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말 들어주세요!

조회 1603 | 2013-09-16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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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의 감정은 마치 날씨처럼 변화무쌍하다. 기분이 좋아 보이다가도 돌연 번개 치듯 화를 쏟아낸다. 이유 없이 화내는 아이를 보면 엄마 기분도 덩달아 저기압이 되기 일쑤. 하지만 지금 아이가 내는 ‘화’는 “내 말 좀 들어주세요!”의 또 다른 표현이다. 엄마가 아이의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 이유다.

# 순둥이로 불리던 우리 아이, 요즘 부쩍 달라졌어요. 제 마음에 안 들면 짜증과 화부터 내요. 최근엔 가지고 놀던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더니 바닥에 뒹굴면서 울부짖고 난리도 아니었죠. 우리 아이 왜 이렇게 화가 난 걸까요? 아이가 화났을 때는 이유를 확인하고 공감해줘야 한다는데, 생각처럼 쉽지 않네요.

▣ 화내고 짜증 내는 아이의 진짜 속마음‘화’라는 것은 누구나 갖고 있는 기본적인 정서 표현이다. 아이가 화를 내기 시작하는 시기는 생후 4~6개월. 자신의 생물학적 욕구가 방해되거나 충족되지 않았을 때 일어나는데, 이를 발달학적으로 ‘일차 정서’라고 한다. 2세 무렵에 이르러 빈번하게 일어나는데, 이 무렵 아이는 움직임이 커지는 반면, 위험한 것을 구분해내지 못해 사고의 위험성도 커진다. 이를 조심시키려는 엄마의 반응을 자신의 행동을 막으려는 것으로 받아들이면서 자연스럽게 아이의 마음속에서 화가 생겨난다. 또 하고 싶은데, 자기 능력으로 할 수 없는 것에 대한 좌절도 화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 특히 4세 이전 아이는 자기중심적이며 독점하려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에 타인에 대한 배려나 양보의 개념이 자리 잡혀 있지 않다. 따라서 부모가 무관심하거나 편애를 할 경우, 한참 재밌게 놀고 있는데 누군가 방해하거나 자기가 좋아하는 장난감을 가져갔을 경우, 몸이 아프거나 불편할 경우, 또래와의 문제가 생겼을 경우 화로 자신의 감정을 표출한다.

▣ 화내는 아이로 만드는 엄마의 잘못된 양육 태도본래 화란 자신의 욕구나 기준, 외부 환경의 자극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생기는 것으로 지극히 자연스러운 감정이다. 아이가 화를 냄으로써 자연스럽게 욕구불만이 해소되고, 스트레스가 줄면서 정서적으로도 안정된다. 따라서 화내는 것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문제는 화내는 방법에 있다. 화가 날 때면 소리를 지르거나 물건을 집어던지고, 발로 차는 등 폭력적인 방법으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아이가 있다. 물론 아이마다 기질적인 차이는 있지만, 화를 낼 때는 자기의 감정을 잘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의 화를 다스리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화내지 않는 아이로 만드는 일이다.
한국아동심리코칭센터 이정화 대표는 화는 부모의 양육 태도에서 큰 영향을 받는다고 말한다. “모든 정서는 학습적인 요소가 강해요. 생후 7개월밖에 안 된 어린아이도 부모를 통해 수많은 정서 표현을 배웁니다. 부모가 긍정적인 정서의 모델이 되지 않으면 아이 역시 화나 짜증으로 자기 욕구를 표현하죠. 우울하고 무기력하거나 아이를 민감하게 돌보지 않으며, 아이에게 하는 지시를 자주 화로 표현하는 등 감정 조절이 되지 않는 부모, 어떤 때는 혼내고 어떤 때는 놔두는 등 일관성 없는 부모 등이 화 잘 내는 아이로 만들 수 있어요. 물론 기질적으로 화를 잘 내는 아이가 있긴 하지만 부모의 잘못된 양육 태도가 그 기질적인 요소를 부정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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