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의 경쟁자, 동생이 태어났다

조회 2714 | 2014-12-22 2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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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있을때 자주자주 읽어 봐야겠더라구요

공감하는 글들이 참 많아서 ㅎㅎ

예쁘다는 말도 마음대로 못 한다. 뽀뽀 한번 하려면 주위를 살핀 뒤 순식간에 해치운다. 울어도 제대로 못 어르고, 아기가 '고래고래' 악을 써야 모유수유를 허락받는다. 이 모든 게 질투의 화신 큰아이 때문이다. 둘째가 태어난 우리 집, 어떻게 해야 평화를 되찾을까.

동생이 태어난 순간

둘째 아이를 임신하고 막달까지 산후조리원행을 망설였다. 입덧 때문에 짜증 내고, 배가 불러올수록 몸이 무거워 방치했던 큰아이 때문이다. 동생이 생긴다는 사실만으로도 충격일 텐데, 매일 밤 옆에서 자장가를 불러주며 재워주던 엄마의 부재를 감당할 수 있을까 걱정스러워 하루에도 수백 번 마음이 요동쳤다. 걱정거리는 조리원만이 아니었다. 전혀 배변에 문제가 없던 아이가 다시 기저귀를 차기 시작했다거나 몰래 아기를 때린다는 등 퇴행과 폭력에 대해 익히 들어온 터라 큰아이에게 동생을 어떻게 소개해야 할지, 아이가 동생을 예뻐할지 염려스러웠다.
결론적으로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뜻밖에 아이는 동생의 존재를 반겼다. 할머니나 친구는 물론 엄마 친구가 와도 좋아하고, 도우미 아주머니만 와도 반색하는, 사람 좋아하는 성향 때문인 듯했다. 동생이 집에 온 첫날,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라며 아기 침대에 뽀로로 인형을 올려놓고, 폴리 비타민도 갖다 주며 '또복아~'라고 동생의 태명을 불러댔다. 이게 웬 복이냐며, 우리 아이가 다 컸다고 뿌듯해한 것도 잠깐, 아이가 엄마에게 집착하기 시작했다. 아빠와 잘하던 목욕도 엄마에게 해달라고 하고, 자장가를 부를 때 큰애의 애칭이던 '잘 자라 우리 뽀양'을 실수로 '잘 자라 우리 또복'이라고 부르면 어설피 잠든 상태에서도 짜증을 냈다. 농담처럼 "엄마는 또복이 싫어. 엄마는 우리 뽀양만 좋아. 우리 또복이 갖다 버릴까?"라고 무식한 애정을 내보인 순간 아이는 "응, 지금 갖다 버려"라며 천진난만하게 고개를 끄덕였다.

동생은 모든 첫째에게 스트레스다
이런 상황은 단지 몇몇 집만의 문제거나 아이의 유별난 성향 때문만은 아니다. '남편이 첩을 데리고 집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충격'이라는 비유가 있을 정도로, 동생의 출현은 어린 첫째에게는 엄청난 충격이기 때문이다. 이때 첫째는 놀람과 경계, 불안 반응과 함께 부모의 사랑을 빼앗길지 모른다는 초조, 시기, 질투, 미움, 분노 등의 반응을 함께 보인다. 첫째의 연령에 따라 동생의 등장에 따른 아이의 속마음과 반응은 각양각색이다. 아이의 인지와 정서, 사회성 등의 발달 정도에 따라 타인에 대한 인식과 반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이 말만은 절대 금물!


▶ "다 큰 아이가 왜 그래?"
▶ "너도 이제 동생이 생겼으니 언니(혹은 누나, 오빠, 형)답게 행동해."
▶ "아기 보기도 힘든데 너까지 왜 그러니?"

연령별, 동생이 생긴 아이의 속마음과 표현·반응



동생이 태어나기 전부터 준비한다

동생을 편안히 받아들이게 하기 위해서는 동생이 태어나기 전부터 출생을 알리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갑작스러운 동생의 등장은 아이에게 더 큰 충격으로 다가오기 때문이다.

