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는 ‘말하는 법’을 이렇게 배운다

조회 3328 | 2014-06-01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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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마 빠빠”, “아부드거” 아기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처음엔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옹알이를 하더니 몇 개월이 지나자 엄마가 “우유 먹자” 하면 아기도 “우유”라고 한다. 엄마의 언어를 하나하나 모방하기 시작하던 아기는 점점 보이는 사물마다 “뭐야?”를 연발한다. 어딜 가나 말을 걸어서 엄마를 귀찮게 하던 아기는 어느새 종달새처럼 지저귀며 제법 어려운 말도 척척 해낼 수 있게 된다. 너무나 기특한 아기의 말 배우기. 과연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일까?

말문 열기 전엔 ‘소리 내는 법’을 익힌다

“땀땀해” “아가야. 뭐라고?” “방 땀땀해” 24개월 된 아기 성호는 아직 “깜깜해”라는 발음이 정확하지 않다. 처음엔 “맘마마”하는 것만으로도 신기했는데 요즘은 아기가 좀더 또박또박 정확하게 말을 했으면 좋겠다는 맘이 드는 성호 엄마. 하지만 언어임상가인 이상경 씨에 따르면 발음할 수 있는 소리에도 순서가 있다고 한다.

“말은 호흡 기관과 발성 기관과 조음 기관이 협응을 이루어서 내는 것입니다. 즉, 폐에서 호흡을 거쳐 발성 기관인 성대를 지나 구강과 비강에서 공명을 하고, 입술과 치아 등 조음기관을 거쳐 소리가 완성되는 것이지요. 그래서 아기들이 말을 배울 때는 먼저 내는 특유의 소리들이 있습니다.”

소리를 만드는 조음 기관이란 입술과 이, 잇몸, 혀, 입천장, 인두 등을 말한다. 소리를 내려면 특히 혀의 기능이 중요한데 ‘ㄱ, ㄴ, ㄷ, ㄹ…’과 같은 자음을 발음할 때 혀가 어떤 기관과 힘을 합쳐 소리를 만드느냐에 따라 치조음, 양순음, 연구개음, 경구개음으로 나뉜다. 아기들은 입술을 꽉 다문 후 공기를 모았다가 터트리면서 내뱉는 양순음(ㅁ, ㅂ, ㅃ)부터 습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사용 빈도도 높게 된다.

다음에 발달되는 치조음은 혀끝을 치아에 대면서 내는 소리로 ㄴ, ㄷ, ㅌ, ㄸ, ㄹ, ㅅ, ㅆ이 해당되고, 이중 ㄹ, ㅅ, ㅆ은 5~6세가 되어도 완전한 발음 구사가 어렵다. 다음으로 입천장 뒤의 연한 부분과 혀 뒷부분이 맞닿아 내는 연구개음인 ㄱ, ㄲ, ㅋ에 이어 입천장 앞의 단단한 부분과 혀 앞부분이 맞닿아 내는 경구개음 ㅈ, ㅊ, ㅉ을 발음하기에 이른다. 물론 이런 언어 발달의 순서는 의미 있는 낱말을 구사할 때 적용되는 것이다.

혀는 단순하게 전후운동만 하는 것이 아니라 말소리 하나를 내기까지 미세한 움직임을 통해 소리 내기를 도와준다. 또한 후두에는 좌우 한 쌍의 성대가 있어 장벽을 이루고 있는데, 그 사이의 성문을 개폐함으로써 공기를 진동시켜 음을 만든다. 남자는 성대의 질량이 큰 만큼 진동이 적기 때문에 저음을 내는 것이고 여자는 성대의 질량이 작아서 고음을 내는 것인데, 아기는 질량이 여자보다 작으므로 더 높은 음을 낼 수 있다.

월령별 대화 기술

0~6개월_ 태어난 그 날부터 아기에게 말을 건다. 어떤 내용이든 상관없다.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들, 가령 아기 방의 내부구조나 엄마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해서 실황중계를 해도 좋다. 다만, 가급적 아기와 눈을 맞추되 짧고 간단한 문장을 사용하며 천천히, 정확하게, 여러 번 반복해 말한다. 8주 이후부터는 아기가 보이는 작은 변화에 적극적으로 반응하며, 조금 과장되게 표정을 지어도 좋다. 3개월 이후부터는 말 흉내 내기나 노래 부르기, 노래에 맞춰 몸 간질이기, 손가락·발가락 헤아리기 등의 신체 놀이를 곁들인다.

7~12개월_ 이 때부터는 둘이서 대화하고 있다고 생각해야 한다. 아기가 말할 차례가 되면 시간을 넉넉하게 준다. ‘까꿍 놀이’ 등의 간단하고 반복이 많은 말놀이를 한다. 손을 써서 하는 놀이에 따르는 동요도 불러준다. 아기가 ‘아바바’, ‘맘마’ 등 같은 소리를 되풀이하여 낼 때 흉내도 내어준다. 의태어, 의성어를 듬뿍 사용하고 몸짓을 사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또한 아기가 손가락질하는 사물들은 모두 이름을 가르쳐준다.

13~18개월_ 질문이나 지시보다는 아기가 흥미로워하는 것에 관해 이야기한다. 소리 나는 장난감, 그림책 등도 적극 활용한다. 가급적 간단한 문장을 사용하되 새로운 낱말은 다양하게 사용해도 좋다. 예를 들어 ‘신발’이라는 낱말을 알려줄 때에는 “현관에 신발이 있어”하는 식으로 단문을 이용해 가르치는 것이다. 또한 “그것, 거기 둬”가 아니라 “책을 책상에 둬”라는 식으로 대명사가 아닌 정확한 명칭을 사용한다. 여전히 되풀이하는 것이 중요하므로 같은 말을 다양한 문장 속에서 사용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가령, “사자가 있네, 사자는 무서워, 커다란 사자”라는 식으로 표현한다.

19~24개월_ 아기가 말한 내용을 조금 확장시켜서 아기가 생각해내기 쉽게 얼마간 덧붙인다. “물, 젖었어”라고 아기가 말했다면 ”그렇구나, 컵을 떨어뜨려서 옷이 젖었구나. 그럼 옷을 갈아입어야겠다. 그치?“하고 말해준다. 이렇게 하면 아기가 문법을 익히는 데 크게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특정 대상에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리고 아기가 발음이 틀리고 문장을 뒤죽박죽 만들거나 말소리를 생략할 때는 나무라지 말고 되풀이하여 바른 말을 들려주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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