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어!”를 외치는 아이, 기피증

조회 2581 | 2014-05-12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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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이제 혼자 결정할 수 있어요”라는 외침!
방실방실 웃기만 하던 갓난아기가 이유기를 지나는 어느 날, 갑자기 “싫어”를 외친다. 처음엔 당황스럽다가 나중에는 버릇을 고치겠다고 소매를 걷어붙이고 나서는 부모도 있다. 아이의 “싫어”는 자아의식이 생기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므로 부모의 강압적인 태도는 불필요하다. 하지만 방치하고 방임하는 것도 아이에게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아이는 3~4세만 돼도 자아의식이 생기면서 싫고 좋음이 분명해진다. 이때가 되면 아이는 부모를 향해 “싫어”라는 단어를 외친다. 부모는 많은 육아서를 통해 이 시기의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임을 알면서도 아이가 “싫어”를 외치면 당황하고 어찌할 바를 모른다. 심지어 화가 난다는 부모도 있다. 아이의 “싫어”는 진정 반항의 시작일까. 많은 전문가들은 아이가 “싫어”를 외치는 그 시기를 자연스러운 성장의 일부분이며 아이의 자아의식이 성장하고 엄마와의 관계에서 주도권을 갖고자 하는 현상이므로 크게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잘라 말한다. 다만 아이가 그렇게 말할 때 아이를 충분히 설득하고 아이가 좀 더 나은 방향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것이 부모의 역할이다.

“싫어! 싫어!”를 달고 사는 아이, 기피증일까?
아이가 아빠 또는 엄마를 싫어한다거나 책을 싫어하거나 또는 특정 물건을 싫어하거나 타인을 싫어하는 경우, 우리는 기피증이라고 한다. 아이가 3~4세 정도 되면 선호하는 물건이나 싫어하는 물건이 생기고, 싫어하는 행동이 생기는데 이것은 자연스러운 성장 과정 중 하나다. 그러나 순하던 아이가 “싫어”를 외치기 시작하면 부모는 적잖게 당황해 아이를 혼내기도 하고,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정도 지나면 아이의 “싫어”에 반응을 보이지 않거나 무관심해진다. 이때 아이의 “싫어”에 무조건 강압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도 문제지만 반면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도 문제다. 아이는 부모가 반응이 없으면 더욱 이해되지 않는 상황에서도 “싫어”를 외치게 될 수 있다. 또한 아이의 이러한 태도는 물건이나 태도를 넘어 사람을 싫어하는 현상으로 발전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즉 아이의 기피증을 방치하면 자라서 자칫 대인기피증으로 발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이에게 “안 돼!”를 외치는 부모들
그렇다면 아이는 왜 “싫어”를 외칠까. 이런 행동은 자아가 성장하고 자기 의사 표현이 가능해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즉 힘겨루기를 통해서 아이는 자신의 독립성을 확보해나가는 것이다. 자기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알아가는 과정이기도 하다. 따라서 아이의 “싫어”라는 표현은 엄마가 하라는 대로 무조건 하고 싶지 않다는 의사 표시로 이해하는 것이 좋다.
아이가 “싫어”라는 말을 빈번히 한다면 아이에게 말하는 부모의 태도를 되돌아본다. 엄마가 무슨 말만 하면 “싫어” 타령하는 아이의 부모는 자기도 모르게 명령조로 말하는 것이 습관으로 굳어져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아이는 시키는 것에 대한 반발로 “싫어”라고 표현한다. 평소에 “빨리 가서 이 닦아!”라고 명령조로 행동을 유도했을 가능성이 높다.
또한 아이에게 어떤 행동을 지시할 때 아이의 상황을 살펴보고 요구해야 하는데 그런 상황을 돌아보지 않고 말했을 가능성이 많다. 아이가 뭔가에 열중해 있거나 열심히 친구와 놀고 있을 때 엄마가 뭘 하라고 시킨다면 당연히 짜증을 내게 마련이다. 당장 급한 일이 아니라면 아이의 상황을 살펴주는 배려가 필요하다.
간혹 동생을 본 후로, 또는 다른 심리적인 스트레스로 인해 일시적으로 반항하는 행동이나 거부하는 행동이 심해지기도 한다. 이때는 원인에 따라 적절한 대응을 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이의 “싫어”에 이렇게 대처하자
아이는 타인과 자신이 다르다는 것과 엄마와의 관계에서 어떤 영향을 받으면서 스스로의 자립심이 커가는 과정에서 “싫어”라는 말을 한다. 이는 단순한 반항이나 거부를 넘어 자신이 하나의 독립적인 존재임을 보이기 위한 작은 몸부림인 것이다. 이때 부모가 아이에게 화를 내거나 다그치거나 강압적인 태도로 유도하면 아이는 그릇된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으므로 좀 더 느긋한 마음으로 아이와의 힘겨루기를 시도해야 한다. 힘겨루기를 예측하지 못했던 부모라면 아이와의 이러한 힘겨루기를 아이의 고집으로 보고 처음부터 초기부터 고집을 꺾어보려고 더 강하게 대처하기도 하고, 당최 이겨낼 수 없다며 아이 뜻대로 다 해주기도 한다. 이는 둘 다 바람직하지 않다. 하지만 도를 넘어 심각한 상황이라면 방치하는 것보다 엄마가 관심을 가지고 지도해야 한다.