사랑의 균형을 맞춘다

동생이 생긴 스트레스를 줄이고 동생에 대한 긍정적인 생각을 심어주기 위해서는 엄마가 첫째와 둘째 아이를 모두 사랑하고 존중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무엇보다 서열의 특성에 따른 차이를 인정하면서 양쪽 모두에게 긍정적인 태도를 취한다. 일단 첫째에게는 둘째보다 발달이 더 빠르고, 무엇이든지 더 잘하며, 부모와 더 오랜 시간을 보냈다는 점 등을 강조한다. 첫째 아이는 이러한 점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길 수 있다. 이와 함께 지속적으로 첫째 아이의 존재를 인정해주는 말과 행동을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우리 OO가 태어났을 때 엄마는 정말 기쁘고 행복했어. 엄마가 동생한테 하듯이 매일 안아주고, 씻기고 재웠어"라며 큰아이가 태어난 순간 얼마나 부모가 기뻤고, 잘 돌봐주었는지를 알려준다. 또한 "우리 OO는 엄마에게 정말 특별하고 소중한 존재야"라는 식으로 동생이 생긴 지금도 큰애를 특별하게 생각하고 있음을 자주 표현해주는 것이 좋다. 둘째는 아직 더 어리고, 보살핌이 더 많이 필요하며, 더 작기 때문에 사랑스럽다는 태도를 취한다. 그래야 둘째도 자신이 사랑받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느낄 수 있다. 또한 이렇게 해야 첫째가 둘째를 무시하지 않는다.

한편으로는 이율배반적인 설명도 필요하다. 예컨대, 둘째를 안아줄 때 "우리 OO가 아직 걷지 못하니까 엄마가 안아주는 거야"라고 말해주고, 첫째를 안아줄 때는 "우리 OO가 씩씩하게 잘 크니까 엄마가 안아주자" 같은 말을 하는 것이다. 안아주기라는 같은 행동에 같은 사랑의 의미가 있지만, 그 이유는 다소 다를 수 있음을 이해시켜야 서로 간의 분쟁과 갈등을 줄일 수 있다. 두 아이를 돌보다 보면 항상 딜레마에 빠지는 것이 바로 누구를 우선순위에 두느냐다. 제일 마음이 힘들 때가 둘이 동시에 엄마를 요구할 때이기 때문이다. 시간은 어쩔 수 없이 둘째에게 더 많이 할애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당연한 일로 혼자서 할 수 있는 것이 누가 더 많은지 판단해보면 쉽게 결정할 수 있다. 하지만 누구를 먼저 돌봐야 하느냐의 문제는 조금 다르다. 서열에 상관없이 누가 더 엄마 손길을 급하게 혹은 더 필수적으로 요하느냐에 따라 때론 첫째를 먼저 돌봐야 한다. 가령 둘째에게 우유를 먹여야 하는 것과 첫째가 넘어져서 울고 있을 때 무엇을 먼저 하느냐의 문제에서 대개 첫째를 달래주는 것이 우선이다.
이와 함께 큰아이가 스트레스를 심하게 받을 때는 엄마와 둘만의 시간을 갖도록 한다. 첫째에게는 엄마와 둘이서만 보내는 시간이 무척 중요하기 때문에 하루에 한 번 첫째에게 특별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 남편이나 어머니 등 주위 사람에게 아기를 부탁하고 큰아이와 외출하거나 아기가 잘 때 첫째가 좋아하는 책을 함께 읽어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이때 "이건 네 것이니까 너만 보는 거야. 동생은 아직 어려서 이런 거 못 봐"라고 말해주고 이 시간은 엄마와 너만의 특별한 시간이라고 일러주자


아이가 비뚤어진 행동을 할 때


◀ Q ▶ 아이가 동생을 때려요
이유에 상관없이 먼저 "안 돼" "잘못이야"라는 표현으로 아이를 훈육한다. 그다음에 "동생이 밉니?"라는 말로 아이의 마음을 읽어주고 잠깐 동생과 떨어뜨려놓아서 마음을 진정하게 한다. 그다음에 다시 한 번 "동생이 미워도 때리는 것은 잘못이야. 다른 사람을 때리는 것은 절대 안 돼"라고 강조해준다. "엄마는 동생을 때리지 않는 OO이가 더 좋아!"라는 말도 덧붙인다.

