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들이 아들을 남자답게 키우려면

조회 2233 | 2014-04-30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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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남자답게 혹은 강하게 키우려면 엄하게 키워야 할까? 아니면 많은 아빠들이 딸에게 하듯이 스킨십과 애정표현을 많이 하면 될까? 아들이 자신의 성역할을 발달시키려면 아빠는 어떻게 해야 할까?

 

성역할 발달 연구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때는 1940년대였다. 1929년 시작되어 1930년대 내내 지속되었던 대공황과 뉴딜 정책,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발발한 2차 대전은 사회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이런 혼란과 위기 속에서 사람들은 강한 남성성을 갈망했으며, 자연스럽게 어떻게 하면 아들을 남자답게 키울 수 있는지, 어떻게 해야 아빠가 그런 성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지를 연구하기 시작했다.

 

초기 연구자들은 아빠의 남성성이 높을수록 아들의 남성성이 높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아빠와 아들의 남성성을 조사해 두 점수의 상관을 구했다. 남성적인 아빠 밑에서 자란 아들이 남성적일까? 우선 여러 연구에서 남성성을 측정하기 위해 사용했던 척도 가운데 몇 문항을 살펴보자.

 

“나는 어려운 상황에서 내 자신을 믿는다.”

 

“나는 리더로 행동하기에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꺼이 위험을 감수할 것이다.”

 

“나는 경쟁적이다.”

 

“어떤 일이 일어나도 쉽게 마음을 추스를 수 있다.”

 

아빠가 이런 문항에 ‘그렇다’고 답할수록 아들도 과연 그럴까? 결과는 일관되지 않았다. 아빠와 아들의 남성성 사이에 상관이 존재하다고 입증한 연구도 있었지만, 이에 못지않게 반대 결과를 보인 연구도 많았다. 결국 연구자들은 아빠의 남성성이 아들의 남성성 형성에 영향을 미친다는 가설을 철회해야 했다.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가설이 입증되지 못하자 연구자들은 이내 다른 변인을 찾기 시작했다. 도대체 아들의 남성성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 무엇일까?

 

연구자들은 아빠와 아들의 관계에서 질적인 측면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아빠가 아들과 따뜻하고 온화한 관계를 맺을수록, 아들이 보다 남성적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에 대해 1970년대부터 아버지와 어머니의 양육 행동에 대해 다양한 연구를 진행했던 이 분야의 권위자이자 영국 캠브리지대학교의 심리학과 교수, 그리고 미국 국립보건원 산하의 아동 건강 및 인간발달 연구소를 맡고 있는 마이클 램(Michael E. Lamb)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아들은 아버지와 따뜻한 관계를 맺을 때, 그들의 문화가 가지는 표준적인 성 역할에 순응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그들의 아버지가 얼마나 ‘남성적’이냐와 무관했습니다. 따뜻함과 친밀감을 여성의 특징으로 여기는 사람들의 생각과 비교할 때 이 사실은 놀랍습니다. 이와 비슷한 결과가 심리사회적 적응의 다른 측면과 성취감을 조사한 연구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아버지의 따뜻함과 친밀감은 효과적이었던 반면 아버지의 남성성은 무관했습니다.”

 

아빠들이여 아들을 남자로 키우고 싶은가? 그렇다면 딸에게 하듯 아들에게도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하고 따뜻하게 대하라. 물론 규율을 가르치고 독립성을 심어줄 필요가 있지만, 필요 이상으로 아들을 불안하게 만들거나 엄하게 대하는 것은 좋지 않다. 아들이 속상한 마음에 울음을 터뜨릴 때 “사내자식이 그렇게 눈물이 많아서 어떡해?”, “남자가 뭘 그것 가지고 우냐?”고 핀잔을 주어서는 안 된다. 그 감정을 알아주고 인정해 주면 좋다. 그래야 자신의 성역할을 발달시키면서도 유연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나중에 성인이 되어서 아빠로부터 사랑을 많이 받았다고 회상할 정도로 아들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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