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김범경(St.HELLo) |
3세 미만 영·유아가 많이 걸린다
아이가 마른기침을 심하게 하거나, 숨이 가쁜 증상을 보이면 단순 감기가 아니라 모세기관지염일 수 있다. 모세기관지염은 부모가 잘 몰라 방치하는 경우가 많으니, 아이에게 더 큰 관심을 기울이자.
모세기관지염은 바이러스 감염 질환?
모세기관지염은 기관지 끝부분에 염증이 생기는 병으로, 3세 미만 영·유아가 많이 걸린다. 모세기관지염의 큰 원인은 인플루엔자바이러스나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SV)라고 알려졌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는 독감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영·유아가 인플루엔자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독감에 걸린다. 독감은 2차 합병증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은데, 그 결과 모세기관지염이 나타난다. 한편, RSV는 모세기관지염과 폐렴 등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다. 영·유아가 RSV에 감염됐을 때 면역력이 강한 아이는 가벼운 감기 증상을 보이다 괜찮아지지만, 그렇지 않은 아이는 모세기관지염 증상이 나타난다.
몰라서 방치하기 쉽다?
모세기관지염은 증상이 천식과 비슷해 구분하기 어렵다. 오재원 교수는 “감염성 질환인 모세기관지염은 3세까지 한두 번 정도 걸리는데 비해, 알레르기성 질환인 천식은 자주 반복되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아이가 모세기관지염에 걸렸는지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일단 기침이나 호흡 소리를 살펴보자. 모세기관지염에 걸리면 마른기침을 심하게 하며, 가래 끓는 소리가 난다. 또 숨이 가빠 숨쉴 때 쌕쌕거리는 천명음이 나며, 갈비뼈 아랫부분이 쑥쑥 들어간다. 심하면 호흡곤란 증상이 생겨 호흡수와 심장박동수가 빨라진다.
아이에게 마른기침, 숨 가쁜 증상 등이 2주일 이상 계속되면 소아청소년과에 데려가 정확한 진찰을 받게 하자. 모세기관지염으로 진단되면 기침을 가라앉히거나 콧물을 멈추게 하는 데 효과적인 약물 등을 복용해 치료한다. 오재원 교수는 “일반적으로 기관지확장제와 기침을 멎게 하고 가래를 없애는 진해거담제로 치료한다. 필요하면 기관지확장제를 흡입시킨다. 항바이러스제는 효과가 불확실하기 때문에 처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모세기관지염을 방치하면 다른 질병으로 이어질 수 있다. 오재원 교수는 “모세기관지염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기관지염이나 기관지폐렴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또 모세기관지염에 반복해서 걸리는 아이는 영·유아기 후반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때 천식으로 고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어떻게 예방할까?
01 외출 후 돌아오면 깨끗이 씻자
모세기관지염을 예방하는 첫걸음은 청결이다. 아이와 외출 후 돌아오면 바로 손발과 얼굴을 깨끗이 씻기자. 또 부모가 직장 등 외부에서 돌아와 아이와 접촉할 때는 먼저 손발을 깨끗이 씻는 것이 좋다.
02 모세기관지염 환자와 접촉하지 않게 하자
모세기관지염은 감염자의 기침에 의해 전염될 수 있으니, 모세기관지염을 앓고 있는 사람과 접촉하지 않게 하자. 아이가 다니는 어린이집에 모세기관지염에 걸린 친구가 있으면 얼마 동안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지 않는 것도 방법이다.
03 관련 예방접종을 시키자
아이가 모세기관지염에 잘 걸리는 겨울철에는 미리 관련 예방접종을 맞으면 원인 바이러스 차단에 도움이 된다. 인플루엔자바이러스와 RSV 예방접종이 나와 있으니 아이에게 맞추자.
04 사람 붐비는 곳에 가지 말자
영·유아는 질병에 특히 약하므로 되도록 사람이 붐비는 곳에 데려가지 않는 것이 좋다. 아이의 컨디션이 많이 나빠 보일 때는 키즈카페나 실내 놀이공원에 데려가지 말고, 아이와 마트나 백화점에 가는 것을 삼간다.
도움말 오재원 한양대구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