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명상, 휴식, 산림욕, 운동, 유머 또는 즐거운 운동, 요가 등 사람들이 우울함을 떨쳐버리기 위해 하는 자기관리법들은 매우 다양하다. 이러한 자기관리법은 실로 다양해 시중에 나와있는 우울증 자기관리법만 125개가 넘을 정도다.
그러나 한국보건의료연구원의 연구에 따르면 시중에서 시행되고 있는 자기관리법의 대부분은 효과가 적절하지 않거나, 불확실하다고 보고된 것들이다. 게다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인지에 대한 올바른 정보도 현재로선 거의 제공되지 않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우울한 이들은 자기관리법의 실질적인 효과가 아닌, 주관적인 선호에 따라 이를 선택하고 있다. 그들을 위한 과학적이고 검증된 자기관리법은 과연 없는 것일까?
이 글에서는 '가벼운 우울증에 대한 자기관리법의 효과'에 대한 과학적이고 광범위한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가벼운 우울증에 효과적인 자기관리법을 소개한다.
* 이 원고는 2009년 한국보건의료연구원 연구팀과 오강섭 외 7명의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가 수행한 ‘아임상 및 경증 우울증 자가관리법의 효용성’ 연구 보고서의 내용을 인용하여 작성한 것입니다. 한국보건의료연구원(NECA)은 보건의료기술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보건의료분야의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위한 객관적이며 과학적인 근거를 제공하는 보건복지부 산하 연구기관입니다.
아로마테라피(Aromatherapy)
아로마 냄새를 맡으면 우리 몸은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특히 불안하고 초조한 사람들이 아로마 향을 맡으면, 호흡이 차분해지고, 집중력이 생기며 긍정적인 기억이나 감성을 유도해낼 수 있다. 아로마테라피의 과학적 효과는 이미 여러 논문에서 입증된 바 있다. 일례로 가벼운 우울증이 있는 사람들에게 아로마 향기를 정기적으로 처방했더니 저용량의 항우울제를 처방했을 때와 유사한 효과를 보였다는 결과가 있다.
독서요법(Bibliotherapy)
독서치료는 책을 통해 정신적 건강을 증진시키는 치료 방법이다. 심리치료 과정 중에 다른 요법과 함께 활용되기도 한다. 일반인들이 스스로도 적용해 볼 수 있는 효과가 좋은 치료법이다. 문학작품에는 나와 비슷한 환경에 처한 인물이 등장하고 그 인물이 그런 환경을 극복하는 과정을 읽을 수 있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자신의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독서치료의 원리이다. 선택된 도서 자료에 내재된 생각이 독자의 전신적 또는 심리적 질병에 치료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개념이다. 본 정신건강 특집의 ‘정신과 의사들이 추천하는 힐링 도서’를 참고하는 것도 좋을 듯.
컴퓨터를 활용한 중재법(Computerized Intervention)
온라인 프로그램을 이용해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체크하고, 정신건강을 증진시키는 치료법이다. 호주의 ‘MoodGym(mood(기분)+gym(체력단력장))’이라는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면, 자신의 기분과 생각을 체크해서 문제가 되는 생각이나 감정을 수정해 자존감을 높이고, 자신과 세상에 대한 긍정적인 태도를 가질 수 있다. 온라인을 통해 스스로 인지치료를 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는 서울시정신보건센터에서 개발 운영하고 있는 ‘마인드스파’ 프로그램 중 ‘마음터치(http://mindspa.kr/)’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재 상황 돌아보기(1단계), 자동적 사고 파악하기(2단계), 인지적 오류 점검하기(3단계), 생각과 감정 바꾸기(4단계), 문제 해결하기(5단계), 정신건강 지키기(6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광선요법(Light therapy)
일조량이 부족한 북유럽 국가의 우울증 유병률과 자살률이 높은 것은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이는 햇빛이 우울증의 발생 위험을 낮춰주기 때문이다. 햇빛을 쬐면 우리 몸에서 기분을 좋게 하는 호르몬(세로토닌)이 분비되어 우울증을 예방해준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도 우울증을 치료하는데 2500룩스 이상의 빛이 나오는 인공적인 광선요법(빛 치료기법)을 함께 활용하기도 한다.
가벼운 우울증을 겪고 있다면 일상생활 속에서 정기적으로 시간을 내어 태양광선과 마주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바람이 없는 날, 남쪽을 향해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일광욕을 즐겨보자. 이 때 모자를 써서 얼굴로 오는 자외선은 피하는 것이 좋다. 가벼운 산책을 통해 운동까지 곁들이면 일석이조다.
이완요법(Relaxation therapy)
일상생활 속에서 쌓이는 자잘한 스트레스를 즉각적으로 해소하는데 도움이 된다. 작용-반작용의 원리를 이용해 인위적으로 근육에 힘을 모은 후 이완하는 것이다. 방법은 간단하다. 무릎 밑에 베개를 두고, 옷을 느슨하게 한 뒤, 편안하게 누운 자세에서 20초간 다리에 힘을 준다. 그리고 1에서 30까지 세면서 최대한 다리의 힘을 푼다. 이런 방법을 팔, 어깨, 몸통 등에 고루 적용하면 된다. 이 때 신체를 조절하기 위해 억지로 하기보다는 자연스러운 태도로 자신의 느낌이나 경험만을 주시해야 한다. 다른 운동을 할 여유가 없이 바쁜 직장인, 주부, 학생들이 일상에서 활용하기에 좋다. 단, 시간을 정해놓고 매일 규칙적으로 해야 효과적이다.
한편, 이완요법은 불안장애를 치료하는 데 효과적이어서 불안장애 치료과정에 필수적으로 포함되어 있다.
요가(Yoga therapy)
전세계적으로 가장 오래 전부터 알려져 있는 건강체계라 할 수 있으며, 현대인들이 스트레스 해소와 건강 관리를 위해 많이 하고 있는 운동이다. 요가의 이완동작과 명상, 호흡은 신체적 스트레스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분노와 같은 감정을 다스려 정신적 행복감을 증진시킨다. 하루 동안 있었던 일을 마음 속에 떠올리면서 아로마 향기를 맡으며, 몸을 최대한 이완시키면서 요가를 한다면 그리 심하지 않은 우울증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자기 전에 요가를 하면 숙면을 취하도록 만들어 우울감으로 인한 불면증을 개선시킬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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