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학창시절을 떠올리면,
기억에 남거나 자신의 신념까지 바꿀 만큼
가르침을 주신 스승님 한 분 정도는 계실 것입니다.
저에겐 초등학교 4학년 때 담임선생님이 그런 분이셨습니다.
서글서글한 눈매,
조용조용한 말투,
남자선생님이셨는데 생긴 것처럼 학생들이 어떤 말썽을 피워도
절대 체벌을 하지 않는 분이셨습니다.
대신 잘못을 저지른 학생과 1:1 면담을 합니다.
그런데 그 면담이 워낙 열정적인데다가 끈질기기도 해서
선생님과 면담을 하지 않으려고
웬만하면 선생님 말씀을 어기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그렇지만 한계는 분명히 있는 법.
선생님의 훈육방식 때문에 일부 아이들은
선생님을 만만하게 생각하고 버릇없이 굴기도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생각지도 못한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와 친구가 하굣길에
군것질 거리를 사기 위해 마트에 들렀습니다.
그런데 저희 행동 어딘가가 수상했나 봅니다.
과자를 고르던 저와 제 친구가 순식간에 도둑으로 몰린 거였습니다.
마트 직원은 '절대 아니다'라는 저희의 말은 믿지 않고
막무가내로 가방과 주머니를 뒤지기 시작했습니다.
훔친 것이 없었기에 당연히 훔친 물건도 나오지 않았지만.
학교에까지 전화해서 담임선생님까지 오시게 했습니다.
사실 선생님의 성품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에
오셔봤자 저희 억울함을 풀어주기 보다 조용조용
사건을 무마시키시겠지 싶었습니다.
그런데 저희에게 자초지종을 모두 들은 선생님은
놀랍게도 갑자기 마트 직원의 멱살을 잡는 것이었습니다.
죄 없는 내 제자들을 졸지에 도둑을 만들었으니
당장 사과하라고 하시면서요.
선생님께 그런 면이 있었는지 정말 놀랐습니다.
그는 선생님의 분노에 기가 눌려 저와 친구에게
황급히 사과를 했습니다.
물론 이후 선생님께 하굣길 군것질을 하면 안 된다는
기나긴 면담의 시간을 가져야 했지만요.
십 수년이 지났지만,
지금도 그 날의 선생님 모습이 잊혀지지 않습니다.
진심을 담아 자식을 교육하는 마음으로
제자를 대하던 선생님, 보고 싶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는데 있어 선생님의 그 가르침이
정말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그리고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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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년시절의 가르침이 평생을 간다고 합니다.
그때 교육을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뀔 수도 있을 정도로요.
그런데 요즘 간간히 나오는 뉴스기사를 보면,
대한민국 교육의 어떻게 거기까지 갔나 싶을 정도로
안타까운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물론 세상이 발전하고 변화하며
교육의 방식도 바뀌어야 하는 것도 맞습니다.
그러나, 세월이 아무리 흐리고 세상이 변해도
바뀌지 말아야 할 한 가지는 존재합니다.
그건 다름아닌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존경심 바로 그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