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네 아이 누구도 학대받지 않는 사회 만들기

조회 2003 | 2014-06-13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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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물지 않는 몸과 마음의 상처 ‘아동학대’
내 아이 네 아이 누구도 학대받지 않는 사회 만들기

2009년 초등학생 여아를 성학대한 뒤에 증거 인멸을 이유로 폭행해 여성성을 훼손하고 장기의 80%를 손상시켜 영구 장애를 갖게 한 사건, 2007년 성폭행을 목적으로 두 초등학교 여자아이를 납치해 살인한 사건, 1991년 9세때 이웃집 아저씨에게 성폭행 당한 뒤에 강간쇼크증후군에 시달리다 30대 초반에 가해 남성을 찾아가 살해한 사건. 바로 대한민국에서 일어난 일이다.

지난해 아동학대 상담 신고 건수 2001년 대비 2.3배 증가해

국제연합(이하 유엔)이 선언한 아동인권에 따르면 아동은 성별, 인종, 종교, 태생 등에 따른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가 있다. 아울러 이름과 국적을 가지며 기본적인 의식주를 해결할 권리와 의무교육은 물론 놀이와 여가 시간을 가질 수 있고 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를 가진다고 했다.

이렇게 법으로 정한 아동인권선언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동에 대한 학대는 해가 갈수록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아동학대는 “보호자를 포함한 성인에 의해 아동의 건강과 복지를 해치거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할 수 있는 신체적·정서적·성(性)적 폭력, 가혹 행위 및 아동의 보호자에 의한 유기와 방임”을 말한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아동보호전문기관이 발표한 2008년 전국 아동학대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2001년에 비해 아동학대 상담 신고 건수가 2.3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동학대의 행위자는 부모가 84.5%로 가장 많았고 발생 빈도는 거의 매일이 50.2%, 2~3일에 한 번이 11.3%로 조사됐다. 아동학대의 연령은 만 7~12세 아동이 전체의 50%로 나타나 충격을 주었다.
아동학대의 유형은 보호자가 양육과 보호를 소홀히 하는 방임이 2,237건으로 전체의 40.1%를 차지했고, 보호자와 양육자가 아동에게 가하는 언어적·정신적 위협, 감금이나 억제 등 가학적인 정서 학대가 683건(12.2%)으로 조사됐다. 신체학대가 422건(7.6%), 성학대가 284건(5.1%), 유기가 57건(1.0%), 2가지 이상의 학대가 동시에 발생하는 중복학대는 1,895건(34%)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 통계는 상담 신고로 접수된 것만 참고했기 때문에 법이 미치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일어나는 미신고된 건수까지 감안하면 아동학대가 심각한 수준임을 알 수 있다.


찢어지고 피를 흘리는 것만 상처가 아니다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센터에 따르면 아동의 신체는 물론 정서적인 학대, 성적인 학대, 방임과 유기 등도 아동학대에 포함된다고 한다. 아동학대의 유형을 살펴보자.

아동에게 신체적인 손상을 입힌 경우와 신체적인 손상을 입도록 허용한 경우 명백한 아동학대로 간주된다. 구타와 폭력에 의한 멍, 화상에 의한 찢김, 골절, 장기 파열, 신체 기능의 손상을 가져오는 행위는 당연히 아동에 대한 학대다. 또 생후 36개월 이하의 영아에게 가해진 체벌은 이유를 불문하고 아동학대에 포함된다.

무심코 던지는 언어적·정서적 위협이나 억제, 감금, 기타 가학적인 행위는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로 간주된다. 아동의 인격과 감정, 기분을 심하게 무시하거나 모욕하는 행위, 좁은 공간에 장시간 혼자 가둬두는 행위, 원망적·거부적·적대적·경멸적인 언어폭력은 아동에 대한 정서적 학대에 포함된다.

성인의 성적 충동을 목적으로 아동과 함께 하는 모든 행동은 아동에 대한 성학대로 볼 수 있다. 곧 19금 영화나 비디오를 아동과 함께 보는 것도 성학대에 포함된다는 의미다. 성적인 유희, 성기나 자위행위 장면을 노출시키는 것, 아동의 신체를 엿보는 관음증도 마찬가지. 아동을 포르노 매체에 배우로 출연시키거나 아동에게 포르노물을 판매하는 행위 역시 성학대로 간주된다. 아동에 대한 성적인 접촉이나 성기 삽입, 강간, 매춘, 매매 등은 아동에 대한 명백한 성학대다.

