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좋은 엄마, 좋은 아빠가 되기를 소망한다. 바라는 대로, 기대한 만큼 이뤄지면 좋으련만. 마음이야 굴뚝같아도 세상은 그리 녹록지 않다. 10년 차 부모도 ‘부모 노릇’ 하기 힘들다는데 이제 막 ‘부모’ 이름표를 단 ‘초보’라면 말해 뭣하나. 하지만 ‘초보’일수록, ‘초보’이기 때문에 ‘육아도 공부가 필요하다’는 마음과 자세가 필요하다.
초보 부모! ‘선행 학습 필요해요’
비단 지혜 씨만의 염려는 아닐 것이다. 특히 첫아이를 임신한 초보 엄마라면 더욱 혼란과 걱정거리에 휩싸인다. 이 세상에 완벽한 부모는 없지만 초보일수록 끊임없이 물어보고 배워야 한다. 산모들에게 신생아 돌보기와 모유 수유 교육을 하고 있는 앙쥬클럽 김경희 팀장은 첫아이 임신을 계획하고 있거나 임신부라면 선행 학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먼저 부부가 아이는 몇 명 낳을 것인지, 출산하기 좋은 달은 언제인지 등 가족계획을 세워두는 게 좋습니다. 부부의 인생 계획에 따라 출산 계획도 이뤄져야 하죠. 출산 전 아기 성장, 발육 등과 관련한 책을 통해 육아 상식을 공부해두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렇지 않으면 확신이 없다보니 여기저기서 하는 말이 다 옳게 들리고, 임신부 자신은 물론 남편도 육아 상식이 없는 상태에서 혼란을 겪게 됩니다. 또한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면 출산 전 반드시 건강검진을 받아 임신하기에 적절한 몸 상태인지 점검이 필요합니다.”
출산 전 부부 관계를 체크해두는 것도 필요하다. 부부 관계가 원만하면 아이는 건강하고 안정적인 정서를 갖고 태어난다. 아이를 어떻게 하면 잘 키울까 고민하기 이전에 우리 부부가 얼마나 행복한지를 생각해봐야 한다는 것. 부부가 아이를 얼마나 원하는지, 아이를 갖는 순간 부부가 얼마나 행복한지에 따라 아기의 DNA가 결정될 정도로 부부 관계는 매우 중요하다. 건강한 아이를 갖기 위해서는 부부가 서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하고 이를 위해 남편과 아내 모두 최소 6개월 전부터 술, 담배를 끊고 가벼운 운동을 하거나 취미 생활을 즐기는 등 서로에게 시간을 할애하도록 한다. 아내가 임신을 했다면 남편은 아내의 달라진 몸과 마음을 이해하고 배려해야 한다. 첫아이의 경우 예비 엄마의 몸과 마음의 부담감은 배에 달한다. 아내를 지지해주고 아내의 말에 귀 기울이자.
임신 주기별 몸의 변화와 주의 사항을 들어보자
임신 초기(0~12주)
태반의 형성이 불완전해 유산될 위험이 있는 시기다. 과도한 운동이나 무리한 여행은 삼가는 것이 좋다. 기초체온의 고온기가 2주 이상 지속되며 젖꼭지가 착색된다. 유방이 커져 팽만감을 느끼고 소변을 자주 보며 질 분비물이 증가한다. 이때는 입덧이 생기기 때문에 소량의 음식을 여러 번 나누어 먹는다. 변비가 생기므로 채소와 과일을 많이 먹고 물을 많이 마시며 매일 일정한 시간에 용변하는 습관을 갖는다. 임신부가 질병, 특히 풍진 같은 병을 앓으면 태아에게 영향을 미쳐 기형아가 될 위험이 있으니 종합검진을 받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
임신 중기(13~27주)
비교적 안정기에 접어든 시기다. 태아가 점점 커져 영양분의 소요량이 많아지므로 충분한 영양소를 섭취해야 한다. 5개월 전후 태동을 느낀다. 하복부와 유방이 점점 커진다. 혈액순환이 원활하지 못해 다리에 핏줄이 서고 치질이 생기기도 한다. 임신 7개월째는 태아의 위치를 진찰해 바로 잡도록 하고 요도감염증으로 열이 나거나 통증이 생기지 않도록 주의한다. 이는 임신중독증과도 관련이 있다. 임신중독증은 손발의 부종, 고혈압, 단백뇨 중 두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을 말하는데 이는 임신부와 태아에게 매우 위험하다.
임신 후기(28주~40주)
복부 임신선이 나타나며 출산에 대한 불안감이 생길 수 있다. 다리 부종이 생기고, 소변을 자주 본다. 말기에는 간혹 소량의 피가 섞인 분비물(이슬)이 나오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수일 내 분만이 시작될 징후다. 출산 준비물은 미리 챙겨두고 언제라도 출산할 수 있는 준비를 갖춘다. 임신 7개월부터는 아침저녁으로 미지근한 물로 유방을 닦은 후 마른 수건으로 젖꼭지와 그 주위를 문질러준다. 임신 마지막 달에는 성관계를 삼가야 한다. 과도한 운동은 조산이나 임신 부종의 원인이 되므로 삼간다.
