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 말 배우기’

조회 2187 | 2014-05-28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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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나라 말 배우기’
7세 이후에 스트레스 없이 시작해야


조기 영어 교육의 붐을 타고 ‘이중 언어 교육’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2개국어 이상을 출생 직후부터 듣고 자란 아기들은 2개, 3개국어를 모국어로 사용하게 됨으로써 국제화 시대에 걸맞은 자질을 기를 수 있다는 취지에서다. 과연 아기에게 서로 다른 두 나라 말을 가르치는 것은 효과가 있을까? 혹시 아기에게 문제가 생기진 않을까?

“과도한 스트레스로 혼란만 가중된다”
생후 2개월 된 아기를 키우고 있는 김모 씨. 그녀는 지금 엄마를 위한 조기 영어 교육 정보서를 읽으며 열심히 아기와 나눌 영어 대화를 연습하며 조금씩 시도하고 있다. 그녀는 아기에게 일찍부터 영어를 접하게 해서 가능하다면 영어와 한국어를 동시에 구사할 수 있는 아기로 키우고 싶어 한다. 그래서 영어 동요와 오디오 교재를 들려주는 것도 매일 거르지 않고 있는데, 내심 불안한 마음도 든다. 과연 이런 교육이 효과는 있을지 자신이 없기 때문이다.
많은 전문가들은 영유아기에 실시하는 이중언어교육은 효과가 없을 뿐만 아니라 심리적·발달적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일반적으로 이중 언어 교육의 적기는 초등학교 입학 적령기인 7~8세로 보는 견해가 많다. 언어기능을 담당하는 측두엽은 만 6세 이후에 집중적으로 발달하기 때문이다. 만약 이전에 아기에게 이중언어학습을 시키면 아기들은 스트레스를 받고 언어체계에 혼란이 일 가능성이 크다. 자칫 멀쩡한 아이를 과잉언어장애나 과잉학습장애로 몰아넣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중 언어 교육, 부작용 없이 하려면…
반면 부모가 외국어를 잘 구사할 수 있어서 출생 직후부터 일상적으로 자연스럽게 학습시킬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이상적인 교육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도 있다. 국적이 다른 부모에게서 자라 2개국어를 자유롭게 구사하는 아이들이 대표적인 예다. 또한 영어를 아주 잘하는 수준은 아니어도 엄마가 영어에 관심이 많고 지속적으로 영어 자극을 줌으로써 아이가 영어를 모국어처럼 잘하게 된 사례도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 같은 비 영어권 환경에서는 엄마들이 자연스럽게 영어를 구사하거나 지속적으로 교육을 해내기가 결코 쉽지 않다는 점. 이 때문에 많은 부모들이 아기에게 가급적 빨리, 위탁을 통해서라도 영어 교육을 하고 싶어 한다. 그런데 엄마들이 과외나 학원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이중 언어 교육을 시도하는 3~6세의 아이들은 집중력이 부족하고 ‘그랬쩌’나 ‘맛있떠’ 등의 한국식 아기 발성 습관이 남아 있어 기대처럼 효과적이지 못한 편이다. 또한 대부분의 아이들이 부모의 손에 이끌려 영어를 배우기 때문에 학습 동기도 부족하다.
결국 외국어를 잘하는 부모가 아닌 다음에야 이중 언어 교육의 키포인트는 ‘배우는 시기’에 모아진다. 만약 조금이라도 일찍 이중 언어 교육을 시작하고 싶다면 적어도 엄마가 직접 지속적으로 하되, 아이에게 과도한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옆집애가 한다고, 누가 어떤 방법이 좋다고 했다고 해서 무작정 따라가거나 작심삼일에 그쳐 아기에게 스트레스만 주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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