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인상이 평생 기억 좌우할 수 있다!
쉽게 첫인상이 중요하다는 말로 표현되는 초두 효과. 아직 접해보지 못한 게 많은 아이에게 처음 느낀 인상은 향후 아이의 습관과 학습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처음이라 더 강렬하게 기억되는 첫인상과, 아이에게 적용해볼 수 있는 초두 효과를 크게 학습과 식습관으로 나누어 정리한다.
첫인상과 초두 효과
인상 형성과 관련된 연구에서 처음의 정보가 뒤의 정보보다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를 두고 ‘초두 효과(Primacy Effect)’라고 한다. 예를 들면 처음 본 아이의 친구 엄마가 별일 아닌 일로 트집을 잡아 싸움을 하고 있다면 ‘그 집 엄마는 사납고 불친절한 사람’이란 첫인상 때문에 웬만하면 부딪치지 않으려고 피하게 될 것이다. 반면 긍정적인 첫인상은 대상에 대한 신뢰를 주기도 한다. 일례로 처음 써본 육아용품이 아이에게 잘 맞아 만족스러웠다고 해당 제품의 브랜드 자체를 신뢰하게 되는 경우다. 이런 예만 보더라도 첫인상은 대상과 분야를 막론하고, 인간 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아이도 마찬가지다. 낯선 것을 처음 경험하면 호기심을 갖고 탐색하게 되면서 좋고 나쁘고의 인상을 받는다. 이때 아이가 첫인상이 좋지 않았다면, 다음번엔 거부 반응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이가 처음 그림책을 통해 새로운 대상을 접했다고 가정해보자. 그 대상이 동물이 될 수도 있고, 우주선이나 비행기, 자동차, 과일이 될 수도 있다. 아이는 그림책에 펼쳐진 신비로운 이미지에 호기심을 느끼고, 머릿속에 그리며 이와 연관된 또 다른 상상을 하기도 할 것이다. 만약 이 과정에서 첫인상이 긍정적이었다면 아이는 더 빠르게 대상을 인지하고, 실제로 경험했을 때도 아는 것이 나왔다고 좋아하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처음 본 우주선에 매료되어 우주인이 되는 꿈을 꾸는 아이를 예로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림책에서 처음 봤던 동물의 모습이 흉측하고 무서웠다면 실제로 동물원에서 봤을 때 아이 반응은 부정적일 가능성이 크다. 무섭다고 피하거나 가까이 오면 울음을 터뜨리는 경우가 그것이다.
한편으로는 주변의 말 한마디 때문에 스스로 생각해볼 겨를도 없이 인상이 각인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다른 사람의 말과 행동을 따라 하기 좋아하는 아이들은 다른 사람의 반응에 더 큰 영향을 받을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모든 자극에 민감한 아이들에게 어떤 대상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첫인상의 중요성. 아이가 생활하는 데 꼭 필요한 학습과 식습관을 통해 초두 효과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살펴보자.
첫인상은 바뀔 수 있다 ‘빈발 효과’
초두 효과와 함께 이미지 메이킹, 대인 관계, 심리 효과 등을 이야기할 때 주로 등장하는 말이 빈발 효과(Frequency Effect)다. 빈발 효과는 첫인상이 좋지 않았더라도 첫인상과 달리 반복해 진지하고 솔직한 모습을 보여주면 좋은 인상으로 점차 바뀔 수 있다는 말이다. 하지만 한번 심어진 인상은 쉽게 바뀌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좋은 인상을 심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울러 끝까지 긍정적인 이미지를 가져가기 위해 일관성을 유지하는 노력도 있어야 한다.
Part 1 식습관과 초두 효과
식사 시 씹을 때 나는 소리, 냄새, 입안에서 느끼는 촉감, 식재료의 색깔 등. 식재료를 처음 접하는 시기에 아이에게 식재료 자체가 부정적으로 인식된 경우 그 인상은 오래 기억된다.