화내거나 강압적으로 시키지 않는다_ 거듭 말했듯이 아이의 “싫어”는 단순한 반항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이가 “싫어”를 외치면 ‘우리 아이가 벌써 이만큼 자랐구나’라고 기특한 생각을 하면서 아이에게 싫은 이유를 물어보자. 대부분의 아이는 ‘그냥’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엄마는 왜 해야 하는지 이유를 설명해주는 것이 좋지만, 이때 너무 장황하거나 어렵게 설명해서는 안 된다. 또한 “이거 하면 이거 해줄게”라는 보상을 제시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아이가 이해할 수 있는 수준에 맞춰 설명해주는 것이 좋다.

엄마부터 “안 돼”라는 말을 줄여라_ 엄마는 무조건 “안 돼”라는 말로 아이와 힘겨루기를 한다. 하지만 “안 돼”라는 말은 자아의 힘을 발휘하고 싶어 하는 아이의 반항심만 더욱 부추길 뿐이다. 아주 위험한 상황이 아니라면 엄마의 판단으로 아이의 행동을 억압하거나 아이가 하기 싫어하는 것을 억지로 시키기보다 아이의 발달 과정을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강요하기보다 아이에게 선택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자존감을 살려주는 것이 좋다.

아이가 스스로 선택할 수 있게 도와줘라_ 아이가 버릇처럼 싫다고 고집을 부릴 때마다 야단을 치면 아이는 자신의 의견을 정확하게 말하는 법을 배우지 못한다. 안 된다고 제제하기보다는 아이가 해도 되는 것, 할 수 있는 것을 제시하고 선택할 수 있게 해주자.

가능한 힘겨루기는 피하라_ 이 시기의 아이는 배가 고파야 할 때 고프지 않고, 졸릴 때 졸리지 않고, 소변이 마려울 듯한 때에 소변이 마렵지 않다고 한다. 아이와의 힘겨루기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럴 때 아이에게 선택권을 줘보자. “어른 변기에 쉬아할까? 네 변기에 쉬아할까?” “엄마랑 화장실 갈까? 아빠랑 화장실 갈까?” 선택권이 매번 아이에게 통한다고는 할 수 없지만, 적어도 아이가 뭔가를 결정한다는 중대한 역할을 하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부모가 모범을 보여준다_ 아이에게 “장난감 어지럽히지 말고 빨리 치우지 못하겠니!”라고 하기보다는 “자! 엄마랑 장난감 같이 치울까? 이렇게 어지럽혀 있으니까 너무 정신이 없는 것 같지?”라면서 먼저 행동으로 모범을 보여주면 아이도 자연스럽게 부모를 따라 한다.

