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

조회 2018 | 2014-06-06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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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 마디에 천 냥 빚을 갚는다'는 말이 있다. 말이란 그 만큼 중요하고 유용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말은 때론 보이지 않는 흉기가 되기도 한다. 별 뜻 없이 내뱉는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아이를 키우는 엄마들은 가끔씩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아이에게 모진 소리를 하게 될 때가 있다. 물론 서슬퍼런 엄마의 기세에 주눅이 든 아이를 보면 금세 가슴이 뜨끔해서 후회를 하기 마련이지만 '애들이 뭘 알아. 곧 잊어버리겠지' 하고 슬그머니 고개를 쳐드는 불안감을 애써 털어버리며 외면한다. 그러나 그건 엄마의 바람일 뿐 아이는 이미 마음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입었을 가능성이 크다.
엄마의 말 한 마디가 더욱 중요한 것은 그것이 일상적으로 어떠한 제어 장치도 없이 휘둘러질 수 있다는 데 있다. 엄마들은 흔히 어느 누구보다 아이를 사랑하기 때문에 엄마 자신이 하는 말이나 행동은 100% 아이를 위한 것이라고 믿는다. 하지만 별다른 뜻 없이 홧김에 또는 장난 삼아 내뱉는 말 한 마디가 아이에게 미치는 파장은 엄마가 생각하는 것 이상이다. 더군다나 아직 부모 이외에는 주변에 자신을 평가할 만한 어느 누구도 갖지 못한 어린 아이의 경우는 더욱 그러하다.
아이에게 말하기에 앞서 뱃속에 있는 아기도 엄마의 말을 알아듣는다며 태교다, 태담이다, 갖가지 정성을 들여가며 조심스레 말을 걸었던 것을 기억하자. 하물며 세상에 태어나 눈과 귀가 다 열리고 나름대로 제 생각까지 갖춰가고 있는 존재라면 더 말해 무엇하겠는가? 특히 아이에게 있어서 엄마란 존재가 얼마나 절대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가를 생각해 보면 그 중요성은 새삼 들먹일 필요도 없다.
아이에게 해서는 안 될 말, 아이에게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치는 말에는 다음과 같은 것들을 들 수 있다.

“이런 바보, 멍청이 같으니라구, 그것도 못하니?, 그럼 그렇지 네가 뭘 한다고, 넌 안 돼!”
아이를 무시하는 말은 아이의 자존심은 물론 자신감을 상실하게 한다. 만약 아이가 어른이었다면 이런 말을 쉽게 할 수 있었을까? 모르긴 몰라도 아마 주먹질이 오가는 싸움 한판은 너끈히 벌어지고도 남았을 것이다. 아이는 어른과 마찬가지로 하나의 독립된 인격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아이가 뭔가 실수를 했거나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문제가 되는 점만을 지적해서 주의를 주어야지 그것을 빌미로 아이 전체를 평가하는 일은 피하도록 한다.

“하지마, 안 돼, 또 말썽부리려고 그러지?, 시끄러워, 입 좀 다물어라, 너 무슨 짓 했어?, 하지 말라고 그랬지?”
부모가 군대 상관처럼 위압적으로 아이를 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이런 말들은 아이의 호기심과 의욕을 좌절시킨다. 아이가 호기심을 통해 세상을 배워간다는 사실을 머리로는 알고 있으면서 정작 입으로는 이렇게 말하는 부모. 조금은 너그러운 마음으로 아이의 심정을 이해해야 한다.

“내가 왜 이걸 낳아가지고…, 날 좀 가만 내버려 둬, 넌 왜 태어나서 날 괴롭히는 거니?, 무자식이 상팔자지, 너만 없었으면 난 지금쯤 ○○를 할 텐데...”
아이에게 상처를 주는 말들은 부모의 독백이나 부부끼리 하는 대화 가운데 들어 있는 경우가 많다. 직접 아이를 나무라면서 하는 말은 아니지만 이런 말들이 아이에게 주는 상처는 매우 깊다. 아이는 자신이 사랑받지 못하는 가치 없는 존재라고 여기게 되며 이런 의식은 어른이 되어서까지 지속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코 어린 아이가 뭘 알아듣겠느냐며 안이하게 생각할 일이 아니다.

“말 안 들으면 때려줄 거야, 그러면 여기에 너만 두고 간다, 엄마한테 혼나볼래, 자꾸 말썽 피우면 거지한테 데려다준다?”
위협적이고 불안감을 주는 말도 아이에게 유해한 말이다. 이처럼 아이의 불안감을 자극해서 말을 듣도록 만드는 것은 어른들이 흔히 사용하는 방법이다. 그러나 이런 식의 협박은 처음엔 효과가 있을지 모르지만 결과적으로 아이의 반항심만 키워주게 된다. 게다가 이런 말들은 부모에게 버림받을지도 모른다는 잠재적 불안감을 자극하여 아이를 더욱더 부모에게 매달리는 의존적이고 소극적인 아이로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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