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절 바른 아이로 키우는 부모의 역할

조회 3188 | 2014-06-13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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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의 말과 행동은 아이의 거울이 된다.

3대, 4대가 한집에 모여 살던 때가 있었다.
할아버지, 할머니와 함께 밥이라도 먹을라치면 맛있는 반찬은 모두 어른들 앞에 가 있어 젓가락 한 번 가기가 하늘의 별 따기였다. 먹고 싶은 마음에 꼴딱꼴딱 침만 삼키다가 할아버지께서 슬며시 접시라도 밀어주시면 그제야 한 젓가락 집어 아빠, 엄마를 슬쩍 쳐다보고는 먹을 수 있었다. 그런데 요즘 밥상 풍경은 어떨까?
 

버릇없는 아이 탓하기 전에 부모 자신을 돌아보라.
아이가 하나거나 둘인 가정이 많은 요즘에는 어른의 눈치를 보느라 맛있는 반찬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아이는 없다. 아빠, 엄마와 같이 먹는 밥상에서도 아이가 원하는 반찬은 엄마가 알아서 밥숟가락 위에 얹어준다. 아빠가 먼저 숟가락을 들고 난 뒤에 아이가 숟가락을 들어야 한다는 규칙도 없다. 소중하고 예쁜 내 아이가 배고프면 아빠보다 먼저 숟가락을 들고 밥을 먹어도 좋다는 암묵적 동의가 이미 부모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이다.

"예절바른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집안의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합니다. 부부 사이의 상호작용을 통해 아이는 간접경험을 하고 그 경험들을 토대로 스스로 느끼고 깨닫기 때문이지요. 부부 사이의 신뢰와 배려 있는 행동은 아이에게 가장 큰 교육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합니다."

아동발달심리 및 상담심리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조혜수 교수는 부모의 모습이 가장 중요한 교육 자료가 된다고 강조한다. 집에서 새는 바가지가 밖에서도 새는 것은 당연한 이치라는 것이다. 따라서 아이에게 버릇없다고 탓하기 전에 집안에서 부부의 모습이 자녀에게 어떻게 비치고 있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자녀에게 원하는 바를 부모가 말로만 지시하고 반복해서 강조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예절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것이지 강요해서 되는 것이 아니거든요. 자녀가 인사 잘하는 아이로 기억되게 하고 싶다면 부모가 먼저 고개를 숙이면 돼요. 이웃 어른에게 먼저 고개를 숙이고, 자녀의 친구들에게도 먼저 인사를 건네는 모습을 보여주면 아이는 저절로 인사를 하게 됩니다. 백 마디 말보다 한 번 보이는 행동이 효과가 큰 법이지요."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 없고,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어여쁘다고 했다. 세상에 제 자식 귀하지 않은 부모가 있을까. 하지만 사랑이 지나쳐 자기만 아는 아이로 키울 수는 없는 일, 내 자식이 귀하다면 훈육의 기준을 정확하게 세워야 한다.

"아이가 버릇없는 행동을 했을 때는 어떤 점을 어떻게 잘못했는지 정확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잘못된 행동을 스스로 되돌아볼 시간을 충분히 주는 것이 중요하지요. 그리고 되는 행동과 안 되는 행동을 알려주어 잘못된 행동을 바로잡았을 때는 충분히 칭찬을 해주어야 합니다. 예절을 지키는 것은 결코 불편한 것이 아니라 상대방도 나도 기분 좋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하는 것이지요."


'아직 어리니까' 하고 그냥 넘어가지 마세요.
예절은 사람과 사람 사이에 지켜야 할 도리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예절을 가르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 먹고 입고 마시는 것부터 다른 사람들고 ㅏ 함께 지내는 집단생활에 이르기까지 우리 주변에는 예의를 차려야 하는 상황이 계속된다. 개인적인 위생을 위해서 깨끗하게 씻는다지만 결국 함께 지내는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기 위해서 내 몸을 청결하게 하는 이유도 있다. 그렇다면 아이에게 어떤 방법으로 예절을 가르쳐야 할까.

