마 아이가 넘어져서 다리가 삐거나 가볍게 상처가 나는 것은 크면서 한 번쯤은 겪을 수 있는 일이라고 넘길 수 있다. 문제는 목과 머리 등을 다쳤을 때 나타나는 무서운 결과들. 넘어지거나 부딪히면서 머리를 다친 경우 밖에서 보이는 상처보다 내출혈로 인한 두개내압의 상승이 더 치명적이므로 아이가 속이 메슥거리거나 토할 때는 즉시 응급실에 가서 CT 등 정밀 검사를 받아봐야 한다.

염좌(인대가 늘어나거나 일부 찢어져서 삐는 증상)_ 다친 부분을 붕대로 감아주거나 부목을 대서 고정시키고, 높이 올려주어 얼음찜질을 해준다.
찰과상(마찰에 의해 피부 표면에 입은 긁힌 상처)_ 흐르는 물로 상처 부위를 닦아주고 깨끗한 손수건 등으로 덮어 압박해주면 출혈을 멈출 수 있다.
척추 골절(척추 뼈가 부러진 상태)_ 매우 심각한 상황. 함부로 아이를 움직이지 말고 그 상태 그대로 유지하면서 전문 의료진이 도착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엉덩이(꼬리뼈) 골절_ 넘어질 때 흔히 나타날 수 있는 상황으로 응급 상황은 아니지만 가까운 병원에 방문해 진단을 받아봐야 한다.
목 골절_ 기도를 확보하고, 목을 고정해야 하는 것이 원칙이지만, 의료 상식이 없는 사람이 하기엔 매우 위험한 상황이므로 전문 의료인이 올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 함부로 목을 움직이다가 돌이킬 수 없는 최악의 상황을 자초할 수 있다.

넘어지면 왜? Q&A
Q1. 아이 어른 할 것 없이 넘어져서 꼬리뼈를 다치면 아픈 증상이 오래가는데, 왜 그런가요?
A. 골절 자체의 통증도 있지만 골반이 움직이면서 골절 부위가 움직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른 부위의 골절과는 달리 꼬리뼈는 고정이 안 되기 때문에 아픈 증상이 더 오래갈 수 있어요.
 
Q2. 넘어져서 파상풍에 걸리기도 하나요?
A. 넘어지는 것만으로는 파상풍에 걸리지 않습니다. 상처가 나면서 외부의 파상풍균이 몸 안으로 유입될 경우에 발생하지요. 유병률은 낮지만 일단 발병하면 치료가 힘들기 때문에 20세가 넘은 성인도 10년에 한 번씩 시행하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 도움말_ CNS정형외과 최근선 원장

Q3. 우리 아이는 넘어지거나 부딪치면 멍이 잘 들고, 오래가서 걱정이에요.
A. 한의학에서는 혈액이 제대로 순환이 안 되고 정체되어 있는 상태를 어혈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말해 어른들이 말씀하시는 ‘죽은 피’로 이해하면 됩니다. 똑같이 부딪쳐도 속에 열이 많으면서 피가 탁한 아이는 어혈이 잘 생깁니다. 이런 아이들은 눈 아래에 정맥혈이 몰리면서 다크서클이 심하고 모기에 물렸을 때 유독 심하게 붓고 그 자국이 착색되어 오래가는 사례가 많습니다. 처방으로는 속열을 풀면서 혈액 속의 어혈을 없애는 서각지황탕이 대표적입니다.

Q4. 잘 넘어지는 아이, 어떻게 관리해야 할까요?
A. 아이들은 잘 뛰어다니면서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려 잘 넘어지기 쉬운데, 특히 계단에서는 상해의 정도가 심하기 때문에 아이를 각별히 지켜보고 지도해야 합니다. 넘어지는 이유 중에는 신발 바닥이 미끄러운 경우가 의외로 많아요. 신발 바닥을 점검해보는 것도 필수죠. 아무리 성장 속도가 빠른 어린아이라고 해도 자기 발보다 훨씬 큰 신발은 넘어지기 쉽고 걸음걸이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으니 되도록 아이 발에 맞는 신발을 신기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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