편식지도자협회 조효연 부회장은 “여러 감각기관을 자극해 잘못된 인식을 하면 아이가 특정 음식을 멀리해 성장 후에도 해당 식재료에 대한 거부 반응을 갖는 일이 생깁니다. 그래서 부모는 아이가 받아들이기 쉬운 음식부터 시작해 점차 새로운 음식을 시도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입니다. 처음 접할 때 아이가 음식을 거부하면 억지로 먹이려 하지 말고, 아이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야 합니다. 올바르지 못한 보상을 통해 먹이려고 해서도 안 되고, 아이가 싫어하는 음식을 몰래 감춰서 먹이려 하면 더욱 거부할 수 있으므로 이 역시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라고 당부한다. 첫인상에 따라 편식하는 행동을 보이면 서서히 단계별로 음식에 적응하게 하여 먹는 것이 두려운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식재료 첫인상은 이유식 시기에
식재료에 대해 아이가 첫인상을 가장 크게 받아들이는 시기는 언제일까? 조효연 부회장은 이유식 시기를 꼽는다. 이유식 시기는 모유나 분유에서 고형 식사에 익숙해지는 훈련을 하는 기간이며, 처음으로 음식을 먹기 시작하는 때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새롭게 접하는 식재료가 아이에게는 특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식재료를 시도할 때는 일주일 간격을 두고 이상 반응을 살피면서 진행해야 해요. 아이가 첫인상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부모의 반응도 신경 써야 하고요. 이유식 초기에는 천연 식품을 사용하고 간을 하지 않습니다. 이유식 완료기에는 다양한 식재료를 사용해 여러 음식을 골고루 먹이는 것이 핵심이에요.”
- 처음 접하는 이유식을 먹을 땐 스스로 먹도록 유도한다.
- 흘리는 것에 너무 집착해 혼내지 않도록 한다.
- 아이가 식사 도구를 대할 때도 좋은 첫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면 도구를 접하게 할 시 컵에 흥미를 갖게 만들어주고, 아이 손에 컵이나 숟가락 등을 쥐어주며 손잡이를 잡고 올려 마시는 과정을 하나의 놀이처럼 반복하게 한다.
- 아이가 스스로 먹을 땐 익숙해질 때까지 엄마가 옆에서 함께 도와준다.
- 바른 자세가 식사 태도를 좌우한다.
처음부터 바르게 앉아 올바르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기의 첫인상이 아이의 식사 태도를 좌우할 수 있다.
부모의 주의가 필요해요!
좋은 식습관을 위한 밥상머리 행동 요령
1. 처음 접하는 이유식을 먹을 땐 스스로 먹도록 유도한다.
2. 흘리는 것에 너무 집착해 혼내지 않도록 한다.
3. 아이가 식사 도구를 대할 때도 좋은 첫인상을 가질 수 있도록 도와준다.
예를 들면 도구를 접하게 할 시 컵에 흥미를 갖게 만들어주고, 아이 손에 컵이나 숟가락 등을 쥐어주며 손잡이를 잡고 올려 마시는 과정을 하나의 놀이처럼 반복하게 한다.
4. 아이가 스스로 먹을 땐 익숙해질 때까지 엄마가 옆에서 함께 도와준다.
5. 바른 자세가 식사 태도를 좌우한다.
처음부터 바르게 앉아 올바르게 식사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 시기의 첫인상이 아이들의 식사 태도를 좌우할 수 있다.
편식지도자협회 조효연 선생님이 말하는
“언어 표현은 이렇게!”
1 긍정적인 언어 표현을 하세요
부모의 잘못된 말투는 뭐든지 처음 접하고 스펀지처럼 받아들이는 아이의 올바른 인지를 방해하는 원인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주의가 필요합니다. 편식에 영향을 주는 흔한 실수인 “에이, 징그러워” “질기고 맛없게 생겼어” “이상한 냄새나는 것 같아” “이런 걸 어떻게 먹어” 같은 말은 식재료에 대한 부정적인 표현이란 걸 잊지 마세요.
2 비교하는 말투, 부담 주는 말투는 버려요
“동생은 이만큼 먹는데 너는 형이 되어서 이거밖에 못 먹니?” “옆집 아이는 뭐든지 잘 먹는데 넌 왜 이렇게 편식을 하니?” “네가 먹고 싶다고 해서 해준 거니까 다 먹어야 해” “그럴 거면 배고프단 소리를 하지 말지. 다 남게 생겼잖아”…. 이렇게 같은 표현도 비교하거나 부담을 주는 말투에 아이는 반항심이 생기고, 먹기 싫어하게 됩니다. 아이는 먹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가도 기분에 따라 먹기 싫다고 말을 바꾸기도 하는데요. 그 이유 중에는 다 먹어야 하는 부담감이 작용했기 때문인 경우도 있어요. 그러면 다음엔 먹고 싶어도 아예 말을 못하지요. 대화법을 바꾸면 아이에게 스스로 먹어야겠다는 동기부여가 될 수 있습니다.
