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끝없는 질문, 대답이 필요한 까닭

조회 2761 | 2014-05-10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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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om, can I ask you something?
아이들은 키가 자라는 만큼 생각도 쑥쑥 자란다. 그러면서 세상 모든 것이 신기하고 궁금해진다. “왜?” “어떻게?”를 입에 달고 엄마, 아빠를 따라다니는 아이. 이때 귀찮다고 미루거나 성의 없이 대답해선 안 된다. 아이는 질문을 통해 세상을 알아가기 때문이다. 부모의 지혜로운 대답 한마디가 아이를 크게 키운다.

“엄마, 하늘은 왜 파래요?” “귀신은 진짜 있어요?" “콧물은 왜 날까요?” “병아리에게도 배꼽이 있을까요?” “단풍은 왜 빨개져요?”
아이들은 궁금한 것이 참 많다. 자신과 자신의 주변에서 생기는 모든 일에 호기심을 갖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일상의 사소한 것 하나부터 저 광활한 우주의 섭리에 이르기까지, 때론 엉뚱하고 때론 기발한 질문이 꼬리에서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물론 사랑스러운 내 아이에게 자세하고 정확하게 알려주고 싶은 게 엄마의 다 같은 마음. 하지만 언뜻 생각이 나지 않거나 귀찮게 느껴질 때는 “아직 몰라도 돼” “바쁘니까 나중에 알려줄게”라며 아이에게 면박을 주곤 한다. 그러면 아이의 반짝이는 호기심도 빛을 잃는다.
국제아동발달클리닉 아이사랑연구소 박지영 소장은 아이의 질문에 귀찮아하지 말고 그때그때 바른 대답을 해줄 것을 권한다. “아이는 엄마에게 똑같은 질문을 여러 번 되풀이해서 묻기도 하는데, 그것은 엄마가 끊임없이 상대해주기를 바라는 마음 때문입니다. 이때 자신의 물음에 엄마가 귀찮아하거나 무관심해하는 눈치가 보이면 아이는 자신이 알고 싶어 하는 욕구를 억제하죠. 아이는 자신의 물음에 끊임없이 답해주는 엄마의 태도에서 자신이 소중한 존재임을 느끼고, 함께 나누는 대화에서 즐거움을 경험해요. 이는 정서적 안정뿐 아니라 언어 능력 향상에도 도움을 줍니다.”
호기심을 나타낼 때 빠르고 정확하게 대답하는 엄마의 아이가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실행 능력이 빠르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이는 아이가 성장하며 배우고 익히고 실행하는 과정에서 부모의 반응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보여준다. 자신과 자신이 사는 세상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는 아이. 그 호기심 어린 눈을 지그시 바라보며 성심성의껏 대답해주면 아이의 생각은 더 넓고 깊어진다.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대화법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전달할 수 있도록 도와라  | 3, 4세만 돼도 아이는 충분한 감정 발달을 이루므로 이때 부모는 아이가 감정 표현을 마음껏 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나 화났어”라는 말에 “그렇구나, 네 생각을 말해줘 고마워!”라고 반응해줌으로써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전달하는 것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이를 통해 감정을 다스리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질문을 유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라 | 아이의 호기심을 자극할 만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은 부모의 몫이다. 아이에게는 일상의 소소한 것 하나까지 호기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현명한 엄마라면 이를 아이와의 대화 매개체로 활용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가 다양한 방향으로 생각을 시도하고, 이를 부모와 나눌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도록 한다.
아이의 질문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라 | 어린아이는 자기중심적이고 논리성이 부족하기 때문에 대화하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부모는 아이의 발달 수준에 맞게 적절한 대화를 이끌어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가 한 질문의 의도와 내용을 파악하는 것이다. 아이의 말을 잘 이해하지 못했을 때는 다시 한 번 아이의 질문을 묻고 확인해 아이가 원하는 대답을 해줘야 한다.