기피증, 방치하면 대인기피증으로 발전할 수도
대인기피증이란 말 그대로 신경증적인 문제나 심리적인 불안, 불쾌했던 경험 등으로 인해 사람 만나기를 피하는 증상이다. 대인기피증이 있는 아이에게는 먼저 사람들에게 말을 걸거나 어떤 단체에 참가해 활동하는 것, 남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것 등 일상이 모두 큰 도전이 된다. 부모는 처음에 아이가 원래 부끄러움이 많거나 수줍음이 많아서 사람들을 피하는 것이라고 여겨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또 수줍음이 많은 아이도 문제지만 자신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아이도 사람들 앞에 자신을 내보이기를 피한다. 특히 평소 밝은 성격의 아이가 사람들 앞에 나서기 싫다고 떼를 쓰면 부모는 이해하기 힘들다. 그럴 때 부모는 당황해서 아이에게 부담을 주지 않으려고 노력하지만, 아이가 스스로에 대한 기대치가 너무 높은 것이 문제다. 자신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을 때를 미리 생각하고 걱정하기 때문이다.
수줍음이 많고 완벽함을 추구한다고 해서 모두 대인기피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사실 아이에게 나타나는 대인기피증의 증상은 성장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과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아이에게서 대인기피증이 나타나더라도 그런 모습이 얼마 동안 지속되는지 일단 지켜보는 게 좋다. 만약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대인기피 증상이 있다고 봐야 한다.
대인기피증은 그 자체로는 심각한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방치하면 사람을 피하는 정도가 아니라 무서워서 외면하는 대인공포증으로 악화될 수 있고, 극심한 우울증으로도 번질 수 있다. 그러므로 부모가 평소 관심을 가지고 아이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의 대인관계 개발을 위해서 이렇게 하라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한다_
대인관계는 아이와 양육자 간의 애착 관계가 매우 중요하다. 그러므로 아이를 돌보는 엄마의 역할이 중요시되며, 평소 아이를 사랑으로 아끼고 돌봐주는 자세가 필요하다. 특히 아이를 먹이거나 목욕을 시키면서 스킨십을 해주면 아이는 정서적으로 안정감을 느낀다. 스킨십을 충분히 받고 자란 아이는 자신이 사랑을 받고 있다는 느낌을 알게 된다. 그래서 긍정적인 자신감으로 표현되며, 남을 배려할 줄 아는 아이로 자란다.

일관성 있게 감정을 표현한다_ 아이의 대인관계에서 첫 번째 타인이 부모라는 것을 잊지 말고 아이가 인간관계에서 긍정적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해야 대인관계 지능도 발달한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가 잘못된 행동을 하는 데도 야단을 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 아이가 바른 행동을 하면 긍정적인 반응을 해주고, 잘못된 행동을 하면 야단치는 것이 약이다. 특히 잘못된 행동에 대해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고, 다른 사람의 감정에 대해서 이야기해준다. 이때 중요한 것이 부모의 기분에 따라 아이의 같은 행동에 다른 반응을 보이지 말라는 것. 그럴 경우 아이는 행동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는 기준이 모호해지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는 아이가 되기 쉽다.

타인의 감정을 파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_ 평소 아이와 함께 감정과 기분에 대한 대화를 자주 나누도록 한다. 부모는 구체적으로 아이가 자신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함으로써 감정의 원인을 파악할 수 있게 된다. 아이에게 “지금 기분이 어떠니? 무슨 일 때문에 그러니?”라고 질문하고, 아이의 기분에 공감하는 반응을 보여준다. 이 때 부모도 자신의 감정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아이는 상대방의 감정에 대한 공감이 가능하게 된다.

또래와 접촉하는 기회를 자주 마련한다_ 인간관계는 끊임없는 시도와 노력을 통해서 가능하다. 그러므로 부모는 먼저 집으로 아이의 친구를 초대하거나 가까운 놀이터로 산책을 하고, 이웃과의 교류를 자주 가지면서 아이가 낯선 사람에 대한 어려움과 두려움을 갖지 않도록 도와야 한다. 또래 친구들끼리 놀다 보면 장난감을 빼앗기지 않으려는 등 서로 싸우기도 하고 울음을 터뜨리기도 하는데, 이럴 때는 특별히 안전의 위험이 없는 한도에서 아이가 직접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기다려준다.

동화책을 보며 감정이입을 한다_ 동화책을 보며 책 속의 등장인물을 통해 자신의 감정을 이입하며 부모와 역할 놀이를 해보는 것도 대인관계를 경험하는 데 도움이 된다. “백설공주가 일곱 난쟁이의 집을 발견했어. 조그만 집이네? 백설공주가 기분이 어땠을까?”하며 질문을 던진다. “엄마는 일곱 난장이. 나는 백설공주를 만나서 너무 기뻐. 우리 함께 사이좋게 지내자”처럼 엄마와 아이가 동화 속의 주인공이 되어 등장인물들의 관계를 파악해보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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