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조회 1165 | 2015-07-19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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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예보에도 없던 비가 쏟아졌다.
도로 위의 사람들은 비를 피하기 위해 허둥지둥 뛰어다녔다.
나도 갑작스러운 비를 피하기 위해
눈에 띄는 한 건물의 좁은 처마 밑으로 뛰어 들었다.

그곳에는 이미 나와 같은 처지의 청년이 서 있었다.
빗방울이 점점 더 굵어지기 시작하자 할아버지 한 분이 가세했다.
그 다음 중년아저씨 한 분이 들어왔고,
마지막으로 아주머니 한 분이 비좁은 틈으로 끼어들었다.

출근 시간대의 만원버스처럼 작은 처마 밑은
비를 피하는 낯선 사람들로 금세 꽉 들어찼다.
사람들은 비좁은 틈에 촘촘히 서서
빗줄기가 잦아들길 멀뚱멀뚱 바라보고 있었지만,
비는 쉽사리 그칠 것 같지 않았다.

그때, 갑자기 한 덩치 하시는 아주머니 한 분이 우리 쪽으로 뛰어오더니,
가련하기 짝이 없는 대열에 합류하시는 것이었다.

구르는 돌이 박힌 돌을 빼낸다고 했던가?
아주머니가 대열에 끼어들자 먼저 와 있던 청년이
얼떨결에 튕겨 나갔다.




그 청년은 어이가 없다는 표정으로 우리를 쭉 훑어보았다.
모두 딴 곳을 바라보며 모른 척 하고 있는데
할아버지께서 한 마디 하셨다.

"젊은이, 세상이란 게 다 그런 거라네"

청년은 물끄러미 할아버지를 바라보더니
길 저편으로 뛰어가 금방 모습을 감췄다.

4~5분 지났을까?
길 저편으로 사라졌던 청년이 비에 흠뻑 젖은 채로
비닐우산 다섯 개를 옆구리에 끼고 나타났다.
그리곤 사람들에게 하나씩 건네주며

"세상이 절대 그렇지만은 않습니다."

청년은 다시 길 저편으로 비를 맞으며 사라졌고,
사람들은 잠시 멍하니 서있다가
청년이 쥐어준 우산을 쓰고 분주히 제 갈 길을 갔다.

그러나 처마 밑에 한 사람은 한동안 서있었다.
다름아닌 청년에게 말을 건넨 할아버지였다.
할아버지는 한참을 고개를 숙이며 무언가를 생각하다
우산을 바닥에 놓고는 장대비 속으로 걸어 갔다.

- 행복 닷컴 -


내가 각박하게 산다고 해서
상대방 또한 각박한 마음을 가지고 있진 않으며,
내가 무작정 상대방을 돕는다 해서
상대방도 무조건 다른 사람을 돕는 것도 아닙니다.

이처럼 세상을 살아가는데 정답은 없습니다.
그러나 한 가지 희망을 걸어볼 만한 건,
내가 소신을 가지고 열린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간다면,
나를 보고 누군가의 닫힌 마음이 열릴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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