"예절 교육은 아이가 어느 정도 자란 뒤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발달과 함께 시작해야 합니다. 언어가 발달하지 않은 아이는 행동으로 자신을 먼저 표현하기 때문에 본의 아니게 과격하거나 공격적인 행동을 할 수 있기 때문이지요. 아이가 말문이 트이기 시작할 때도 언어 표현이 과격해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아이가 어리다는 이유로 이런 행동이나 표현을 그냥 지나치면 아이의 버릇없는 행동을 부모가 조장하는 결과를 빚을 수도 있지요."

조혜수 교수는 아이의 행동과 언어표현을 '아이니까' '아직 어려서' '뭘 모르니까' '좀 크면 다 알아서 하겠지' '그만한 일 가지고 뭘' 이라는 이유로 이해하고 그냥 넘어가면 아이는 좋은 행동을 배울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말한다. 부모는 아이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하면서 바람직한 행동을 알려주고 고치도록 도와줄 의무가 있다는 것이다

"가족끼리 부르는 호칭도 정확하게 구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족은 부모를 비롯해 형제자매가 한 공간에서 생활하며 부딪치는 일이 많습니다. 가족 간에는 서열이 있게 마련이고 그에 따른 호칭 또한 존재합니다. 부모에 대한 호칭, 형제자매에 대한 호칭을 통해 서열에 따라 할 수 있는 말과 행동을 가정 안에서 익힐 수 있는 것이지요."

가족 간에도 서열에 따라 부르는 호칭이 다르다는 것을 받아들이면 또래가 이는 집단 생활에서도 호칭에 따라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알게 된다. 자녀와 격으 ㅣ없이 어울리는 친구 같은 부모가 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만 부모의 권위를 지키면서 사랑을 주는 부모의 역할 또한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결국 부모의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자란 아이는 다른 사람을 사랑하고 이해하는 것에도 인색하지 않고 예의범절 또한 잘 지키는 것이다.


어린이집에서 익힌 예절, 집에서도 실천해야
그러면 어떻게 해야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예절을 가르칠 수 있을까? 생활 동화나 전래 동화 등 아이가 친숙하게 여기는 책에서 예절을 찾아 알게 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배변과 청결에 관한 것이나 친구사이에 지켜야 할 예절, 웃어른에 대한 예절,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예절 등을 재미있는 동화를 읽어주며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예절의 중요성을 깨닫게 하는 것이 좋다.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육기관에서는 일과 중에 수시로 아이들에게 예절에 관해서 지도를 해요. 물론 아이들은 그것이 예절 교육이라는 것을 모르죠. 선생님과 친구를 만났을 때 인사하는것부터 화장실에 다녀오면 손을 씻는 것, 놀이터에서 차례를 지키는 것, 친구들과 싸우지 않는 것 등 일상생활에서 예의범절이 없는 곳은 없거든요. 선생님 말씀에 따라 행동하면서 아이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예절을 익히는 겁니다."

푸르니 유치원 김승희 원감은 필요한 상황에 따라 연중 지속적으로 예절 교육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교육기관에서 배운 것을 가정 내에서 한 번 더 짚어주면 그 효과는 200%로 나타난다는 것. 따라서 아이가 교육기관에서 어떤 예절을 얼마나 배우고 있는지 부모가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


Tip. 우리 아이 예의 바르게 키우기

① 집안에서부터 예의를 지켜라.
② 부모의 말과 행동은 자녀의 거울이 된다.
③ 예절 교육은 아이의 발달과 함께 이루어진다.
④ 되는 행동과 안 되는 행동을 분명히 알게 한다.
⑤ 가족의 호칭을 정확하게 사용한다.
⑥ 부모는 자녀의 생활을 모두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⑦ 자녀의 입장을 공감하되 부모의 권위는 지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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