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포결혼

조회 1329 | 2014-12-04 0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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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포결혼

 

 

나는 고국의 신부를 불러서 외국에서 결혼했습니다.

그래서 나는 종종 소포결혼했다고 말합니다.

신부화장은 동포 부인들이 도와주었고,

드레스는 가지고 온 한복으로 해결했습니다.

가장 저렴한 장소를 예식장으로 삼았고,

한국에서 보낸 유과와 탄산음료로 피로연을 대신했습니다.

신혼여행은 주례 목사님이 태워다 준 어느 시골 여관에서 보냈습니다.

혼인 신고를 하기 위해서 시청에 갈 때에는 낡을 대로 낡은 자전거에

나보다 조금 무거운 신부를 뒷자리에 태우고 가다가 여러 번 넘어진

기억도 납니다. 그러나 참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 주었고,

우리 부부는 그때의 기억을 너무나 즐거웠던 추억으로 간직하고 있습니다.

돈을 안 들이고 결혼했기 때문에 우리의 추억은 더욱 깨끗하고 신선했습니다.

안정적인 결혼을 위해 여러 조건들을 보는 것을 나쁘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결혼과 같이 친밀한 인간관계에 돈이 개입하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돈이란 것 자체가 그리 고상한 것이 아니며 신성한 일일수록

돈이 멀리 있는 것이 좋기 때문입니다. 완전히 무시하라는 말은 아닙니다.

돈 때문에 결혼이 결정되거나 흔들리지 말아야 한다는 말입니다.

많은 시간이 흘렀을 때 아내와 무엇을 돌아보고 싶으십니까?

우리의 결혼이 온전히 사람과 사람만으로 기억되는

평생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간직되기를 바랍니다.

 

 

손봉호 / 전 대학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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