◀ Q ▶ 동생이 밉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아요
첫째는 엄마나 할머니 등 가족들이 자신보다 동생을 더 예뻐한다고 생각하면 몹시 서운해하며 "내 엄마야, 저리 가!"라거나 "동생 싫어!"라고 표현한다. 이때는 무조건 야단치기보다 "동생이 밉구나. 아기가 우리 OO이를 화나게 했구나" 하면서 아이의 마음을 읽어준다. 그리고 동생이 왜 미운지, 어떤 부분이 마음에 들지 않는지 아이의 말을 들어준다. 엄마를 돕거나 동생을 쓰다듬어주는 등 긍정적인 행동에 대해 크게 칭찬해주면 아이의 적대감은 조금씩 줄어든다. 주의할 점은 아이가 이러한 행동을 보일 때 "네가 동생을 잘 돌봐주어야 해" "네가 형이니까 참아야지" 하며 첫째 아이에게 더 많은 책임감을 요구하지 않는 것이다. 부담이 될 수 있고, 동생의 편만 드는 부모에게 더욱 화가 나 동생에 대한 질투심과 경쟁심이 더 강해질 수 있다

◀ Q ▶ 동생만 예뻐한다며 질투해요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말로 표현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다행이다. 아이가 행동으로 표현하거나 혹은 속으로 혼자 불안과 분노를 느끼기보다 말로 표현할 때 엄마가 잘 대응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때 엄마는 아이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줘야 한다. "우리 OO는 그렇게 느꼈어? 엄마가 미안해"라는 말을 먼저 들려준 다음 "하지만 엄마는 동생만 더 예뻐하지 않고 둘 다 똑같이 예뻐해"라고 말해준다. 아이의 감정은 인정하되 생각이 잘못되었음을 일깨워주는 것이다

◀ Q ▶ 갑자기 떼쓰기나 울음이 심해지는 등 공격적인 성향을 보여요
작은 아이를 낳기 전과 낳은 후의 일과를 노트에 기록해 비교해보자. 큰아이에게 쏟았던 관심과 시간, 애정이 반 이상 줄었음을 쉽게 알아차릴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왜 이러한 행동을 했는지 이해하기 위해 노력하면서 아이가 안심할 수 있도록 짧은 시간만이라도 매일 함께 놀아주고 돌봐준다. 즉, 아이와 엄마 둘만의 시간을 가져서 아이의 격앙되고 흥분된 마음을 가라앉히는 것. 그 후에는 서서히 해서는 안 되는 일에 대해 제지하되, 심하게 야단치기보다는 무관심이나 조금씩 타이르는 정도로 반응한다. 다만 장난감을 잘 가지고 논다든지 책 정리를 하는 등 긍정적인 행동을 보일 때 칭찬과 격려를 퍼부으면 아이 스스로 공격적인 행동을 줄여나갈 수 있다.

◀ Q ▶ 동생을 너무 예뻐하는 모습을 보여요
이러한 모습은 엄마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심리, 결국 이를 통해 엄마로부터 더 많은 칭찬과 관심을 끌어내려는 태도다. 엄마와의 동일시 심리도 작용한다. 세상에서 제일 사랑하는 사람이 엄마이므로 엄마가 하는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해서 마치 자신이 엄마가 된 것 같은 느낌을 가지려는 것. 두 경우 모두 심리적으로 긍정적인 동기가 될 수 있으므로 동생을 예뻐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충분히 칭찬해준다. 간혹 아이 스스로 형제자매 중에서 자신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생각해 엄마에게 잘 보여야 한다는 부담감에 동생들을 더 챙기는 아이도 있다. 이때는 첫째라는 이유로 엄마의 기대가 너무 높을 경우 아이가 스트레스받고 있지는 않은지 체크해볼 필요가 있다. 만약 엄마가 보지 않을 때 동생을 괴롭힌다면 이는 자신의 진심을 숨기고 그저엄마에게 착한 아이로 보이기 위해서라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이때는 오히려 '동생을 잘 돌보지 않아도 엄마가 너를 사랑한다'는 신뢰와 믿음을 주기 위해 노력한다.

