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부란? ********
이혼(離婚)을 생각해보지 않은 부부(夫婦)가 어디 있으랴
하루라도 보지 않으면 못 살 것 같던 날들 흘러가고
고민(苦悶)하던 사랑의 고백(告白)과 열정(熱情) 모두 식어가고
일상(日常)의 반복(反復)되는 습관(習慣)에 의해 사랑을 말하면서
근사(近似)해 보이는 다른 부부(夫婦)들 보면서
때로는 후회(後悔)하고 때로는 옛 사랑을 생각하면서
충실(充實)한 여자가 현모양처(賢母良妻)고
돈 많이 벌어오는 남자(男子)가 능력(能力)있는 남자라고 누가 정(定)해 놓았는지
맞춰지지 않는 상대방(相對方)을
못 마땅해 하고 자신(自身)을 괴로워하면서
다른 사람을 사랑하려면 처음부터 다시 시작(始作)하기가 귀찮고 번거롭고
마음도 몸(身體)도 늙어 생각처럼 간단(簡單)하지 않아
헤어지자 작정(作定)하고
누구하고 살거냐고 물어보면
엄마 아빠랑 같이 살겠다는 아이들 때문에 눈물 짓고
비싼 옷 입고 주렁주렁 보석(寶石)달고 나타나는 친구
비싼 차(車)와 풍광(風光) 좋은 별장(別莊) 갖고 명함(名銜)내미는 친구(親舊)
까마득한 날 흘러가도 융자(融資)받은 돈 갚기는 바빠 내 집 마련 멀 것 같고
한숨 푹푹 쉬며 애고(哀苦) 내 팔자(八字)야 노래를 불러도
어느 날 몸살 감기(感氣)라도 호(深)되게 앓다보면
빗길에 달려가 약(藥) 사오는 사람은
지겨운 아내(妻)고
지겨운 남편(男便)인 걸
가난(貧困)해도 좋으니 저 사람 옆에 살게 해 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하루를 살고 헤어져도
배필(配匹)되게 해 달라고 빌었던 날들이 있었기에 시든 꽃 한송이 굳은 케익 한 조각에 대(對)한 추억(追憶)이 있었기에
첫 아이 낳던 날 함께 흘리던 눈물이 있었기에
부모(父母) 상(喪)같이 치르고 무덤(墓)속에서도
꿈꾸지 않아도
헤어질 수 밖에 없는 날이 있을 것이기에
어느 햇살 좋은 날 드문드문 돋기 시작한 하얀 머리카락을 바라보다
다가가 살며시 말하고 싶을 것 같아
남편 밖에 없노라고
아내 밖에 없노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