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것도 고된데, 죽을 준비를 어떻게 했겠어
주머니에 종이쪽지 한 장 꼭 넣고 다녀.
혼자 사는 늙은이 아무도 모르게 세상 떠나면,
이름 석자는 알려줘야 할거 같아서..
미안하잖어 이름도 모르는 늙은이 거두려면
영정사진? 있으면 좋지.
그런데 난 오늘 끼니 걱정이 더 커.
하루 벌어 하루를 먹고 사는 우리 가족에게 '가족사진'이요?
단칸방에라도 걸어 놓을 가족사진 한 장 있으면 좋겠지만,
우리 형편에 말도 안 되는 사치에요.
그런 호사 가족에겐 너무 미안하지만,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네요.