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분이 어때?” 아이의 喜怒哀樂

조회 2117 | 2014-05-18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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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쁨, 분노, 쾌감, 공포… 아이에게도 감정이 있다

‘말도 못하는데 뭘 알겠어?’ 부모들이 흔히 저지르는 실수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다. 말을 할 줄 모르더라도 아이는 엄마의 감정 상태를 그대로 느낄 수 있다. 엄마가 자신을 어떻게 대하는지도 알아챈다. 둔감한 것은 바로 부모 자신일 뿐. 우리 아이 마음 읽기. 월령별 아이의 감정 상태와 대응 방법을 알아보자.

많은 부모가 아이의 마음에 대해선 무심한 편이다. 말을 하기 전까지 아이는 제대로 느끼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착각이다. 갓난아기는 기쁨, 슬픔, 분노, 쾌감, 공포, 놀라움, 혐오감 등 7가지 기본 감정을 처리할 수 있다고 한다. 아기의 뇌와 몸이 7가지 기본 반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아이자람연구소 이선아 소장은 “아기의 감정은 섬세하지 않을 뿐이지 기본적인 욕구인 불쾌, 공포, 불안, 놀람, 기쁨 등 여러 감정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특히 이 중에서 아기는 쾌, 불쾌 정서를 가장 먼저 알게 됩니다. 그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좋고 나쁜 자극을 구분해 반응하는 능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아이가 기본 감정을 잘 느끼고 표현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의 기본적인 욕구를 충분히 만족시켜야 합니다. 잘 느낄 수 있도록 좋은 자극을 주고, 그것이 어떤 것인지 의미를 부여하면서 언어화하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합니다”라고 말한다.

부모와 상호작용 통해 감정 세분화
처음의 7가지 기본 감정, 기본적인 몸의 반응들은 자라면서 부모와의 상호작용을 통해 세분화된다. 만일 부모와 감정 교류를 자주 나누고 표현하는 경험을 했다면 이를 통해 다른 사람의 감정에도 적극적으로 반응하고 공감할 수 있다. 또한 이러한 경험이 많을수록 아이는 수백 가지의 감정 반응을 갖는다.
아이자람연구소 윤미숙 소장은 “만약 아기가 배가 고파서 기분이 나빠졌다면 부모는 이를 재빨리 알아채고 아기에게 젖을 물려야 합니다. 욕구가 충족되면 아기는 금세 기분이 좋아질 것입니다. 아기는 이 느낌을 ‘기분 좋음’으로 판단하고, 말을 배우면 ‘기분이 좋다’라고 표현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듯 부모는 아기가 모든 능력을 발휘하도록 자극을 제공하고 자극에 대한 몸의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처해야 합니다”라고 말한다.  
예를 들어 ‘섭섭하다’라는 감정을 보자. 이는 아기가 태어날 때 갖고 나온 기본 반응에는 없었던 감정이다. 그런데 만약 부모가 특정한 상황에서 특정하게 나온 아이의 반응에 ‘너 섭섭하구나’라고 대응해주었다면 아이는 이 느낌이 바로 섭섭한 감정임을 배운다. 그때 아이는 어떤 감정을 느끼긴 했지만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몰랐는데 부모가 ‘섭섭하다’라는 의미를 부여해주었기 때문이다.
윤미숙 소장은 “부모는 아이의 몸이 보이는 감정적 반응을 언어화해주는 중요한 존재”라고 거듭 강조한다.

아이의 감정을 잘 읽고 공감하고 반응할 것
아이의 정서 발달은 환경적 원인에 따라 변화되기도 한다. 이선아 소장은 “학대받는 아기는 그렇지 않은 아기보다 몇 개월 먼저 공포의 감정을 표현합니다. 우울하고 반응이 없는 엄마에게서 키워진 아기는 슬프고 쉽게 좌절하며 까다롭고 활기가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마찬가지로 부모에 의해 거부당하고 무시당하는 아기도 정서적 장애를 보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라고 말한다.
아이의 감정 표현에 매우 엄격한 부모도 아이의 성장을 방해한다. 아이는 있는 그대로의 자극에 그저 솔직하게 반응하는 것일 뿐인데, 엄격한 부모는 아이의 이러한 감정 반응을 이해하지 못한다.
윤미숙 소장은 “만약 화가 나서 소리 지르는 아이에게 부모가 조용히 하라고 다그치고, 신이 나서 소리 지르는 아이에게도 조용히 하라고 말한다면 아이는 그러한 부모의 반응에 헷갈릴 수밖에 없어요. 왜 그래야 하는지 이유를 알 수가 없거든요. 현명한 부모라면 ‘기분이 좋구나’ ‘화가 났구나’ 하며 아이가 보내는 신호를 알아채고 그때의 감정을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자연스러운 감정 반응을 부모가 물리적으로 억제한다면 앞으로 아이가 성장하는 데 필요한 감정 기능을 망가뜨리는 것과 같습니다. 아이의 감정을 잘 읽고 공감하며 반응해주는 것은 부모의 매우 중요한 역할입니다. 감정을 자제해야 하는 경우라도 무조건 못하게 막기보다 우선 아이의 감정을 인정한 뒤에 아이가 이해할 수 있도록 차분히 설명해주는 게 아이의 정신 건강에 좋습니다”라고 강조한다.