이와 같이 직접적인 학대 외에도 반복적으로 아동양육과 보호를 소홀히 함으로써 아동의 정상적인 발달을 저해하는 방임도 학대에 포함된다. 방임에는 아동에게 의식주를 제공하지 않거나 아동을 장시간 위험하고 불결한 주거환경에 그대로 방치하는 물리적 방임, 아동을 학교에 보내지 않거나 아동의 무단결석을 허용하거나 학교준비물을 챙겨주지 않는 교육적 방임, 예방접종을 제때에 하지 않거나 필요한 치료를 소홀히 하는 의료적인 방임이 포함된다. 또한 출생 후 호적에 올리지 않는 것 또한 방임에 포함된다.
마지막으로 아동을 돌보지 않고 버리는 유기 또한 학대에 포함된다. 특히 생후 며칠 되지 않은 아동을 유기하는 것은 생명을 위협하는 범죄행위이다.

위에 열거한 아동학대 유형들은 상식적으로 아동에게 당연히 해서는 안 될 행위가 대부분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아동학대 유형이 나날이 다양해지고 그 빈도 또한 해마다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아동학대는 더 이상 개인과 가정에 대한 문제로 인식해서는 안 된다. 아동학대를 사회적인 문제로 깊이 고민해야 하는 이유는 아동학대가 눈에 보이는 상처로 남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마음의 상처로 남아 심각한 후유증을 남기기 때문이다.

 피해자의 인생을 앗아가는 아동학대의 후유증

2009년을 암울하게 만들고 있는 조두순 사건의 경우 초등학생인 아동이 성학대로 인해 받은 상처는 여성성을 잃은 것과 장기의 80% 손상으로 인한 영구 불임과 장애뿐만이 아니다. 아동학대의 후유증은 신체적인 장애와 더불어 정신적인 손상을 주어 성장했을 때 정상적인 생활을 불가능하게 만드는 데 그 심각함이 있다.
아동학대로 인한 후유증은 다양하게 나타난다. 서울특별시 아동복지센터에 따르면 신체 및 정서적인 방임의 경우 중추신경계 장애가 후유증으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공격적이고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거나 과잉 행동, 자학적인 행동, 반사회적인 행동에다 비행과 자살로 자신의 인생을 버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방임에 의한 아동학대는 성장 발달을 지연시키고 언어발달장애와 집중력장애, 지적장애는 물론 자아 기능을 손상시켜 대인관계 기피, 자신감 결여, 급성 불안에다 불면증으로 밤을 지새우게 할 수도 있다.
성학대의 경우 초기에는 수면장애나 신경질, 가해자에 대한 공포심으로 후유증이 나타나기 시작한다. 나이에 맞지 않는 성적인 행동을 하거나 관심을 끌기 위해 이상한 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지나치게 매달리며 성에 관한 혼란된 행동을 보이다가 성적인 방종에 이르기도 한다.
아동학대의 유형 가운데 성학대는 성인이 됐을 때도 영향을 미쳐 후유증이 남는다. 불안장애와 자아존중감 저하, 자살 행동, 약물 남용은 물론 경계선인격장애, 다중인격장애 등의 정신과 질환에 시달리기도 한다. 성 기능 장애를 겪을 수도 있고, 자신 같은 피해자를 낳는 성범죄에 빠질 수도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 전에 예방부터!

아동학대 예방은 아동의 인격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한다. 자녀를 부모에 포함된 부속품으로 보지 않고 그 자체로 오롯이 존재하는 하나의 인격체로 받아들여야 한다. 부모나 양육자에 의한 학대는 아동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로 남아 평생에 걸쳐 영향을 미친다.

아동 성학대를 예방하는 방법은 아동에게 자연스럽게 성지식을 알려주어 접촉을 구별하고 피할 수 있는 행동을 알게 하는 것이다. 성학대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의미하는지, 부당한 취급을 받았을 때 숨기지 않고 얘기하도록 가르치고, 수영복을 입었을 때 가려지는 부분은 다른 사람이 함부로 만지거나 보게 해서는 안 되는 부분임을 알게 해야 한다. 부적절하고 부당한 접촉을 거부할 수 있게 가르치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친분이 두터운 관계를 맺고 있다 할지라도 함부로 만지거나 보는 것은 거부할 수 있도록 가르치는 것이 좋다. “싫어요.”라고 말한 뒤에 그 자리를 피하고 다른 어른에게 있는 그대로 이야기하라고 알려준다. 자기 의견을 소리 내어 말하는 연습을 지속적으로 시켜 스스로 행동이나 판단을 주장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아동학대에 대한 처벌을 강화해야

아동학대는 아동복지법, 성폭력 범죄와 보호 등에 관한 특례법, 가정폭력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형법에 의해 처벌 받는다. 그러나 아동학대로 인해 가해자가 받는 처벌은 피해자가 받는 상처에 비해 미미한 수준이여서 법 개정이 시급한 설정이다. 조두순 사건의 경우에도 피해자는 영구 불임에다 여성으로서 기능은 물론 정상적인 불가능하게 되었지만 가해자는 12년형을 받아 형기를 마친 뒤에는 사회생활이 가능하다.