아이의 질문에 바로 답하라 | 아이의 집중력은 그리 길지 않다. 자신의 질문에 부모가 바로 답하지 않으면 자신이 무엇을 질문했는지조차 금세 잊어버린다. 또 이런 상황이 자주 반복되면 아이는 질문하고 싶은 의욕을 잃는다. 따라서 부모는 아이의 호기심이 사라지지 않도록 바로바로 답해줄 필요가 있다. 당장 명쾌하게 답을 해줄 수 없거나 전혀 모르는 질문을 받았을 때는 인터넷, 서적 등을 통해 아이와 함께 답을 찾아보도록 한다. 이를 통해 아이는 문제가 생겼을 때 해결하는 능력을 익힌다. 또 될 수 있는 한 아이의 물음에 눈을 마주치며 적극적으로 반응해주는 것이 좋다. 부모의 지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에 아이는 자신감을 얻는다.
‘왜’라는 아이의 질문을 놓치지 마라 | 아이는 대화를 할 때 말꼬리를 물고 계속 질문을 하는데, 부모는 아이가 정말 궁금해서 하는 질문인지 헷갈릴 때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많은 부모는 “뭘 또 물어봐. 아까 말해줬잖아”라고 무안을 준다. 하지만 부모는 아이가 ‘왜’라는 질문을 통해 생각의 폭을 넓혀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그러게 엄마도 궁금하네. 그런데 엄마가 지금 할 일이 있어서 제일 궁금한 것 하나만 생각해보고 질문해줄래. 그럼 대답해줄게”라고 답해 아이가 거부당했다는 느낌을 받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또 너는 어떻게 생각하는데”라고 말하며 다시 되물어보기를 해주도록 한다.  
아이의 질문에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마라 | 어른이 생각하기엔 엉뚱할지라도 아이에겐 무엇보다 진지한 질문일 수 있다. 아이의 지적 발달에 있어 중요한 호기심을 절대 꺾어선 안 된다. “우리 ○○가 그런 생각을 다 했어? 엄마는 생각하지 못한 부분인데 참 대단하구나!” 이렇게 관심을 갖고 칭찬하도록 한다. 이는 아이가 또 다른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촉매 역할을 한다. 따라서 아이의 질문이 황당하더라도 끝까지 진지하게 들어주고 성의 있게 답하도록 한다.

나이대별로 달라지는 아이들의 질문
만 3세 |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에 관심을 갖는 시기다. 상상력이 발달하고 실제와 가상을 잘 구별하지 못한다. 자신의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하는데, 원하는 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통제를 받으면 화를 내는 등 반항의 표시를 한다. 그만큼 인정과 칭찬에 관심이 많아지는 시기이기도 하다. “엄마 어디가?” “왜 그래”와 같은 사회적인 현상에 관한 질문이나 “왜 울어?”와 같은 타인의 감정을 이해하기보다는 눈에 보이는 부분에 대한 질문을 한다. 또 타인에 대한 배려보다는 자신 위주로 생각을 하면서 또래 관계에서 자기중심적인 질문(“내가 하고 싶은데, 어때?”) 등을 주로 한다.
만 4세 | 사회적 현상에 대한 호기심이 증가하는 시기로 인간관계의 유추가 가능해진다. 이때 비로소 현실과 가상을 구별할 수 있게 된다. 친구, 특히 동성의 또래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성별에 맞는 행동에 관심을 갖고, 그들과 어울리는 집단 놀이를 선호한다. 또한 타인을 이해하는 능력이 발달한다. 그들의 요구 사항을 이해하고 규칙을 배울 수 있으며, 상대방의 입장을 고려해 도와주기도 한다. “안녕, 너는 누구니?”와 같은 사회성 형성의 질문을 비롯해 “화났어?” 등 타인의 감정에 관련된 질문, “잘하지? 엄청 웃기지?”처럼 타인에게 주목받고 격려받고 싶어 하는 질문을 한다.
만 5세 | 타인에 대해 관심을 쏟고, 정의롭게 행동하려고 노력한다. 또래와 협동하고, 공유하길 좋아하는 등 개인 또는 집단의 성취에 대해서도 관심을 기울인다. 사회적 기술과 규칙을 배울 수 있고, 상대방의 생각과 견해를 이해하는 시기다. 그만큼 또래에게 인정받는 것에 민감하고, 다른 친구의 행동을 통제하기도 한다. 주로 “토끼는 왜 잠을 자는 걸까?”와 같은 일반적인 궁금증을 비롯해 “과자 좀 줄까?” 등 타인을 배려하는 질문, “나 갖고 싶은데 사줄 거지?”와 같은 원하는 것을 요구하는 질문 등을 한다.