솔직한 감정 표현, 똑똑한 아이 만든다
윤미숙 소장은 부모는 기본적으로 아이에게 자라면서 일어나는 많은 일이 즐겁고 흥미진진하다고 가르쳐야 한다고 덧붙였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면서 자란 아이는 자존감이 높아지고 원만한 성격을 갖는다고 한다. 다른 사람을 배려하고 공감하는 능력도 갖추어 풍부하고 건강한 대인 관계를 만들어나간다는 것.
감정은 우리 몸의 상태를 알려주는 신호다. 아이가 감정의 신호를 보낼 때 겁부터 내고 무조건 억제하려고만 한다면 아이의 정신 건강은 매우 나약해질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감정을 얼마나 솔직하고 편안하게 표현하느냐는 것은 부모의 적극적인 반응과 노력에 달려 있다.

월령별 아이 마음 읽기
<0~5개월> 자극에 개방적, 흥미와 호기심 보여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바로 정서를 나타내기 시작한다. 생후 1개월 내에 아기는 자신만의 특유한 기질을 나타내고, 주위 세계가 우호적이고 자기를 배려하는지, 아니면 냉담하고 적대적인지를 안다. 또 주위 사람들에게 반응하고 그들로부터 반응을 유발하기도 한다. 1개월 후에는 주위 환경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는데, 자극에 개방적이며 흥미와 호기심을 보이기 시작하고 사람들에게 쉽게 웃음을 보인다. 3개월이 지나면서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기대하고 그 일이 실제 일어나지 않을 때는 실망을 경험한다. 화를 내거나 불안스럽게 행동함으로써 실망을 나타내며 자주 웃는다. 기저귀를 갈거나 목욕을 시키거나 우유를 먹일 때 피부를 마사지해주면 좋다. ‘쭉쭉이’를 해주거나 안아주거나 토닥토닥 두드려주는 것 등이 모두 도움이 된다.

<6~10개월> 엄마와 애착 형성되는 시기
이 시기 아이는 사회적이 되며 사람들로부터 반응을 얻으려 한다. 다른 아기들에게 말을 건네거나 부추겨서 반응을 얻어내기도 한다. 정서는 한층 더 분화되는데 기쁨, 공포, 분노, 그리고 놀람 등을 보이기도 한다. 엄마와의 애착이 형성되는 시기여서 엄마에게 강하게 몰두하고, 낯선 사람들을 두려워하며, 새로운 상황에서는 활발하게 행동하지 않는다.
뒤집기도 가능하고 집고 서는 것도 가능한 시기이므로 대근육 운동을 자극하는 스킨십 놀이가 좋다. 엄마 손을 잡고 서게 하거나 바로 누운 상태에서 아기의 발을 올려 얼굴 쪽으로 가게 하는 놀이는 운동 발달에도 도움이 된다. 흉내를 잘 내는 시기이므로 짝짜꿍 놀이나 까꿍 놀이 등도 스킨십 놀이로 응용할 수 있다.

<11~15개월> 분화된 정서, 전달도 분명하게
12개월이 되면 정서는 더욱 분화되고 분명하게 전달되는데, 기본적인 정서 반응뿐 아니라 기분의 변화가 빠르고 하나의 사실에 두 가지의 상반된 감정들이 존재하기도 하며 감정의 질도 심화된다. 자신감을 보이고 독립적이고자 하는 태도를 보이기도 하지만, 부모가 옆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분리불안의 모습도 보인다. 따라서 부모가 자기 시야에 있으면 혼자 노는데 가장 밀착된 사람을 안정 기저로 삼아서 환경을 탐색한다. 환경에 익숙해질수록 자신을 주장하는 데 더 자신감이 있고 열정적이다. 부모의 말을 알아듣는 언어가 발달하는 시기이므로 눈, 코, 입 등을 말하고 손으로 가리키는 놀이가 효과적이며, 혼자 서게 하거나 걷게 하도록 유도하는 놀이도 대근육 발달에 좋다. 
  
