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 켜고 자면 안 되는 이유

조회 4984 | 2013-10-20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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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에게 수면이란 단순히 쉬는 상태가 아니다. 아이들은 잠자는 동안에도 쉴새없이 성장하며 면역력을 기르고 기억력과 사고력을 성장시킨다. 갓난아기 때는 밤낮의 구분이 없지만 생후 6개월이 지나면 서서히 밤낮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이것을 구분하는 기준은 빛의 밝기와 소음 등 주변 환경. 아이는 주변이 조용하고 깜깜하면 잠자는 시간으로, 밝고 소음이 많으면 낮이라는 신호로 받아들인다.

조그만 빛에도 예민한 우리 몸

잠을 잘 때는 최대한 어두운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특히 우리가 잘 의식하지 못하는 TV나 컴퓨터 화면 등을 통해 보는 빛은 의외로 강렬해 몸에 강하게 각인된다.

우리의 뇌 속에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를 조절하는 중추가 있는데, 이 중추는 TV 화면 밝기 정도의 빛에도 멜라토닌 분비를 억제할 정도로 빛에 매우 민감하다.

이 중추의 활동이 흐트러지면 멜라토닌뿐 아니라 함께 분비되는 신경호르몬, 성장호르몬 등의 분비에도 장애가 생겨 호르몬 분비 주기를 교란시킬 수 있다.

쉽게 잠을 이루지 못할 뿐 아니라 숙면을 취할 수도 없어 수면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또한 눈은 약한 불빛이라도 켜져 있으면 초점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잠자는 동안 안구가 쉬지 않고 끊임없이 움직이면 수정체 조절 근육이 과도한 운동을 해 기능이 떨어지고 이는 곧 시력 저하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6세 미만은 백열등, 스탠드 조명도 금물!

2004년 폴란드의 한 연구기관은 잠자는 동안 백열등이나 형광등에 노출되면 밤낮의 사이클에 영향을 주어 근시나 난시가 심해질 수 있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근시나 난시가 진행되면 시력이 나빠지므로 자는 동안에는 빛 노출 없이 편안한 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특히 만 2세까지는 시력 발달의 70~80%가 완성되는 중요한 시기이므로 자는 동안 조명을 켜놓는 일은 삼가야 한다.

눈을 감고 있어도 빛에 노출되면 눈의 조절 근육이 자극되어 망막에 희미한 상이 맺히므로 근시 진행이 촉진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근시는 안구가 커져 물체의 상이 정상보다 앞에 맺히는 것이 주원인이지만, 수정체를 조절하는 근육이 과도하게 자극받아 수정체가 두꺼워지는 것도 원인이 된다.

밤중 수유 시에도 되도록 불을 끄고 먹이고, 시력 발달이 완성되지 않은 6세 미만 아이는 잠자는 동안 백열등, 형광등에도 노출되지 않게 돌봐야 한다. 잠이 들면 불 꺼진 방으로 아이를 옮겨 재우거나 방 안의 조명은 꼭 꺼줄 것.

어느 정도 성장한 6~7세 이후에는 수많은 빛에 노출되므로 희미한 빛에 적응할 수 있고 시력 발달도 완성된 상태이므로 밤에 조도가 낮은(50~100룩스) 백열등이나 스탠드 조명을 은은하게 켜놓고 자는 정도는 시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단, 밝은 빛이나 모니터 같은 강한 빛은 역시 금물이다.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간은?

보통 밤 11시부터 새벽 2시까지가 성장호르몬이 가장 많이 분비되는 시간으로 알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속설이다. 성장호르몬은 깊은 수면 상태인 ‘서파수면’ 단계에서 가장 많이 분비되는데, 서파수면은 잠든 뒤 2~4시간 사이에 가장 많이 분포하고 이 시간대에 성장호르몬 분비가 가장 왕성하다.

늦게 자는 아이의 서파수면은 더 늦은 시간대이며 성장호르몬 역시 더 늦은 시간에 분비되는 것. 즉, 성장호르몬과 관련해 가장 중요한 것은 ‘언제 자는냐’가 아니라 ‘얼마나 깊은 잠을 자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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