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행동에 대한 보상의 기준 잡기

조회 2349 | 2014-06-26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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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가 편하자고 보상하는 건 아니죠?
잘했을 때 받는 상은 성취감과 만족감을 주어 아이가 좀 더 발전하는 계기가 되지만 상도 상 나름. 아무리 잘했어도 적절치 못한 상은 오히려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자칫 과했다가 아이 버릇만 나빠지게 만드는 보상의 적정선은 어느 정도일까? 보상은 잘못하면 본전도 못 찾고, 잘만 활용하면 잔소리 없이도 아이를 스스로 변하게 할 수 있다.

부모가 아이와 놀이 삼아 하는 것 중에 ‘목표 달성 스티커 붙이기’가 있다. 부모와 아이가 한 목표를 정해놓고 아이가 실행에 옮겼을 때 스티커를 붙여 정한 만큼 다 붙이면 보상을 하는, 일종의 칭찬스티커 같은 것이다. 아이는 이런 활동을 통해 하기 싫었던 행동을 재미있게 여길 수 있게 되고, 왜 해야 하는지 목적의식도 생긴다. 그렇다고 이런 긍정적인 효과만 기대해서 보상을 ‘아이를 꾀는 수단’으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 또 ‘이렇게 해야 잠시나마 아이가 잘하니까…’ 하는, 부모 편하자고 하는 보상은 아이에게 절대 유익하지 않다. 지금껏 아이에게 별생각 없이 보상해왔다면 아이의 변화를 바라기 전에 부모가 먼저 바뀌어야 한다. 부모의 피드백, 보상 내용, 보상 후 유지 관리 등에 따라 아이의 반응도 천차만별이다. 무분별한 보상은 아이에게 더 이상 의미도 효과도 없다.

아이에게 보상이 필요할까?
이 같은 질문에 목동 행복한 아동청소년 심리치료센터 이미영 소장은 “아이에게 보상이 꼭 필요하다, 필요하지 않다를 정의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보상의 목적을 어디에 두는지에 따라 유용하게 쓰일 수 있습니다”라고 대답한다. 보상은 아이에게 일의 대가나 성취감을 얻을 수 있게 하고, 아이가 사회나 가정의 기대에 맞게 행동했을 때 보상이 주어진다는 것, 반대로 기대되는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그만큼의 책임감이 따른다는 것을 알게 하려고 할 때도 필요할 수 있다. 대부분의 부모가 주로 아이가 바꾸면 좋은 행동, 습관, 매일 실천하면 좋을 행동에 보상을 한다. 양치질하기, 자기 물건 챙기기, 식사할 때 앉아 있기, 존댓말 쓰기, 유치원에서 규칙 지키기, 줄 서기, 학습 시간에 바르게 앉아 있기 등이 대표적인 예다. 이미영 소장은 보상을 하지 말아야 할 대표적인 행동도 예를 든다. “‘울지 않기’ ‘떼쓰지 않기’ ‘화내지 않기’ 등 감정적인 부분에도 보상을 적용하는데 이는 옳지 못합니다. 보상은 아이의 행동이 바뀌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보상을 통해 감정을 억제하거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잘못되었다는 인식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또 초등학교 고학년부터는 보상에 대한 효과가 미비하기 때문에 불필요하겠죠?”

보상의 궁극적인 목표부터 알자!
보상은 부모와의 관계를 원만하게 할 뿐만 아니라 잔소리하지 않고, 아이를 비판하지 않으면서 기대되는 행동을 하게 만든다. 아이는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다는 경험을 하면서 한정된 자원 속에서 최대한의 성취감과 만족감을 얻을 수 있다. 너무 많은 허용과 보상은 아이가 노력할 필요성을 못 느끼므로 효과적인 보상을 위해서는 부모가 기본적으로 보상의 목표부터 제대로 이해하고 아이에게 맞는 보상 방법을 정해야 한다. 이미영 소장은 보상의 궁극적인 목표에 대해 습관을 바로잡기 위해 동기와 책임감을 부여하기 위함이라고 말한다.
“부모는 늘 아이가 할 일을 하도록 하기 위해 또는 해선 안 될 일을 하지 않게 하기 위해 잔소리를 하거나 아이를 비난하고 야단칩니다. 그렇게 되면 아이는 부모의 생각이나 말에 따라 움직이고, 결국 성장해서 스스로 할 일을 계획하고 결정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는 의욕이 없고 무기력해 보여 더욱 잔소리를 듣게 되고 야단을 맞게 됩니다. 보상은 아이에게 선물을 주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할 일이 무엇인지 계획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동기부여와 같은 역할을 해야 합니다.”