◀ Q ▶ 두 아이가 같이 떼쓰고, 울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함께 떼를 쓸 때는 어느 누구라기보다 두 아이 모두에게 그만하라고 말한 다음 무시하는 태도를 보인다. 다만 우는 아이들을 달래줘야 할 때는 어쩔 수 없이 감정의 강도가 더 커 보이는 아이에게 다가서야 한다. 만약 서로 비슷한 정도로 떼를 쓴다면 첫째를 먼저 달래주는 것이 좋다. 첫째가 느끼는 억울함이나 불공평함이 둘째가 느끼는 것보다는 상대적으로 더 크기 때문이다. 물론 아이의 안전 등 위급한 상황이라면, 서열에 관계 없이 위험에 처한 아이를 먼저 돌봐야 한다.

◀ Q ▶ 아이의 마음을 돌봐준다며 큰애에게 오냐오냐 하는 것 괜찮을까요?
동생이 태어났다는 것은 아주 특수한 상황으로 되도록 아이의 마음을 받아주는 것이 좋다. 하지만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일관성 있게 훈육해야 한다. 예를 들어 동생을 때리거나 꼬집는 등의 공격적 행동과 물건을 집어던지거나 부수는 등 폭력적 행동을 했을 때 제지하지 않고 받아주는 일이 반복되면 아이는 떼쓰거나 어리광을 부려도 괜찮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때문에 큰 틀에서 원칙을 정하고 그에 맞게 일관된 양육태도를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 Q ▶ 엄마 아빠가 둘째를 예뻐하지 않는 척하면 동생을 예뻐할까요?
이는 부모가 진심을 숨긴 채 거짓 연기를 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아이는 엄마 아빠의 행동을 그대로 따라 해 동생을 더 무시하거나 미워하는 부작용이 생긴다. 이런 태도보다는 기저귀를 함께 갈거나 분유를 먹일 때 도움을 요청하는 등 아기 돌보기에 참여시키면 동생을 경쟁 대상이 아닌 보호 대상으로 인식할 수 있다.

◀ Q ▶ 동생을 질투할 때, 큰아이의 마음을 달래주는 것이 먼저라고들 합니다. '장난감도 다 네 거야'라는 식으로 말하는 태도가 괜찮을까요?
심리적으로 질투의 대상보다는 질투하는 아이의 스트레스가 더 크기 때문에 먼저 달래주라고 조언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장난감도 다 네 것이야'라는 식으로 아이를 달래준다면 아이는 자신이 질투해야 부모가 자기 편을 들어준다는 잘못된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일단 큰아이의 영역은 엄마가 확실하게 지켜주는 태도가 필요하다. 예를 들어 첫째 아이에게 자신이 좋아하는 장난감이나 물건은 따로 보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큰아이에게 자신의 장난감 중 동생이 가지고 놀아도 되는 장난감 몇 개를 스스로 골라서 주도록 하면 아이는 자신이 동생을 통제할 수 있다는 생각에 만족하기도 한다. 이와 함께 "장난감은 네 것인데, 어린 동생에게 빌려 주자"거나 "네가 먼저 갖고 놀았으니까 이번에는 동생에게 물려주자. 대신 동생이 갖고 놀기 힘든 장난감은 네가 얼마든지 쓸 수 있어"라는 식으로 아이를 달래주면서 동생의 존재 자체를 인정하게끔 하면 도움이 된다.

◀ Q ▶ 동생에게 무관심한 아이, 문제없을까요?
동생에게 무관심한 아이도 문제가 있을 가능성이 크다. 일반적으로 가볍게 무관심한 아이는 부모의 사랑을 빼앗길까 불안해하지 않고 동생에 대한 질투도 별로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정도가 지나쳐서 동생에게 별다른 호기심과 관심을 보이지 않고, 동생과 상호작용도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면 큰 걱정이다. 심한 경우 사회성 결핍이나 혹은 자폐성 장애를 의심할 수 있으므로 만 3세 이후라면 소아정신과 전문의에게 상담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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