아이의 질문, 준비된 엄마의 대답
상상력이 담긴 추상적 질문을 한다면? | 아이가 뜬금없이 죽음에 대해서 묻는다면 어떻게 대답해줘야 할지 몰라 당황스러울 것이다. 이때 엄마는 현상 그대로를 아이 눈높이에 맞게 설명해주면 된다. “태어날 때 아기였다가 점점 자라면서 언니, 오빠가 되고, 더 시간이 지나면 엄마, 아빠처럼 어른이 된단다. 그리고 결혼을 해서 너 같은 예쁜 아이를 낳게 되지. 더 나이가 들면 할머니, 할아버지가 되고, 좀 더 시간이 흘러 죽음에 이르게 되지. 이건 강아지, 고양이, 꽃, 나무 모두 똑같단다.” 이렇게 이야기하면서 죽음이 공포나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자연스러운 현상임을 일러주도록 한다.
가끔 엄마도 모르는 질문을 한다면? | 아이의 질문은 간혹 어른의 상상력을 뛰어넘거나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것들을 포함하고 있다. 아이와 함께 뉴스를 보다가 갑자기 “엄마, 방사능이 뭐야?” 또는 “엄마, 지진은 왜 일어나”와 같은 질문을 받게 된다. 이때 자신이 모르는 것에 대해 질문하면 어른들은 당황한 나머지 “몰라도 돼” “그런 게 있어” 등으로 대답을 회피한다. 답을 모른다고 해서 창피해할 필요는 없다. “정말 좋은 질문이네. 그러고 보니 엄마도 잘 몰랐던 거다. 우리 함께 찾아볼까?”하면서 솔직하게 말하고 함께 찾아보면 된다. 아이는 엄마와 함께 배운다는 사실 자체만으로 즐거움을 느낀다.
자꾸 엉뚱하고 쓸데없는 질문을 한다면? | 아이는 “엄마, 똥 모양은 왜 그래?” “강아지가 방귀를 뀌었지?”와 같은 엉뚱한 질문을 할 수 있다. 이때 아이의 질문에 성의와 관심을 표현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똥 모양이 어떻게 생겼는지 봤니?” (입으로 방귀 소리를 내며) “강아지가 언제 방귀를 뀔까? 앗, 방귀 소리다. 윽~ 냄새(코를 잡고)”라고 답하면서 아이가 생각하고 있는 부분을 끄집어내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대답하기 난감한 질문을 한다면? | 아이가 성에 대한 호기심이 생기면서 엄마를 당황하게 하는 질문을 할 때가 있다. “나는 어떻게 태어났어?”라는 질문에 뭐라고 답하면 좋을까. 이럴 때는 먼저 아이가 나오는 곳이 어디라고 생각하는지 물어보도록 한다. 부모는 아이의 수준을 고려해야 한다. 나이에 따라 정확하고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만 4, 5세 아이라면 엄마 배 속에서 열 달간 자라다 태어난다는 구체적인 설명이 필요하고, 만 6, 7세 아이라면 엄마와 아빠가 서로 사랑해서 아이가 생겼고, 열 달간 엄마 배 속에서 자라다가 ‘질’이라는 곳을 통해 세상에 나왔다고 설명해줄 수 있다. 이때 아이에게 그림을 보여주면서 설명해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Tip 질문 없는 아이로 만드는 부모의 대답
“말도 안 되는 소리 좀 하지 마!” 표현력을 떨어뜨린다.
“도대체 그게 무슨 말이야? 말을 똑바로 해야지!” 자신감을 없앤다.
“엄마가 시키는 대로만 해야 해!” 자유로운 사고를 방해한다.
“엉뚱한 거 묻지 말고 얼른 잠이나 자!” 사고의 기회를 박탈한다.
“지금 바쁘니까 나중에 말해줄게.” 생각하고자 하는 의욕을 없앤다.
“귀찮게 굴지 말고 장난감으로 놀고 있어.” 의견을 무시한다.
“아이고, 커서 뭐가 되려고 저럴까.” 인격을 무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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