3 명령, 지시, 요구하는 말은 하지 마세요.
“빨리 삼켜” “흘리면서 먹으면 안 된다” “콩나물도 좀 먹어라” “밥 먹고 국 먹어라”…. 명령하거나 지시, 요구하는 말투나 행동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Part 2 학습과 초두 효과
학습을 시작하는 초기 경험이 어떠했느냐에 따라 학습 전반에 걸친 인상이 강하게 자리 잡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습이라는 것이 즐겁고 흥미로운 대상이 되느냐, 혐오스러운 대상이 되느냐는 학습을 시작하는 어린 시절의 경험이 매우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엄마와 함께하는 학습놀이> <집중력을 높이는 유아놀이> 등을 쓴 최정금학습클리닉 최정금 소장은 “학습 습관이 잘 들여져 있지 않고 학습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아이들의 학습 발달력을 추적해보면 학습을 시작했던 초기에 강압적인 분위기에서 억지로 공부해 ‘학습 혐오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렇게 학습에 대한 혐오감이 자리 잡으면 무조건 학습을 거부하고, 학습 부진의 늪에 빠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것이지요”라고 설명한다.
아이가 첫인상을 가장 크게 받아들일 때
최정금 소장은 그동안 만나왔던 아이들의 사례를 통해 첫인상이 특히 중요한 시기를 피력한다. 본격적인 읽기, 쓰기, 셈하기 등을 처음 시작하는 5~7세와 초등학교 1, 2학년 시기. 즉 본격적인 학습을 처음 시작하는 시기에 아이들은 초두 효과에 의해서 학습에 대한 강력한 인상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첫인상이 중요한 학습 분야가 따로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겠으나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해서 힘들어하는 학습 분야가 수학이에요. 수학은 지속적인 연습이 필요하고 시간 투자를 많이 해야 하는 영역인데요. 지루하고 반복적인 학습으로 인해 부정적인 인상을 형성하면 수학에 대한 거부감이 생깁니다. 그만큼 시간 투자를 못하므로 학습 부진이 수학에서 두드러지게 심화될 수 있어요.”
초두 효과와 기억력의 관계
학습에 있어서 초두 효과는 기억력과도 관련성이 있을까? 최정금 소장은 우리가 어떤 것을 기억할 때 처음 제시받은 정보를 잘 기억하는 초두 효과가 나타나는데, 그래서 공부를 할 때도 공부 시간의 처음에 본 내용이 더 기억이 잘되는 경향이 있다고 말한다. 초두 효과를 활용해서 학습의 효과를 높일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예습을 하는 것인데, 예습은 처음 보는 것이기 때문에 기억이 더 잘되는 것을 활용한 방법인 셈이다.
부모의 주의가 필요해요!
좋은 인상을 위한 ‘놀이학습’
학습에서뿐만 아니라 일상생활 전반에서 아이와 상호작용하는 부모의 태도와 방식은 무척 중요하다. 더욱이 어린 시절 경험한 부모의 말투와 행동은 초두 효과에 의해서 강렬한 인상을 남겨 그 기억이 깊숙이, 오래 남는다. 부모는 학습을 시작하는 시기에 아이와 갈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부모의 조급증이 아이를 다그치고 야단치게 하여 상처를 주는 말과 행동을 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이를 자녀는 두고두고 기억해서 부모에 대한 반감을 형성하고, 부모와 자녀 간의 친밀한 상호작용을 방해한다. 따라서 부모는 이를 꼭 인식해서 아이에게 첫인상을 좋게 심어주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최정금 소장은 “요즘은 즐겁게 공부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정보가 많이 오픈되어 있습니다. 부모가 조금만 발상을 전환하면 교재 위주의 틀에 박힌 공부가 아니라 재밌고 흥미롭게 접할 수 있는 공부법을 자녀에게 적용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좋은 교구, 보드게임 등을 공부 시간에 활용한다든지, 공부 시작 전에 간단한 교구, 보드게임 활동을 하면 두뇌에서 도파민이 분비되어 아이가 더 즐겁게 집중해서 공부할 수 있습니다”라고 조언한다.
또한 즐거운 활동과 학습이 연결되어 공부에 대해 아이가 더 좋은 인상을 형성할 수 있도록 ‘놀이학습’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