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남편의 편지

조회 1376 | 2013-07-25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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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자전거로 출근하면서 볼에 스치는 바람이
당신 곁을 스치며 당신 입김을 싣고 밤새 달려 내게 온
바람이란 생각을 하니
그 바람이 너무 고맙더군요^^
시간이 흘러 이제 아침바람에서 가을이 느껴져요
좋아하던 가을이 문턱인데도 아무런 느낌이 없네요
내가 무디어진 건지 아니면 계절보다 무거운 현실 때문인지 모르겠지만 여름이니, 가을이니 구별할 일도 없고 그럴 필요도 없지만 그건 그리 중요한 것 같지는 않군요.
그보다는 누군가 한 사람이 내가 한때 가을을
좋아했었다는 사실을 기억하고 생각한다는 것 그것!
그것만이 내게 남은 가을의 모두가 됐지요.
하지만 지금이 너무 좋아요!
단순해 진다는 게……
그 단순함 속에서도 단 하나 남은 게 있다는 것이 좋아요
사실 내가 가을에 민감했던 것은 그 계절이 가져다 주는
낭만과 풍성한 행복감 그런 것은 아니었다는 거
혹시 아세요? 지금 생각해보면 그것보다는 공허한 아쉬움 뭐 그런 거였던 것 같아요
누군가는, 그윽한 가을의 낭만을 즐기고 있을 텐데……
누군가는, 행복한 사랑을 나누고 있을 텐데……
누군가는, 풍성한 가을의 풍요를 누리고 있을 텐데……
나는 없구나……
나만 없구나……
그런 거요^^
그런 아쉬움이 나를 가을에 집착하게 했고 그걸 달래려고
때론 시를 쓰고,
때론 노래 부르고,
때론 사색 하며,
때론 여행을 떠나고 싶어 했지요.
그런데 지금은…… 지금은 없어요.
지금 있다면 그냥 당신과 어느 바닷가나 으름재 오솔길 정도를 걸으며 물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아~참! 상가리 에서 별 밝은 밤에 별을 헤어도 좋겠네요^^
모두다 버리고 모두다 보내고 모두다 잃고 하나를 얻었죠!
모두와 맛 바꿔도 아쉽지 않은 하나!
분명 내가 바꾼 이것은
축복이고!
행복이고!
사랑이고!
생명 입니다!
그리고……모든 것의 새로운 시작입니다.
그리고 그것은 모든 것을 모두 담아 낼 수 있는
무한한 것입니다.
예전에 나는 아쉬움 때문에 글을 썼지만 이제는
분명한 메시지를 분명하게 전할 대상이 있는 글을 씁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
보고 싶습니다!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글이더군요

내 남편과는 너무나 거리가 멀어 공감은 안돼지만

이런 남편있다면...하는 바램이 있기에ㅎㅎ

이룰 수 없는 바램인걸 알지만...참 그렇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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