잘못된 보상 방법, 역효과 가져온다!
잦은 보상, 터무니없이 긴 수행 기간, 아이에게 필요치 않은 보상 내용 등 잘못된 보상 방법은 아이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부모가 가장 많이 하는 실수 중에는 비일관성, 기대되는 행동과 보상과의 잦은 변경, 불일치 등을 들 수 있다. 가령 양치질을 2주일 동안 꾸준히 하면 선물을 사주기로 약속했는데, 부모가 식사 자리에서 “밥 안 먹으면 그 선물 안 사줄 거야” 한다거나 약속한 기간이 남았는데도 어린이날 또는 생일이나 아이가 졸라서 미리 사주는 것이다. 이 경우 아이는 양치질을 할 필요성이 없어지기 때문에 문제 행동이 나아지지 않는다. 아이가 떼쓰는 것을 멈추게 하기 위해 즉각적으로 “사탕 줄게. 울지 마” 하는 것 역시 아이에게 ‘떼를 쓰면 사탕을 얻는다’는 공식을 성립하게 하기 때문에 좋지 않다. 보상이 매우 고가의 물품이거나 현금일 때도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아이가 그 정도의 만족감이 아니면 더 이상 행동으로 옮기지 않기 때문이다. 이미영 소장은 “즉각적으로 ‘~하면 이거 해줄게’라고 하면서 임시방편용으로 보상을 하면 아이 역시 ‘먼저 해주면 할게’라는 식으로 부모를 역이용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이거 해주지 않으면 안 할 거야’라면서 시험하기도 합니다. 끝으로 행동을 옮기지 않는 등 약속을 지키지 않았는데 보상을 해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는 아이에게 동기부여가 되지 않으며, 언제든 자신이 원하는 것을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부모와의 약속을 등한시할 수 있으니 조심해야 합니다”라고 조언한다. 

실수하기 쉬운 말!
부모의 잘못된 보상 사례 
●“너 그러면 그거 안 사줄 거야!” 
●“책 읽고 밥 먹고 양치질한 다음에 TV 보게 해줄 거야.”
(너무 지시가 많아서 무력감을 쉽게 느낄 수 있다)

●“일주일밖에 안 했잖아. 최소한 두 달은 해야지.”
(너무 긴 시간을 해야 하는 행동은 아이에게 쉽게 포기하게 한다)

●“그만 울어. 저거 사줄 테니까.”
(우는 행동 자체가 잘못된 행동이기에 보상은 금물)

●“책 정리는 잘했지만, 네가 오늘 잘못한 게 너무 많아서 게임은 없어.”
(책 정리 잘하면 게임을 시켜준다고 약속했는데 갑자기 말을 바꾸는 건 아이에게 분노감과 억울함을 느끼게 할 수 있다. 보상은 빼앗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다)

●“너 짜증 내면 비디오 안 틀어줄 거야.”
(부모의 권한으로 아이의 감정이 억제될 수 있어 좋지 않다)

●“공부만 한다면야 말만 해. 다 해줄게.” “밥 잘 먹으면 다음에 놀이공원 가자!”
(아이의 연령에 적합하지 않거나 부모가 지킬 수 없거나 한계 설정이 없는 막연한 보상은 아이에게도 현실적으로 와 닿지 않는다.)

이미영 소장의 advice_ 부모가 자주 하는 이런 말들을 조심해야 합니다. 특히 잘못된 행동에 보상은 금물이에요. 목적과 다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갑자기 보상을 바꾼다거나 막연하고 현실성 없이 보상 내용을 정한다거나 하면 아이가 실질적으로 행동에 옮기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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