최대 관건, 산후우울증과 모유 수유!
첫아이를 출산한 산모는 달라진 몸과 아이 돌보는 데 지쳐 쉽게 우울증에 빠진다. 출산 경험이 있는 산모들이야 나름의 노하우로 지혜롭게 이겨나갈 수도 있지만 초보 엄마는 모든 게 힘겹다.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고 심한 경우 아기나 남편이 싫어지고 일상생활에 자신감까지 상실합니다. 이때 가장 좋은 치료 방법은 남편의 격려와 사랑, 충분한 대화죠. 남편이 따듯한 말 한마디를 건네고 아이 돌보는 데 관심을 갖는다면 아내의 우울증은 저절로 치유될 겁니다.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찾는 것도 중요해요.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적정한 수준의 쇼핑도 우울증을 없애는 하나의 방법입니다.”
산후우울증이 누구에게나 나타나는 것은 아니지만, 또한 누구에게나 찾아올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증상이 심하다고 판단될 때는 절대 혼자서 고민하지 말아야 한다.
한편 첫아이를 출산한 엄마들의 가장 큰 관심과 걱정거리는 모유 수유다. 엄마 젖을 먹이는 게 좋다는 건 알지만 어떻게 해야 젖이 잘 나오는지, 아기에게 어떻게 먹여야 하는지 모든 게 궁금하다. 의외로 많은 산모가 모유 수유를 힘겨워한다. 이에 대해 김경희 팀장은 임신 중기부터 유방과 젖꼭지를 마사지해 젖 먹일 준비를 해두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아기가 빨기 쉬운 유두와 그렇지 않은 유두는 있지만 모유가 나오지 않는 유두는 없습니다. 임신이 시작되면 젖샘(선조직)이 발달해 임신 2개월경부터 유방이 커집니다. 출산 전 기저부 운동과 유두․유륜 운동을 꾸준히 하면 유방의 혈액순환을 좋게 하고 유선의 발육을 촉진시켜 젖이 잘 나옵니다. 또 유두 마사지는 유두를 부드럽게 하며 외부 자극에 대한 저항력을 길러줍니다. 인내심을 갖고 꾸준히 운동을 하면 누구나 모유 수유를 할 수 있습니다.”
모유 수유는 분만 직후 시작하는 것이 좋다. 가장 이상적인 수유 시작은 대부분 출생 후 한 시간 이내지만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엄마와 아기의 상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수유는 출생 후 어느 때나 가능하다. 수유 시 산후통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이는 자궁으로부터 혈액 손실을 막으려는 자연적인 과정이다.
신생아에게 흔해요. 놀라지 마세요!
아기를 낳았을 때의 벅찬 감동도 잠시, 초보 엄마는 궁금한 것투성이다. 젖 먹는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종일 잠만 자는 아기가 이상한 게 아닐까 걱정도 되고, 밤새 울어대 온 집 안을 쑥대밭으로 만들어놓는 통에 하루하루가 고통스럽다. 그러나 아기의 특성을 알고 나면 아기 키우기가 훨씬 수월해진다.
황달
신생아의 황달은 생후 2~4일에 시작돼 1~2주 이내에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황달은 생리적인 것으로 아기의 간장이 미숙해 담즙 속에 있는 빌리루빈이라는 색소가 몸속에 쌓여 생기는 것이다. 단, 2주 이상 황달이 지속되거나 정도가 심해서 발바닥까지 노랗게 되는 경우에는 즉시 소아청소년과 전문의와 상의한다.
변
색깔 아기는 갓 태어나 거무스름한 태변을 보고, 며칠 뒤 초록빛을 띤 노란색의 이행변을 보다가, 다시 며칠 뒤부터 노란색의 변을 본다. 아기의 변은 어른과 달라서 먹는 음식과 몸의 컨디션, 월령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변을 보는 횟수도 먹는 음식에 따라 하루 1~5회를 보는가 하면 일주일에 한 번만 보는 경우도 있다. 물론 어느 경우나 정상이다. 일반적으로 모유를 먹으면 변이 묽고 횟수도 3~6회, 또는 그 이상이며 변 색깔은 난항색이 보통이지만 초록색이라도 걱정할 필요 없다.
습진(태열)
습진은 생후 2개월 이후의 아기에게 잘 나타나며, 1~2세가 되면 저절로 없어지는 경우가 많다. 아기의 습진은 과민성이 주원인이며, 습진이 발생하면 긁지 못하게 손톱을 짧게 잘라주고 비누는 가급적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아구창
입안 점막에 좁쌀만 한 하얀 반점이 붙어 있다. 젖병 소독과 유방을 깨끗이 하지 못하면 아기의 구강 내 위생 상태가 좋지 않아 하얀 백태가 입안에 생긴다. 따라서 소독을 철저히 해야 한다.