나라마다 아동학대에 관한 법적인 처벌 수준은 다르다. 독일과 프랑스는 피해자가 성년이 되는 18세까지, 미국은 성년을 넘어 25세까지 공소시효를 정지하도록 정해놓고 있다. 학대로 인식 할 수 없는 아동기에 겪은 일을 성인이 되어 법에 호소할 수 있도록 보장해놓은 것이다. 도일과 프랑스, 미국에서는 공소시효가 지나면 자신을 성학대한 가해자를 법으로 처벌할 수 없다.

아동에 대한 성학대에도 단호한 처벌을 내린다. 영국에서는 13세 이하 어린이에 대한 성폭행범에게는 무기징역을 선고한다. 프랑스에서는 15세 미만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범에게 초범일지라도 20년 징역형이 처한다. 성학대 전력이 있는 범죄자에 관한 신상정보는 당연히 공개한다. 내 이웃에 살고 있는 사람이 성범죄 전력이 있는지, 내 아이에게 접근하는 사람이 성범죄 전과가 있는지에 관한 정보를 경찰에 요구할 수 있는 권리를 주는 것이다. 아울러 성학대 전과자에 대한 화학적인 거세도 가능하게 하고 있다. 그에 반해 우리 나라는 음주에 의한 심신미약을 이유로 9세에 여성성을 상실하고 성인이 되어도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도록 영구 장애를 입힌 아동 성학대자에게 징역 12년형을 선고했다. 가해자가 성범죄 전과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술에 의해 정신을 놓은 심신미약 상태임을 법이 참고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범죄의 죄질에 비해 법적인 처벌이 미미한 경우는 종종 있었다. 그러다보니 아동학대가 줄어들지 않아 아동학대에 대한 더 엄격하고 단호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TIP.1 <유엔아동인권선언>

1. 인종, 종교, 태생 또는 성별로 인한 차별을 받지 않을 권리
2. 신체적∙정신적∙도덕적∙영적 및 사회적으로 발달하기 위한 기회를 가질 권리
3. 이름과 국적을 가질 권리
4. 적절한 영양, 주거, 의료 등의 혜택을 누릴 권리
5. 심신장애 어린이는 특별한 치료와 교육 및 보살핌을 받을 권리
6. 애정과 도덕적∙물질적 보장이 있는 환경 아래서 양육될 권리
7.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 놀이와 여가 시간을 가질 권리
8. 전쟁이나 재난으로부터 제일 먼저 보호받고 구조될 권리
9. 학대, 방임, 착취로부터 보호받을 권리
10. 인간 상호간 우정, 평화 및 형제애 정신으로 양육될 권리
 

TIP.2 <주변에 학대받는 것으로 의심되는 아동이 있을 때는?>

가능성이 아주 적더라도 아동학대라고 생각되면 지체없이 긴급전화 1577-1391, 129나 중앙 또는 해당 지역의 아동보호전문기관에 전자우편이나 방문 또는 서신으로 신고하는 것이 좋다. 신고는 24시간 가능하다. 서울 특별시 아동복지센터에서는 신체적 정서적으로 상처받은 아동에 대하여 전문적인 상담과 건강검진, 심리검사, 놀이∙미술치료 등을 실시하고 있다.
 

TIP.3 <발달 연령에 따른 성학대 예방 교육 지침>

-18개월 : 신체 각 부위의 정확한 명칭을 가르친다.
-3~5세 : 자기 몸의 소중함을 가르친다.
          몸을 만지려고 할 때 “싫어요”라고 말하는 것을 가르친다.
          성에 관한 질문에 무시하지 않고 적절하게 대답한다.
-6~8세 : 집 밖에서의 안전에 대해 가르친다.
          은밀한 부위를 만지는 것과 일반적으로 만지는 것에 대해 구별시킨다.
          나쁜 경험을 이야기 하도록 한다.
-9~12세 : 안전에 내해 강조한다.
           오락실, 상점가, 노래방, PC방, 탈의실 등 위험한 곳에 대해 가르친다
13~18세 : 개인적인 안전과 위험한 장소들에 대해 다시 강조한다.
           성폭력, 데이트할 때 주의할 점, 성병, 임신 등 문제행동에 대해 가르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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