<15~20개월> 아이의 행동 자기중심적으로 이루어져
이 시기 아이들은 자신의 욕구가 존중되기를 바란다. 아이의 행동은 자기를 중심으로 이루어져 때로는 주위 사람들을 괴롭히는 것으로 보이기도 한다. 자기 뜻대로 일이 되지 않으면 화를 내는데, 섣불리 도와주려고 하면 오히려 더 화를 낼 수도 있다. 설득을 해볼 수도 있지만 사실 어렵다. 그러나 이따금씩 자기 자신이 엄마와 얼마나 많이 떨어져 있는지를 깨닫고는 불안해한다.
아이는 어느 정도 자유스럽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으므로 아빠와의 레슬링이나 말 태우기 같은 것이 도움이 된다. 자기 마음대로 안 될 때는 화를 내는 일이 많은데, 이럴 때는 야단치기보다 아이를 꼭 안아주어 화를 가라앉히는 것이 효과적이다.

<21~25개월> 자신에 대한 믿음 확고해져
이 시기의 아이는 타인에 대한 두려움이 거의 없어지고 자신에 대한 믿음이 확고해졌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물거나 할퀴는 일은 거의 없어진다. 대신 끊임없이 명령하고 그 명령이 받아들여지기를 바란다. 자기 소유물을 소중히 하고 지키려고 하는데, 남이 빼앗을까봐 두려워서라기보다는 자기가 아끼는 것이기에 나름대로 정리하고 질서를 부여하는 것이다. 자신의 존재를 알리려고 일부러 아니라고 한다. 으스대는 경향도 있다. 자신에 대한 믿음이 커서 이제는 완전히 독립된 존재라고 생각한다.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추고 낙서를 좋아하는 시기이므로 이러한 것들을 북돋워주는 스킨십 놀이가 좋다. 아이와 함께 음악에 맞추어 노래를 부르거나 춤을 추는 것, 박자에 맞춰 아이와 함께 손뼉을 치는 것도 효과적이다.

<26~30개월> 성취감 맛보는 시기
아이가 자신의 의지를 나타내기 시작하면 어떤 말을 하더라도 ‘싫어 싫어’ 라고 한다. 아이가 싫다고 하는 것은 아이가 성장했다는 증거다. 아이의 안전과 관련된 것이 아니라면 아이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것이 좋다. 인지와 사회적 정서적 발달이 빠르게 나타난다. 아이를 격려하고 존중해주면 심리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된다.
무엇이든지 혼자 하려고 하고, 원하던 것이 이루어지면 성취감을 맛보는 시기다. 아이를 격려하는 방법으로 스킨십을 사용하면 좋다. 아이를 칭찬할 때 아이의 손이나 몸을 잡거나 피부접촉을 통해 마음을 전달할 수 있다.

<31~36개월> 다른 사람의 감정도 이해
아이가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도 조금씩 귀를 기울인다. 친구를 때리면 자신이 친구에게 맞았을 때처럼 아프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또 엄마나 친구 입장이 되어서 생각해볼 수도 있다. 따라서 친구들과 더 사이좋게 지내고, 다른 사람을 도와줄 수 있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자신의 몸에 대해 깨닫게 되어 몸을 움직여 뛰고 기어오르면서 자신감과 성취감을 느낀다. 그러나 아직 높은 곳에서 내려오거나 높은 곳에 있는 것은 무서워한다. 이제는 협동 놀이가 어느 정도 가능한 시기다. 부모가 같이 놀아줄 여지가 많아지는 때이므로 스킨십을 이용한 온몸 놀이를 해줄 필요가 있다. 블록 놀이나 퍼즐처럼 부모와 함께할 수 있는 놀이를 많이 하면 좋다.

Tip 아이의 감정 어떻게 생길까?
감정도 지능과 마찬가지로 뇌 작용에 의해 만들어진다. 인간의 정서와 사회성은 변연계라 불리는 신경망에 의해 지배된다. 변연계 하부 구조가 감정의 육체적인 표현을 담당한다면 상부 구조는 의식적인 표현을 담당한다. 아이가 시각적으로 자극받은 것은 우선 대뇌겉질의 시각야에 들어가 대상회라는 부분으로 보내진다. 이 정보는 해마와 편도체에 보내지고 즐거움, 슬픔, 공포, 분노, 불안 등을 느낀다. 다양한 감정이 나타나는 것은 뇌의 성숙을 통해 이루어지는 것이다.
신생아는 감정의 뇌인 변연계가 아래 반쪽 정도만 발달한다. 편도체는 이미 형성되어 변연계와 관련된 신경회로가 작동한다. 따라서 신생아는 흥미, 괴로움, 혐오의 감정을 나타내고 몇 개월 후 이러한 기초적인 정서들은 즐거움, 분노, 놀람, 슬픔, 수줍음, 공포 등으로 분화된다. 그러나 감정이입이나 질투, 수치심, 죄의식, 긍지 같은 자아의식과 관련된 정서는 나중에 발달하고, 일부는 자의식이 발달하는 2세가 될 때까지도 나타나지 않는다. 감정을 느끼려면 변연계겉질이 기능해야 하는데, 변연계의 상부 구조가 성숙하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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