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의 위력
2년 전, 아이들과 준비 운동하는데 체육관 문이 열렸다.
낯선 아주머니 뒤로 남녀 아이가 장난을 쳤다.
승유와의 첫 만남이었다.
승유는 초등학교 2학년치고는 키가 크고 머리카락도 개성 넘치는 색깔이었다.
바로 합기도 기본 동작을 가르치는데 그렇게 산만하고 멋대로 행동하는 녀석은 처음 보았다.
승유는 운동 시간에 늘 친구를 때리거나 고함지르며 뛰어다녔다.
선생님들은 수업을 방해하는 승유 때문에 무척 힘들어했다.
우리 체육관에서는 규칙을 어기면 한쪽에 나가 있도록 한다.
운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자체가 벌인 것이다.
나를 포함해 다른 선생님들도 자주 승유를 혼자 있게 했다.
그러던 어느 날이었다. 기본 동작인 발 차기를 할 때였다.
멀리서 보니 승유가 발 차기를 따라 했다.
다른 아이들은 머리끝까지 힘차게 발 차기 하는데 승유는 허벅지 만큼도 못 올렸다.
늘 산만하던 승유가 운동을 따라 하는 것이 놀라워 다가가 말을 걸었다.
“승유가 발 차기 하는 거 보니까 실력이 많이 늘었네. 노력하면 발전하는 거야. 멋진 발 차기 한번 보여 줘!”
그 순간 부끄러움을 모르던 승유가 귀까지 빨개지면서 있는 힘껏 기합을 넣고 발 차기 하는데 발이 승유의 키를
훌쩍 넘겼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아이들이 큰 소리로 말했다.
“와~! 승유 진짜 잘한다!”
아이들의 칭찬까지 들은 승유의 눈에서 빛이 났다.
다음 날 승유 어머니가 찾아오셨다.
산만하다고 혼만 나던 승유가 칭찬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고 인사하러 오신 것이었다.
나는 열심히 운동하는 승유를 칭찬해 주고 싶었다.
그런데 뜻하지 않게 승유의 숨겨진 실력을 발견했다.
그날 이후 승유는 장난을 치다가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얼른 자세를 고쳐 잡았다.
또 발 차기에 재능을 보여 합기도를 시작한 지 6개월 만에 전국 합기도 선수권 대회에 나가 메달을 땄다.
칭찬 한마디에 많은 변화를 보여 준 승유를 떠올리면서 곧 태어날 내 아이를 어떻게 키울 것인지 생각해 본다.
내 아이도 긍정의 힘으로, 사랑의 말로 예쁘게 키우고 싶다.
-좋은생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