구토
갓 태어난 아기의 위는 병 모양으로 되어 있어 종종 젓이나 우유를 토한다. 가볍게 몸을 굽히기만 해도 젖이 흘러나오는데 대부분의 경우 아무런 해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구토가 너무 잦고 장시간 계속된다면 정상적인 발육이 되지 않는다. 또 감기나 열이 있을 때도 잘 토한다. 이럴 경우 의사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영아산통
영아산통은 생후 1개월에 나타나기 시작해 3~4개월에는 점차 없어진다. 질병이라기보다 성장 과정에서 보이는 하나의 현상이다. 심한 울음과 함께 열, 구토, 설사 없는 배앓이를 한다. 영아산통은 정서적 압박감이나 급격한 장의 운동, 공기를 삼켜서 생기는 장의 팽창, 과식에서 오는 소화불량 등이 주원인이다. 예민한 아기일수록 심한 배앓이를 한다. 만약 배앓이가 수유 시 삼킨 공기 때문이라면 트림을 시켜주어 달랠 수도 있으나 대부분 별다른 이상이 없는 경우가 더 많다.
유선염
정상적으로 태어난 아기의 90% 이상이 생후 3~4일경부터 유선이 붓기 시작한다. 2주일경에는 최고로 부어오르고, 4주일경이면 완전히 가라앉는다. 부은 유선을 짜보면 회백색의 젖이 나오는데 이것을 마유라고 부른다. 일반적으로 유선이 부었을 때 짜주는 것으로 알고 있으나 도리어 염증을 유발시킬 염려가 있으므로 자극을 주지 말아야 한다. 아기가 보채고 유선에 붉은빛이 돌 때는 균에 감염되었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의사의 진찰을 받는다.
기억해두면 좋은 응급처치
첫아이의 경우 경험이 없다보니 아프면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고 당황하기 일쑤다. 또는 대수롭지 않은 증세가 심각한 병으로 발전하는 수도 있다. 다음은 즉각적으로 처치가 필요한 이상 증세다.
1. 평상시 같으면 놀 시간인데 자려고 할 때 2. 이유 없이 계속 울면서 심하게, 자주 보채기 시작할 때 3. 전신쇠약, 무력감, 감정이 무뎌지는 상태를 동시에 보일 때 4. 경련과 발작성 기침 5. 계속되는 설사와 심한 구토 6. 열이 날 때(38℃ 이상) 7. 평소 잘 먹던 젖이나 우유를 먹지 않으려고 할 때 8. 아기의 소변이나 대변의 양, 색깔, 냄새, 횟수 등에 이상이 생겼을 때(혈변, 혈뇨, 흑색변 등) 9. 보통 이상으로 붉거나 창백한 안색, 건조한 입술, 충혈된 눈, 거친 숨소리. |
화상과 열탕상
모든 화상과 열탕상은 치료를 받아야 한다. 중화상을 입은 아기에게 먹을 것이나 마실 것을 주어서는 안 되며, 노출 부위의 화상은 깨끗하고 마른 붕대로 감아 응급처치 한다. 수포가 생긴 화상은 터뜨리지 말고 치료해야 한다.
약물 사고
아기가 독성이 있는 약물을 삼켰다고 생각될 때는 우선 안정시키고 먹거나 마실 것을 주지 않는다. 의식이 없으면 아기를 엎드려놓고 머리를 옆으로 돌려 뒤쪽으로 기울이고 그쪽 팔다리를 끌어 올린다. 이렇게 하면 토할 때 생길 수 있는 질식을 방지한다.
머리를 다쳤을 때
24시간 정도 상태를 지켜본다. 다친 후 곧바로 안색이 창백해지고 의식을 잃어버리거나 비틀거리며 졸고, 코․귀․입에서 피가 나면 아기를 따뜻하게 감싸 안고 가장 가까운 병원의 응급실로 가야 한다.
의식불명
우선 아기가 질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의식을 잃었지만 숨 쉬는 게 확실하다면 앞가슴을 바닥에 대고 엎드려 머리를 옆으로 돌리게 한 다음 상체를 뒤로 기울인다. 손발을 같은 쪽으로 향하게 하는 것도 회복에 도움이 된다.
전기쇼크
감전됐을 때는 재빨리 스위치를 끈다. 이때 절대로 아기 몸에 손을 대서는 안 된다. 감전으로 아기가 의식을 잃었다면 심장 마사지를 한 다음 인공호흡을 실시한다. 가벼운 감전에는 재빨리 아기를 떼어놓고 감싸준다. 전기로 인한 화상은 가벼운 감전으로도 깊은 상처가 남기 쉬우므로 의사에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